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폐차장으로 자동차 100대를 가져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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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가 폐차장으로 자동차 100대를 가져간 이유는?

기술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 친환경 자동차 제조에 한 발 더 앞서가는 아우디

폐차장

자동차 산업 안에서 자원 순환이 이뤄지는 재활용을 아우디가 시작한다

다 쓴 소주병과 페트병의 운명이 어떻게 갈라지는지 아는가? 차이는 재사용 여부다. 소주병(또는 맥주병)은 세척 과정을 거쳐 그대로 재사용한다. 페트병은 다시 페트병으로 사용하지 않고 분쇄나 분해 과정을 거쳐 산업용 재료로 재활용한다. 페트병이 다시 페트병이 되기도 하는데, 일단 물리적 또는 화학적 방법을 거쳐 원료 상태로 바뀐 후 다시 가공하는 과정을 거친다. 환경 보호라는 목적은 같지만 두 병의 재활용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자동차는 재활용 가능성이 큰 제품이다. 철, 유리, 플라스틱 등 다시 사용 가능한 다양한 소재가 섞여 있다. 자동차를 폐차하면 종류별로 골라내서 원료로 가공해 재활용한다. 페트병처럼 원료로 만든 후에 필요한 분야에 사용한다. 상태가 좋은 부품이라면 소주병처럼 그대로 재사용하는데, 수리용 부품으로 써도 될 만큼 상태가 괜찮거나 오래된 차의 새 부품을 구하기 힘들 때 폐차에서 나온 부품이 유용하게 쓰인다. 요즘에는 신차에도 재활용 부품을 사용한다. 여기서 재활용 부품은 폐차에서 나온 재활용 부품을 가리키지 않는다. 대부분 폐그물이나 페트병 등 자동차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생긴 쓰레기를 재활용한 원료로 만든 부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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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친환경 시대다. 환경이 기업 경영의 근간으로 자리 잡아서 재활용을 비롯한 환경 친화 노력을 끊임없이 지속해야 한다. 자동차 회사도 다양한 방법으로 친환경 노력을 기울인다. 재활용도 그중 하나다. 재활용 가능한 부품의 비중을 높이거나, 재활용 부품을 사용해 차를 만든다. 다양한 재활용 활동이 이뤄지지만, 아직 미개척 분야도 있다. 폐차에서 나온 부품을 신차에 다시 재활용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부품의 내구성이나 단가, 수급 안정성과 물류, 고객 인식을 비롯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폐차에서 나온 소재를 가공해 만든 원료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폐차 부품처럼 현재 신차에 사용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지만 활용 가능성은 열려 있다. 타 분야 재활용 소재로 만든 부품을 사용하는 단계의 다음 차례는 폐차에서 얻은 소재 활용이다. 이 단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브랜드는 아우디다. 지난해 10월부터 ‘머티리얼루프(MaterialLoop)’라는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자동차 산업 안에서 자원을 재순환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아우디 대시보드

오래된 자동차에서 회수한 소재 중에서 신차에 다시 사용되는 것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강철은 폐차 후 구조용 강재로 사용된다. ‘머티리얼 루프 프로젝트’는 자동차에서 뽑아낸 2차 소재를 신차에 사용하는 방법을 찾는다.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 저하를 최소화하고, 폐차에서 가능한 한 많은 소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신차에 들어가는 1차 재료를 절약할 수 있고, 자동차 산업 분야 안에서 소재 순환이 이뤄져서 재활용 효율이 높아진다. 신차에 들어가는 원자재를 채굴하지 않아도 되어서 공급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고 생태발자국을 줄이는 효과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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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자동차 100대를 해체했다. 커다란 플라스틱처럼 재활용할 수 있는 2차 재료를 분리해 내고, 남은 차체에서 강철, 알루미늄, 유리 등 여러 재료를 분류하고 파쇄한다. 그다음 확보한 자재를 신차 생산에 재사용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친다. 자사 자동차의 소재를 재활용해서, 다른 산업에서 가져오는 2차 소재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중점을 둔다.

프로젝트 진행하는 동안 아우디는 재활용을 실제로 실행에 옮겨 일부 소재를 자동차 생산에 다시 투입하기로 했다. 높은 품질 기준에 만족하고 까다로운 구조 부품에 사용할 수 있는 강철 코일을 프로젝트 진행 중에 확보한 고철로 만들었다. 강철 코일의 개수는 6개이고 프로젝트에서 얻은 2차 소재의 12%에 해당하는 양이다. 아우디는 잉골슈타트 프레스 공장에서 A4의 도어 내부 부품을 생산하는데 강철 코일을 활용할 계획이다. 만들 수 있는 부품의 개수는 1만5000여 개에 이른다. 신차에 사용할 수 있는 코일의 비중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아우디 공장

폐차에서 소재를 재활용하는 비율을 높이기 위해 아우디는 설계 단계에서 소재 분류를 최적화하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한다. 프로젝트에서는 재료 선택, 구성, 모듈화 등 부품과 구성 요소를 폐차에서 분류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데 필요한 정보도 프로젝트에서 얻는다.

아우디 재활용부품

아우디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자동차에서 재활용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이미 머티리얼루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부터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 지난해에는 수리할 수 없는 자동차 유리를 재활용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자동차 유리를 잘게 부순 후 분류해서 새로운 판유리를 만들었고, 실제로 Q4 e-트론 생산에 투입했다.

아우디 Q4 e-tron

플라스틱 재활용에도 나서고 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와 협업해서 화학적인 방법으로 자동차의 혼합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과정을 확립했다. 알루미늄은 2017년부터 잉골슈타트, 네카줄름, 기요르 공장 재활용 센터에서 관리한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잔여 알루미늄 조각을 공급업체로 직접 반환한다. 공급업체는 이를 재활용해서 품질이 동일한 알루미늄 시트를 만들고 아우디는 자동차 생산에 활용한다.

아우디 공장

친환경이 경영의 근간으로 자리 잡은 요즘, 자동차 회사도 재활용 의무를 피할 수 없다. 아우디는 다각도로 재활용 방안을 연구한다. 머티리얼루프 프로젝트에서 보듯 이제는 자동차 산업 안에서 자원의 순환이 이뤄지는 재활용을 시작하는 단계다. 재활용이라는 큰 틀 안에서도 진일보한 변화가 진행 중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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