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소유욕을 부르는 아우디 Q7이라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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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차량

[시승기] 소유욕을 부르는 아우디 Q7이라는 공간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q7

▶ Q7의 눈빛이 바뀌자 운전자들 두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첫인상의 팔할은 눈이 책임진다. 눈빛을 교환하는 순간, 감정이 솟아난다. 자동차에 대입해도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자동차에게 눈이라면 헤드램프다. ‘더 뉴 아우디 Q7 45 TDI 콰트로(이하 Q7)’를 처음 볼 때 헤드램프에서 한참 멈췄다. 전보다 더 날렵해지고, 독특한 무늬도 품었다. 눈이 바뀌니 많은 게 달라 보였다. 눈빛이 바뀌면 사람이 달리 보이는 것처럼.

신형 Q7 헤드램프의 특징은 작은 막대 같은 점으로 구현한 주간주행등이다. 점이 표현하는 형태는 화살표 같기도 하고, 음량 조절 그래프 같기도 하다. 실제로 방향지시등을 켜면 이 점이 순차적으로 노랗게 켜지면서 턴 시그널 램프 역할도 한다. 주간주행등이자 방향지시등인 셈이다. 이 독특한 방식의 램프는 신형 Q7의 인상을 한층 미래적으로 조성한다. 디지털 그래픽이 풍기는 느낌을 헤드램프에 이식했달까. 한층 발전한 로봇의 눈처럼 새롭게 보인다.

헤드라이트

어릴 때 본 <전격 Z작전> 속 키트에서도 빨간 점이 움직였다. 자동차의 반응을 빨간 점이 만드는 디지털 그래픽으로 표현했다. 오래된 드라마 속 장면이지만, 여전히 미래를 표현하는 상징적 요소였다. 이런 표현법. 아우디의 헤드램프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도 비슷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까지 염두에 둔 미래 디자인 방향성이다.

싱글 프레임도 비슷한 궤로 바뀌었다. 촘촘하게 그은 가로선을 감추고 세로로 툭툭, 여섯 줄을 그어 내려갔다. 싱글 프레임 그릴 테두리처럼 선 굵기도 두툼해졌다. 단순하지만 확실히 도드라지도록 선을 정리하고 강조한 셈이다. 이런 형태 또한 디지털 그래픽과 비슷하다. 디지털이라는, 미래와의 접점을 디자인으로 표현했달까. 신형 Q7의 디자인은 더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수준이 아니다. 다른 시대로 나아가려는 방향성이다. 신형 Q7은 물론, 최근 아우디 모델을 볼 때마다 느낀 지점이다. 특히 신형 Q7은 덩치가 큰 만큼 명확하게 나타난다. 같은 선이라도 시원시원하기에 감흥이 크다. 새로 지은 건물 앞에 선 것처럼 압도당한다.

아우디 디스플레이

실내 역시 디지털 그래픽, 즉 미래 감각이 담뿍 담겼다. 실내는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버튼을 삼킨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일단 간결한 분위기를 조성하니까. 그럼에도 신형 Q7의 실내는 다른 요소의 영향도 크다. Q7은 검정 하이글로시와 금속 질감 무광 몰딩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만나 깔끔한 느낌을 배가한다. 위아래 놓인 디스플레이가 중심을 잡고, 하이글로시는 그 주변으로 가로세로 영역을 확장했다. 게다가 하이글로시 둘레를 금속 질감 무광 몰딩으로 치장해 구획도 정리했다.

디스플레이에서 하이글로시로, 다시 무광 몰딩으로 매끄럽고 서늘한 질감이 이어진다. 디지털 그래픽의 깔끔한 느낌을 소재 활용해 실내에 채운 셈이다. 외관의 굵은 선처럼 무광 크롬 몰딩이 실내를 매끈하게 구획하는 효과도 있다. 덕분에 안팎이 모두 단단하고 깔끔하다. 리모델링한 건물처럼 전에 알던 Q7의 인상은 사라진다. 새로 바뀐 세련된 안팎 공간을 감상하게 한다.

아우디 엔진

신형 Q7은 3.0리터 V6 디젤 터보 엔진을 품었다. 최고출력은 231마력, 최대토크는 50.9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7.1초. 숫자만 봐도 알 수 있다. 짜릿하게 달리는 차는 아니다. 45라는 아우디 성능 등급이 의미하듯 쾌적한 수준이다. 2톤이 넘는 대형 SUV를 진득하게 달리게 할 출력이랄까. 물론 밀어붙이면 박력 있게 달리긴 한다. 하지만 심장박동수를 높이는 대신 편안하게 이완하며 달리는 데 더 알맞은 출력이다. 대형 SUV인 Q7의 공간을 차분하게 즐기기에 적합하다. 그러니까 신형 Q7은 진중하게 달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다른 트림이 없는 만큼 가격과 성능 사이에서 조율한 셈이다.

느긋하게 달리자 아우디의 주행 모드가 빛을 발했다. 아우디는 컴포트와 다이내믹 외에 자동 모드가 있다. 속도에 맞춰 알아서 스티어링 휠과 하체 감각을 바꾼다. 천천히 달릴 땐 컴포트로, 고속으로 주행할 땐 다이내믹으로 굳이 설정하지 않아도 된다. 단지 힘을 뽑아 쓰고 싶을 때면 기어노브를 톡, 당겨 D에서 S로 변경하면 그만이다.

아우디 Q7

덕분에 신형 Q7의 너른 품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부드러움부터 강함까지 굳이 조작하지 않아도 되니까. 전부터 아우디의 자동 모드를 선호했다. 신형 Q7 역시 자동 모드로 놓고 달리는 게 편했다. 속도에 따라 신형 Q7은 설정 바꾸며 합당한 자세를 취했다. 전부터 있던 기능이지만, 공간이 바뀌니 새삼 기특하게 다가왔다. 그렇다. 바뀐 공간의 힘. 안팎을 새로 빚은 공간이 신형 Q7의 성격을 규정했다. 자동차라는 공간을 더욱 분명히 드러냈다.

차분하게 달릴수록 세련된 공간이 더욱 선명해졌다. 쏟아지는 빛에 따라 실내가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 차분하다가도 일순 무척 화려해졌다. 위아래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새로 마련한 가전처럼 공간을 꾸몄다. 첨단 운전자 보조장치나 어라운드 뷰 같은 편의장치 역시 세련된 공간을 더욱 쾌적하게 하는 요소였다. 각 요소들이 대형 SUV라는 공간에 온전히 집중하게끔 했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도, 코너에서 차체 거동을 느낄 때도 모두 공간이라는 개념에서 바라보게 했다. 얼마나 세련된 감각을 운전자에게 전할 수 있는지.

아우디

신형 Q7은 세련된 공간으로서 운전자를 흐뭇하게 했다. 예전 아우디가 추구해온 감각을 더욱 세공한 결과다. 예전부터 탐구한 장점은 유지하면서 과거에 부족하던 부분을 채워 넣었다. 그러니까 실내 디자인 같은. 소재 질감은 물론, 이제 소재로 만들어낸 형상도 인상적이다. 안팎의 디자인 온도차를 좁혔달까. 아우디가 나아가는 이상향에 더 가까워진 셈이다.

언제나 신형 모델은 운전자를 두근거리게 해야 한다. 새로운 디자인 개념과 인상을 전해야 한다. 단지 새 차 이상의 감흥이 필요하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더욱. 그 신선함을 품기 위해 사람들은 신형을 기다리고 구입한다. 신형 Q7은 그런 두근거림이 있다. 아우디의 플래그십 SUV인 만큼 더 크고 시원하게. 세련된 공간으로서 신형 Q7은 사람들을 유혹한다. 현재 아우디가 도달한 지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미래로 나아가는 아우디 디자인의 방향성이다. 신형 Q7을 타보면 그 방향성에 솔깃하게 된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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