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빛의 연금술사, 아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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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차량의 앞면 모습입니다

21세기 빛의 연금술사, 아우디

기술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매트릭스 LED

▶ 주간주행등부터 테일램프까지, 빛을 다루는 아우디의 놀라운 솜씨

"자동차 불빛이 앞만 밝게 비추는 시대는 지났다. 멋진 스타일로 개성을 표현하고, 똑똑한 지능으로 주변 상황을 파악해 스스로 작동하는 혁명적인 변화가 진행 중이다."

빛은 참 오묘한 존재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가치에 차이가 생기고 누가 다루느냐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달라진다. 원초적 빛의 성질은 단순하다. 직진하고 밝게 빛나는 성질 외에는 별다른 특성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가공하고 활용하면 무궁무진한 특성을 드러낸다. 마치 야생마 같다. 들판에서는 단순하게 본성에 따라 행동하지만, 길들이면 경주마로서 또는 인간을 위한 동물로써 다양한 능력을 발휘한다.

주간주행등

21세기 들어 자동차 기술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큰 변화 중 하나는 빛의 활용이다. 자동차 역사는 100년이 넘었지만 흐름을 바꿔 놓은 굵직한 변화는 그리 많지 않다. 네 바퀴에 상자를 올린 형태와 기능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큰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아서다. 자동차에서 빛은 곧 램프류를 말하고 그중에서도 주요 역할을 하는 헤드램프가 빛과 연관성이 크다. 어두울 때 앞을 비추는 기능 외에는 달리 하는 일이 없던 램프가 21세기 자동차 혁신의 주역으로 떠오른 이유는 예술성과 지능을 입었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빛과 예술.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다면 LED 주간주행등을 떠올려보라. 점점이 박힌 또는 선으로 표현한 LED 주간주행등은 자동차의 인상을 좌우하고 개성을 표현한다. 자동차 표정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표현 영역을 넓혔다. LED라는 빛을 발하는 부품이 예술적 감성을 표현하는 도구로 쓰인다. 사고 예방 본래 목적을 뛰어넘어 자동차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도시 풍경을 바꿔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LED는 자동차는 물론 도시 환경에 영향을 미쳤다.

올로드콰트로 컨셉트 LED

◆ LED 주간주행등 최초로 도입하다

요즘은 LED 주간주행등을 쓰지 않는 차가 없을 정도로 흔하지만, 초창기만 해도 고급차에나 쓰이는 귀한 장비였다. LED 주간주행등을 처음 쓴 브랜드는 아우디다. 2004년 아우디 A8 W12 모델에 LED 주간주행등을 처음으로 도입해 내놓았다. 기능도 기능이지만 아우디는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LED 주간주행등을 사용했다. LED 주간주행등은 아우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모델마다 특성과 형태를 달리해 개성을 살렸다. A3의 ‘다이내믹 컷’, TT의 ‘아이코닉 스포티니스’ 등 모델마다 특정 모양과 디자인 철학을 결합했다. 아우디가 시작한 LED 주간주행등은 자동차 시장 전체로 퍼졌고, 21세기 자동차 디자인의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주간주행등에 쓰이기 시작한 LED는 얼마 지나지 않아 헤드램프로 옮겨갔다. LED는 발광다이오드를 말하는데 전구가 아닌 반도체 소자다. 모바일기기와 디스플레이 백라이트, 가정용 조명 등 오래전부터 여러 분야에 두루두루 쓰였다. 자동차에 쓰인 때는 그리 오래지 않다. 밝기가 충분하지 않아서 자동차용으로 쓰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초기에는 할로겐램프보다 효율이 낮았지만 기술이 발달해 HID보다 밝은 빛을 내면서 자동차에 쓰이는 단계에 이르렀다. LED는 반영구적이라고 할 정도로 수명이 길고 발열이 적어서 절전에 유리하다. 작동 속도가 빠르고 크기가 작아서 헤드램프 디자인 자유도가 높다. 초창기에는 가격이 비쌌지만 대중화가 이뤄지면서 가격도 낮아져서 대중차들도 LED 헤드램프를 쓸 정도로 보편화 됐다.

매트릭스 LED

◆ LED 헤드램프의 혁신가

LED 헤드램프 역시 아우디가 트렌드를 주도했다. 2003년 북미국제오토쇼에 선보인 파이크스 피크 콘셉트카에 LED 안개등을 선보였다. 같은 해 제네바모터쇼에 등장한 누볼라리 콰트로 콘셉트카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나온 르망 콰트로 콘셉트카에 LED 헤드램프를 집어넣었다. 2005년에는 실제로 완벽하게 작동하는 LED 헤드램프를 올로드 콰트로 콘셉트카에 적용했다. 양산차에 상향등과 하향등 모두 LED를 넣은 풀 LED 헤드램프를 도입한 브랜드도 아우디다. 2008년 아우디 R8 V10은 세계 최초로 풀 LED 헤드램프를 달고 나왔다.

자동차 헤드램프에 일대 혁신을 이룬 LED 헤드램프는 2013년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아우디는 2013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A8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세계 최초로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도 함께 선보였다. 리플렉터 한 개에 LED 5개를 모은 매트릭스 빔 5개를 배치해 좌우 합쳐 50개 LED가 각기 제 역할을 해낸다. 주변의 빛이나 상황을 파악해 스스로 작동하는 방식인데, 윈드실드에 달린 카메라가 전방 상황을 파악해 마주 오는 차 또는 앞서가는 차나 보행자 등을 인식해 빛의 세기와 각도 범위 등을 조절한다.

아우디 매트릭스 LED 체험 영상
매트릭스 LED

한 번에 주변 차를 8대까지 감지해내고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상 경로에 빛을 비추거나 나이트비전과 연동해 보행자를 인식하면 해당 부분을 점멸하며 비추는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해낸다. 심지어 테스트 삼아 사람을 앞에 세우고 빛을 비추면 사람만 피해서 불을 밝힌다. 여러 개 LED 소자 중 필요한 것만 선택해 작동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헤드램프가 마치 사람의 눈처럼 작동한다고 보면 된다. 헤드램프에 ‘지능’을 집어넣은 일대 혁신이다.

아우디 R8 레이저 LED

◆ 레이저에도 매트릭스 개념을

LED 혁신으로 놀란 입이 다물어지기도 전에 아우디는 레이저 라이트를 들고 나왔다. 레이저는 LED보다 한층 우수한 광원으로, LED보다 크기는 훨씬 작지만 빛은 몇 배나 밝고 빛을 비추는 조사거리도 두 배나 길다. 지난 2013년 12월 내구레이스 경주차 R18 e-트론 콰트로에 레이저 라이트 기술을 선보였다. 이듬해 1월에는 스포츠 콰트로 레이저 라이트 콘셉트카를 내놓았고, 그해 4월에는 양산차로는 처음으로 R8 LMX에 레이저 라이트 기술을 도입했다.

아우디 레이저 라이트는 0.01mm 초소형 레이저 다이오드를 이용하고 4개를 한데 모은 모듈을 헤드램프에 각각 하나씩 배치한다. 레이저 라이트는 가늘게 멀리 가는 특성을 보여 집중적으로 한 곳을 비추는 데 적합하기 때문에 주로 상향등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아우디 레이저 라이트도 매트릭스 LED와 함께 쓰인다. 레이저가 헤드램프 전체에 쓰일 날도 머지않았다. 아우디는 레이저에도 매트릭스 개념을 도입해 매트릭스 LED와 개념은 비슷하지만 기능은 더욱더 진화한 매트릭스 레이저 기술을 이미 지난 2015년에 공개했다.

아우디 TT OLED 테일램프

◆ 끊임없는 헤드램프 진화의 선구자

레이저가 헤드램프 광원의 종착지는 아니다. 아니 시작일지도 모른다. 상상을 초월한 새로운 광원은 계속해서 나온다. 최근에 아우디는 OLED에 주목했다. OLED는 헤드램프가 아닌 테일램프에 쓰인다. OLED는 스마트폰이나 TV의 디스플레이로 쓰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익숙하다. 아주 얇은 막 형태에서 빛을 내는 OLED는 명암비가 우수하고 반사판 등 부가장치가 필요 없는 데다가 조명 발생에 필요한 전압도 낮다. 전자기기 분야에는 널리 퍼졌지만, 자동차 시장에서는 램프의 개념을 뒤엎는 새로운 소재다.

자동차 외부에 OLED 디스플레이가 달린 셈이어서 무궁무진하게 표현을 띄울 수 있다. 특히 자동차의 속도나 방향 등을 OLED로 표현할 수 있어서 차의 상태를 주변에 알리는 데 유리하다. 아우디는 2012년부터 OLED를 활용한 조명 기술을 선보였고 2013년에는 OLED 테일램프를 적용한 TT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2015년에는 매트릭스 OLED를 내놓았다. 양산차에도 기술을 도입해서 2016년에 TT RS에 선보였고, 2017년에는 신형 A8에도 OLED 테일램프를 달았다.

아우디 매트릭스 레이저 애니메이션
경주차 LED

아우디는 헤드램프 개발에 모터스포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특히 아우디가 강세를 보인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는 야간 주행 시간이 길기 때문에 헤드램프를 테스트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이다. 풀 LED 헤드램프,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레이저 라이트 등 첨단 헤드램프는 양산차 적용에 앞서 레이스에 먼저 달고 나와서 현실 테스트를 거쳤다. 아우디가 르망 레이스에서 대기록을 세우는 데 우수한 헤드램프가 공헌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전기차가 주역이 되고 자동차 간 소통이 중요해진다. 전기를 최대한 적게 사용해야 하는 전기차 특성상 절전형 램프류는 필수다. 차와 차, 차와 사람이 의사소통하기 위해서는 헤드램프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단순히 빛을 비추는 데 그치지 않고, 도로에 빛으로 기호나 문자를 표시하거나 상대차에 신호를 보내는 등 능동적인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 LED와 레이저, OLED를 넘어서는 또 다른 새로운 빛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빛을 다루는 솜씨가 더욱 중요해진 21세기 자동차 시장. 빛의 연금술사 아우디가 보여줄 미래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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