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크기와 운전의 재미는 비례하지 않더라(feat. Audi Q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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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 Q2

자동차 크기와 운전의 재미는 비례하지 않더라(feat. Audi Q2)

시승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 [시승기] 미래지향적 아우디 Q2 타고 옛 정취 가득한 화성을 달리니

아우디 Q2

한층 야무져졌는데? 신형 아우디 Q2를 처음 보고 든 생각이었다. 아우디 라인업 중에 가장 작은 SUV지만, 인상이 가장 순하지는 않다. 애초 큰 형인 아우디 Q8과 연결되는 디자인인 까닭이다. 신형, 즉 부분 변경 모델은 인상이 더욱 또렷해졌다. 각 요소를 밑줄 긋듯 강조했다. 눈매는 더 두텁고 또렷해졌고, 범퍼 하단 공기 흡입구는 쐐기 형태로 강렬해졌다. 색과 소재로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싱글 프레임 그릴 안쪽과 엠블럼을 검은색으로 처리하고, 사이드미러는 카본을 입혔다. 작지만 강렬하게. Q2의 바뀐 인상은 더욱 존재감을 웅변한다.

Q2를 타고 화성에 가기로 했다. 화성, 목성, 토성의 화성이 아닌 수원에 있는 화성. 수원성이라고도 불리는 화성은 한국 성곽 문화의 백미로 꼽힌다. 당시 거중기라는 신기술로 건설한 건축물이라는 의미도 있다. 신기술로 지은 성과 ‘기술을 통한 진보’를 내세우는 아우디의 상관관계를 찾기 위해서, 라기보다 드라마에서 종종 나오는 화성 주변을 드라이브하고 싶어서 가기로 했다. 서울에서 가까운데 경주처럼 유적지가 도시를 품은 것 같아서.

아우디 Q2

서울에서 수원에 가려면 서수원-의왕간 고속도로를 타면 된다. 도심에서 벗어나면 바로 올곧게 뻗은 길을 달릴 수 있다. 고속도로와 콤팩트 SUV는, 사실 일반적으로 알맞은 시승 코스는 아니다. 작은 차체와 적은 출력이 정글에 내던져진 초식동물처럼 움츠려들게 한다. 하지만 Q2는 다르다. 2.0 TDI 엔진을 품었다. 무게 대비 배기량이 풍성하다. 최고출력 150마력과 36.7kg·m 최대토크는 1,475kg인 차체를 은근히 짜릿하게 밀어붙인다. 야생마도 초식동물이다. 정글을 종횡무진 누빌 빠른 발만 있다면 새로운 무대가 펼쳐진다.

아우디 Q2

Q2에게도 그렇다. RPM을 높일 마음만 있다면 Q2는 꽤 재밌게 달릴 수 있다. 작은 차체는 기본적으로 민첩함을 확보한다. 차체 대비 높은 배기량은 가속할 때 예상보다 호쾌하다. 게다가 RPM을 아낌없이 써도 부담 없을 높은 연비가 있다. 출발할 때부터 스포츠 모드로 놓고 달려도 무방하다. 그럴수록 은근히 자극하는 엔진 부밍음에 기분도 고조된다. 재밌게 달릴 수 있다고, 그렇게 달려보라고, 운전석에 앉자마자 Q2가 자꾸 등 떠민다. 기꺼이 화답하듯 달렸다.

수원성은 동서남북으로 문이 4개다. 동쪽은 창룡문, 서쪽은 화서문, 남쪽은 팔달문, 북쪽은 장안문이 있다. 팔달문을 제외하면 각 문마다 이어지는 성곽을 복원해놓았다. 성문 따라, 성곽 따라 도로가 이어진다는 뜻이다. 성곽 세부를 보려면 걸어 다니는 방식이 좋고, 전체 흐름을 보고 싶으면 차로 이동하는 방식이 좋다. 어느 쪽이든 도심을 감싸며 이어지는 성곽 도시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서울 인근에 이 정도로 옛 모습을 구현한 곳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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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Q2

성문과 성문으로, 성곽과 성곽으로 이어지는 길은 좁다. 당연하다. 도심과 성곽이 얽혀 있으니까. Q2의 작은 차체와 민첩한 주행 감각은 이런 길에서 빛을 발한다. 굳이 Q2 타고 수원성으로 드라이브하러 온 이유이기도 하다. 덩치가 큰 차라면 스트레스부터 받았을 길을, Q2는 가뿐한 마음으로 나아가게 한다. 잠깐 차를 세워 주변을 둘러볼 때도 부담이 덜하다.

화성행궁을 거쳐 ‘행리단길’을 지나칠 때도 Q2라서 주저 없이 진입했다. 행리단길은 행궁 주변에 작은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신흥 번화가다. 도심만 해도 복잡한데 번화가라면 쉽게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Q2라서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어떤 길을 다니느냐에 따라 작은 차체는 비교 불가 장점이 된다. 그래서 도심형 콤팩트 SUV라고 하지 않나. 작은 크기가 장점이 되는 상황이 있다. 용도에 따라 차이가 확연하다.

아우디 Q2

고풍스런 성문과 성곽도 Q2를 타고 감상했다. 사자와 호랑이가 아닌, 고성을 둘러보는 사파리에 참여한 느낌이랄까. 터프한 사파리카의 실내가 아닌 미래적인 Q2의 실내라서 또 느낌이 다르다. 고즈넉한 풍경과 감각적 실내가 한층 대비된다. Q2의 실내는 위급 모델에 비해 전체적인 화려함은 덜하다. 레이아웃과 소재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운전석에 앉아 시야에 담기는 부분은 아우디의 감각이 잘 담겼다.

아우디 Q2

특히 버추얼 콕핏과 동그란 송풍구의 조합이 미래적이다. 차의 성격에 맞게 몇몇 부분에 집중해 강조한 결과다. 효율적이면서 효과적인 감각. 콤팩트 SUV로서 경쾌한 감각을 유지하면서 고급스러운 부분도 놓치지 않는다. 실내에 담긴 아우디다운 감각이야말로 Q2가 다른 경쟁 SUV와 선을 긋는 부분이다. 외관과 실내에서 전해지는 아우디다움. 좁힐 수 없는 차이다.

아우디 Q2

성문 앞에서 잠시 Q2를 세워두고 사진을 촬영했다. 예스러운 성문 앞의 새빨간 Q2. 고전적 배경에 현대 미술 기법을 곁들인 팝아트처럼 독특한 느낌을 선사한다. 단단한 느낌을 강조해 빚은 차체와 돌을 쌓아 세운 성문도 꽤 잘 어울린다. 둘 다 간결하지만 단단함이 느껴지니까.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고유한 멋을 품을 수 있는 디자인의 힘이다. 화성과 Q2의 상관관계를 찾을 생각은 없었는데, 이렇게 연결된다. 유행에 우선한 간결한 디자인을 공유하는 감흥. 아우디가 지향하는 디자인 방향성이 Q2에도 고스란히 담겼다는 뜻이다.

아우디 Q2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운전을 더 즐길 수 있었다. 좁은 길을 쏘다니며 Q2에 한층 적응한 만큼 주행 감각을 더욱 만끽할 여유가 생겼으니까. Q2는 타면 탈수록 성격이 분명해진다. 경쾌한 SUV. 동급의 다른 SUV보다 운전 재미가 진하다. 이건 출력과는 조금 다른 얘기다. 아담한 차체에 잘 빚은 섀시와 탄성 좋은 하체를 조합하면 얼마나 운전이 즐거운지 증명한다. 스쿼시하듯 팽팽, 공을 튕기는 느낌으로 운전하게 한달까. 화성 드라이브 내내 이 감각을 즐기며 쏘다녔다. 이건 Q2만이 선사하는 재미다. 크기와 재미는 비례하지 않는다. Q2가 새삼 일깨워줬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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