해외에서도 어떻게 이런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가장 많이 질문해요. 어릴 적부터 정말 많이 그렸어요. 아마 사람들이 짐작하는 것 이상일 거예요. 초등학생 때도 하루에 3~4시간 정도는 그렸던 것 같고, 고등학교 시절엔 1교시부터 6교시까지, 수업은 제대로 듣지 않고 뒷자리에 앉아 계속 그린 적도 있어요. 그런 후 미술학원에 가서 4시간 동안 그리고, 밤에 집에 가서 또 다시 새벽 1~2시까지… 하루에 12시간도 넘게 그린 거죠. 지금보다 종이가 귀했던 시절이라 공책의 외곽 여백부터 달력 종이 뒷면, 벽지까지 여백만 보이면 가리지 않고 그렸어요. 부모님께 야단도 많이 맞았죠(웃음). 또 어릴 적부터 시각적인 기억 능력과 관찰력이 좋은 편이었어요. 유치원생들은 보통 평면으로만 그리는 데 반해, 나는 그 때부터 사물을 입체적으로 보곤 했어요. 한 면만 보는 게 아니라 후면, 반측면, 측면 등 사물의 여러 면을 인지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