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는 어떻게 도로에 빛의 그림을 그리는 경지에 이르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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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아우디는 어떻게 도로에 빛의 그림을 그리는 경지에 이르렀나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 [아우디 유일무이(唯一無二)]21세기 헤드램프 발전사는 곧 아우디 헤드램프의 발전사다

아우디 헤드램프

한 분야를 꾸준히 갈고닦는 이를 장인이라고 한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라면 모두 장인의 자세로 차를 만든다. 자동차라는 기술 집약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그럼에도 어느 한 부분을 집요하게 공들여 앞서 나가는 경우가 있다. 차별화다. 그럴수록 주목도가 높아진다. 자연스레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 모두 노리지만 아무나 도달할 수 없는 지점이다.

아우디는 1980년대 사륜구동 콰트로로 그 일을 해냈다. 사륜구동 세단 시장을 주도했다. 이후 콰트로는 아우디를 상징하는 증표로 통했다. 21세기에는 또 다른 증표를 획득했다. 헤드램프다. 자동차 헤드램프 하면 아우디로 통했다. 꾸준히 시도했고, 매번 앞서 나갔다. 변화의 시작은 LED다. LED는 할로겐램프는 물론 HID램프보다 더 뛰어난 광원을 품었다. 아우디는 주간주행등에 LED를 적용하며 21세기 헤드램프 발전사의 서막을 알렸다.

아우디 A6 LED 주간주행등

시작은 2004년 A8 W12 모델에 적용한 LED 주간주행등이었다. LED 다섯 개를 꽃 모양으로 배치했다. LED 주간주행등이 태동한 순간이었다. LED 헤드라이트 시대의 선포로도 읽을 수 있다. 콰트로로 사륜구동 세단의 시대를 선포했듯이. 이후 헤드라이트에 점차 LED를 적용할 것이라는 점은 자명했다. 그 과정에서 아우디는 여전히 앞서 나갈 것이라는 점 또한.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2003년 선보인 파이크스 피크 콘셉트카에 LED 안개등을 적용했다. 곧이어 LED 헤드램프도 선보였다. 누볼라리 콰트로 콘셉트카와 르망 콰트로 콘셉트카 모두 LED 헤드램프를 적용해 새 시대를 알렸다. 양산차에 상향등과 하향등 모두 LED 헤드램프를 적용한 브랜드 역시 아우디다. 2008년 출시한 아우디 R8 V10은 세계 최초 풀 LED 헤드램프 모델로 역사에 남았다. 콘셉트카로 하나씩 발 빠르게 적용한 결과다.

누볼라리 콰트로 콘셉트

아우디는 주간주행등부터 시작해 안개등을 거쳐 풀 LED 헤드라이트를 완성했다. 그 과정에서 변화의 흐름을 주도했다. LED 헤드라이트는 두 가지 관점에서 새로운 영역을 제시했다. 미적 관점에서 아우디 디자인을 확실히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 전체 자동차의 인상이 바뀌기 시작한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아우디의 LED 헤드램프는 매력적이었다. 다른 브랜드도 그 흐름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점점 도로 위 자동차의 인상이 바뀌었다.

미적 성취에 앞서 안전을 빼놓을 수 없다. 애초 주간주행등은 안전을 위해 적용한 기술이었다. 아우디는 안전 기술을 더욱 효율적이면서 매력적인 형태로 승화한 셈이다.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원동력이 됐다. 풀 LED 헤드램프는 전력 효율부터 내구성, 성능까지 이전 헤드램프보다 월등했다. 더 밝은 시야를 확보해 자동차를 개안(開眼)하게 했달까. 새로운 기준을 세운 셈이다. 더불어 자동차 헤드램프 하면 아우디를 떠올리게 됐다. 지금까지도.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판을 바꾼 아우디는 한 발 더 앞서 나갔다. 2013년 LED의 장점을 극대화한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를 선보였다. A8 부분 변경 모델에 적용해 기함에 걸맞은 신기술로 주목하게 했다.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전방의 빛이나 상황에 맞춰 알아서 빛을 조절한다. 윈드실드 카메라가 마주 오는 차나 앞서 가는 차, 보행자 등을 인식하면 좌우 최대 총 50개의 LED가 제각각 독립적으로 켜졌다 꺼지며 작동하는 방식이다. 켜지고 꺼지는 단순한 헤드램프에 지능을 더한 셈이다. 작고 광량이 높은 LED의 장점을 극대화했달까. 헤드램프의 또 다른 도약이었다.

레이저 라이트를 적용한 R8 V10

아우디는 똑똑한 헤드램프를 만든 데 이어 강력한 헤드램프도 선보였다. ‘레이저 라이트’다. 2014년출시한 아우디 초고성능 스포츠카 R8 LMX는 세계 최초로 레이저 라이트가 장착된 차량이다. 레이저는 LED보다 작으면서 몇 배나 밝고 조사거리도 두 배나 길다. 즉, 레이저 라이트는 야간에 볼 수 있는 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렸다. 아우디에서 레이저 라이트 기술을 처음 적용한 모델은 R18 e-트론 콰트로다. 콘셉트카는 아니다. 르망24 내구레이스 경주차다. 야간에도 달려야 하는 르망24시 특성 상 레이저 라이트는 강력한 무기였다. 기존 매트릭스 라이트애서 진일보한 레이저 라이트를 탑재한 R18 e-트론 콰트로는 그해 르망24시에서 우승했다. 신기술의 성능을 극적으로 퍼뜨렸다.

르망24시에서 큰 족적을 남긴 아우디

이처럼 아우디의 헤드램프 기술력은 르망24시와 함께해왔다. 풀 LED 헤드램프부터 레이저 라이트까지 아우디가 주도한 헤드램프 발전사는 르망24시를 통해 발화하고 만개했다. 모터스포츠가 자동차 기술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다는 걸 우리는 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체감하기는 힘들다. 아우디는 르망24시를 통해 그 과정을 체감하게 했다. 아우디가 르망24시에서 우승컵을 줄지어 들어 올리던 그 시기에 헤드램프 또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아우디는 르망24시를 통해 헤드램프를 발전시키고, 그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했다. 모터스포츠가 양산차에 미치는 영향을 거론할 때 좋은 예로 아우디를 드는 이유다.

더 똑똑하고 강력한 헤드램프 다음은 뭘까? 상향등을 켰다 껐다 할 필요도 없이 더 멀리 밝히는 헤드램프는 완성형으로 보였다. 하지만 기술은 언제나 그 이상의 영역으로 나아간다.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하는 방향이라면 제한이 없다. 아우디가 바라보는 헤드램프 또한 그랬다. 야간 시야를 더 좋게 하는 관점에서 생각의 틀을 깨고 나아갔다.

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가 그 주인공이다. 2019년 LA모터쇼에서 공개한 e-트론 스포트백에 적용했다. 세계 최초다. 다시 헤드램프의 신세계가 열렸다. 헤드램프에 빔 프로젝트 기능을 더한 점이 특징이다. 100만 개 넘는 마이크로 미러가 초당 최고 5,000회까지 기울기를 조정해 빛을 투사한다. 수많은 거울이 각도를 달리 해 도로에 빛의 그림을 그려낸다. 고도의 제어 기술을 헤드램프에 적용했다는 뜻이다. 더 똑똑한 헤드램프가 등장했다.

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야간 주행 시 차선에 빛의 카펫을 깐다. 야간 시야를 더 환히 밝히는 수준을 넘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더 명확하게 표시한다. 차선을 바꿀 때면 옆 차선까지 빛의 카펫은 넓혔다가 줄어든다. 도로나 벽면에 무늬나 글자를 투영할 수도 있다. 향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이제 야간에 헤드램프로 소통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아우디 헤드램프

이렇게 한 분야를 집요하게 발전시킨 브랜드는 드물다. 아우디는 헤드램프로 그 반열에 올랐다. LED로 쏘아올린 21세기 헤드램프 발전사는 도로에 빛의 그림을 그리는 데까지 이르렀다. 21세기 자동차 헤드램프 발전사는 아우디 헤드램프의 발전사와 같은 말이 됐다. 유일무이한 아우디의 업적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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