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난 시즌제 드라마를 닮은 아우디만의 담대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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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스피어 콘셉트

대박 난 시즌제 드라마를 닮은 아우디만의 담대한 행보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 [아우디 유일무이(唯一無二)]아우디의 강력한 화법, 시리즈 콘셉트카의 묘미

스피어 시리즈 콘셉트카

콘셉트카는 강렬한 선포다. 브랜드의 미래를 가늠하게 하는 청사진이자 이후 라인업의 변화를 나타내는 상징물이다. 황홀한 디자인만 앞세우는 쇼카가 아니란 얘기다. 콘셉트카는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압축해서 전한다. 그 강렬한 이정표가 브랜드를, 자동차 역사를 새로운 길로 인도하기도 한다. 그럴 수 있는 콘셉트카가 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보통 콘셉트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독자적으로도 상징성이 충분하니까. 이런 콘셉트카를 시리즈로 선보인다면? 단순히 덧셈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여러 이야기가 얽히고설켜 점점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효과가 있다. 그냥 이야기가 아닌 대서사시로 확장한달까. 시리즈 콘셉트카는 더 큰 그림을, 더 많은 갈래로 확장해서 보여준다.

콰트로 시리즈 콘셉트카

시리즈 콘셉트카는 아우디가 커다란 변화를 맞이할 때 선보이는 방식이다. 다른 브랜드에선 보기 힘든 아우디만의 특징이랄까. 물론 연작 형태의 콘셉트카가 있긴 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여러 대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거대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경우는 특별하다. 시도 자체만으로 거대한 행보다. 그만큼 선포가 자아내는 울림에 공명이 크다.

아우디가 시리즈 콘셉트카를 처음 선보인 건 무려 20년 전이다. 밀레니엄이 시작되던 시기였다. 브랜드에 새로운 바람이 필요할 때이기도 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다잡으면서 확장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시리즈 콘셉트카였다. 파이크스 피크 콰트로, 누볼라리 콰트로, 르망 콰트로라는 시리즈 콘셉트카. 2003년 일이었다. 셋은 달랐지만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갔다.

파이크스 피크 콰트로 콘셉트

파이크스 피크 콰트로는 Q7의 전신이다. 아우디 SUV의 기함이 새로 등장한다는 걸 알렸다. 그 전에 없던 모델로 SUV 전성시대를 대비했다. 누볼라리 콰트로는 A5로 양산됐다. 아우디의 쿠페, 카브리올레, 스포트백으로 확장했다. 아우디의 새로운 멋을 전파한달까. 르망 콰트로는 R8을 예고했다. R8은 아우디의 슈퍼 스포츠카이자 헤일로카로 브랜드를 빛냈다.

누볼라리 콰트로 콘셉트

콰트로 시리즈 콘셉트카가 말하는 바는 분명했다. 아우디가 새로운 모델로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선포. 그뿐만이 아니다. 모두 싱글프레임 그릴을 처음 적용했다. 이후 싱글프레임이 아우디 디자인의 상징이 됐다는 건 익히 유명한 얘기다. 브랜드 정체성을 더욱 뾰족하게 할 강력한 무기를 선보인 셈이기도 했다. 다양한 이야기를 다채롭게 선보이며 하나의 방향성으로 끌고 갔다. 더욱 강렬하고 분명하게. 시리즈 콘셉트카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르망 콰트로 콘셉트

시리즈 콘셉트카의 또 다른 강점은 주목도를 높인다는 점이다. 한꺼번에 공개하지 않아 순차적으로 후속작을 기다리게 한다. 시리즈가 완성됐을 때 생기는 파급력도 더 크다. 한 대가 두 대가 되고, 다시 세 대가 될 때까지. 그러는 사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쌓이고 퍼진다. 대서사시로서 견고한 이야기를 구축한다. 점층적 화법의 힘이다. 아우디는 익히 알았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다. 다시 새로운 선포가 필요한 때다. 내연기관 시대에서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 자율주행 기술로 이동수단의 혁신이 일어나는 때. 각 브랜드마다 시대에 맞춰 움직이는 시기. 아우디 역시 새로운 선포가 필요했다. 강렬하고 대담한 선포. 시리즈 콘셉트카는 그런 선포를 전하기에 합당한 화법이다. 아우디가 잘하는 방식이기도 하니까.

어반스피어 콘셉트 실내

아우디의 새로운 시리즈 콘셉트카는 ‘스피어 콘셉트’다. 스피어(Sphere)는 구체, 영역을 뜻한다. 자동차로 치면 공간이란 뜻한다. 즉, 아우디가 미래에 대한 선포로 공간에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을 꿰뚫는 선포다. 미래에서 자동차의 공간은 전보다 특별한 위치를 지니니까. 콰트로 시리즈 콘셉트카처럼 다가올 미래의 아우디를 선보인다.

스카이스피어 콘셉트

시리즈 콘셉트카의 시작은 스카이스피어 콘셉트가 맡았다. 2021년에 공개한 섹시한 로드스터다. 매끈한 차체와 새로운 싱글프레임을 포함한 전면 인상, 역동적이며 유려한 펜더의 굴곡이 돋보인다. 핵심은 따로 있다. 휠베이스가 늘어났다 줄어든다. 가변형 차체는 경쾌한 로드스터와 우아한 그란 투리스모를 넘나들게 한다. 전기차 플랫폼의 자유도를 기반으로 과감한 상상력을 발휘했다. 미래 자동차라면 이 정도 진보적 형태에 도달할 거라고 선포한다.

그랜드스피어 콘셉트

두 번째 시리즈 콘셉트카는 그랜드스피어 콘셉트다. 아우디가 그리는 미래 럭셔리 그란 투리스모. 5.35m 차체가 품은 공간을 미래적으로 재해석했다. 스티어링 휠을 수납하면 거대한 라운지가 펼쳐진다. 안락함을 극대화하는 나무와 직물이 공간을 채우고, 첨단 디지털 기술이 편의성을 높인다. 자동차 실내의 고유 형태를 유지하면서 미래적 가치를 적극 투영한 형태. 아우디가 지향하는 미래 럭셔리 자동차의 질감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어반스피어 콘셉트

세 번째 시리즈는 어반스피어 콘셉트다. 그랜드스피어 콘셉트에 이어 2022년에 공개했다. 거대 도시를 주무대로 개인 공간을 극대화한 자동차. 그동안 아우디에 없던 미니밴 형태다. 앞서 공개한 스피어 콘셉트 두 대와 형태는 사뭇 다르지만, 외관 디자인과 실내 감도를 공유한다. 더욱 커진 공간은 보다 쾌적하고, 미래 멀티미디어 기술은 한층 다채롭다. 크기가 커진 만큼 아우디 LED 라이트 기술은 전면과 후면을 더욱 화려하게 수놓기도 했다.

액티브스피어 콘셉트

네 번째는 액티브스피어 콘셉트다. 올해 공개한 스피어 콘셉트의 마지막 모델. 로드스터부터 미니밴까지 확장한 시리즈는 크로스오버로 완결한다. 액티브스피어 콘셉트에는 스포트백의 유려함과 SUV의 실용성, 오프로더의 자유로움까지 담았다. 가변형 차체를 적용한 덕분이다. 최저 지상고가 40mm 오르내리고, 후면부가 SUV에서 픽업트럭으로 변신한다. 활동 영역을 비약적으로 확장한 크로스오버로서, 액티브스피어 콘셉트는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액티브스피어 콘셉트

스피어 콘셉트 시리즈는 아우디가 제시하는 미래 자동차다. 콘셉트카 한 대만으로는 절대 보여줄 수 없는 다채로운 미래를 선보인다. 그러면서 관통하는 핵심 가치와 디자인이나 질감은 한 곳을 향해 나아간다. 시리즈 콘셉트카이기에 복합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덕분에 우린 더욱 기대할 수밖에 없다. 콰트로 시리즈 콘셉트카가 양산된 것처럼, 스피어 콘셉트 시리즈도 양산되기를. 시리즈 콘셉트카라는 아우디의 화법은 이렇게 강력하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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