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과 장인정신으로 빚은 e-트론 GT, 이게 아우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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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트론 GT는 아우디의 독일 네카줄름 공장에서 R8과 혼류 생산한다

첨단 기술과 장인정신으로 빚은 e-트론 GT, 이게 아우디다

기술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재림

숙련된 장인과 로봇이 나란히 서 e-트론 GT를 조립하고 있다

▶ 숙련된 장인과 로봇이 나란히 선 채로 완성하는 드라마틱한 공정

아우디의 세 번째 순수 전기차 e-트론 GT는 R8을 만드는 독일 네카줄름 공장에서 함께 생산한다. 공통점이라고는 아우디 엠블럼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두 대의 고성능 자동차는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혁신을 통해 한 곳에서 만들어진다.

“지난 2014년부터 R8을 생산하기 시작한 네카줄룸에 새로 도입한 생산방식은 아우디 폭스바겐 그룹차원에서도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V10 엔진을 가진 스포츠카와 순수전기 스포츠카는 모두 최고 기술력을 요구하는 차들이거든요. 잘못했다간 아무리 숙련된 작업자들이라고 해도 헷갈릴 게 뻔하죠. 하루에 몇 대 만들지도 못할 만큼 정교한 차들인데 굉장히 위험부담이 큰 도전이었습니다.” 네카줄름 공장의 생산책임자인 울프강 샨츠의 말이다.

숙련된 장인이 e-트론 GT 도장상태를 살피고 있다

가장 큰 도전은 e-트론 GT의 차체였다. 알루미늄과 강철을 섞은 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ASF)을 사용한 까닭에 거의 모든 공정을 사람이 직접 손으로 해야 하는 R8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를 위해 아우디는 차체 생산 공장은 새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외의 모든 공정은 R8과 같은 생산라인에서 혼류 생산한다. 34대의 로봇이 줄지어 작업하는 최첨단 조립라인은 85%가 자동화돼 있는데 e-트론 GT는 이 중 10군데를 지나친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이미 포화상태인 공간에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습니다. 왔다갔다하며 한 번은 바깥을, 또 한 번은 안쪽을 만들죠.” 샨츠의 설명이다.

작업의 정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로봇 유도식 광학 측정 기술도 새로 적용했다. 차체가 처음 통과할 때는 150군데의 오차를 측정하고 두 번째로 지나갈 때는 그보다 50군데 더 많은 200군데의 오차를 측정한다. 종이 한 장 들어갈 오차까지 허용하지 않는 수준이다. e-트론 GT의 편차는 +/- 0.20mm수준에 불과하다.

Production of the Audi e-tron GT
e-트론 GT는 아우디의 세 번째 순수전기차다

차체를 제작하는 대부분이 로봇의 손에 의해서 이뤄졌다면 다음 단계인 차체 장착 단계에서는 숙련된 장인들의 손이 결정적인 힘을 보탠다. 특히 광학 측정으로도 잡아내지 못한 오차, 예컨대 금형이나 표면에 생기는 미세한 결함을 찾아내는데 다년간의 경험과 눈썰미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 부분은 로봇에게는 여전히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이다.

R8과는 별개의 차체공장에서 만들어진 e-트론 GT가 다시 아우디의 내연기관 스포츠카를 만나는 곳은 조립라인이다. 이곳에선 말 그대로 R8 한 대, e-트론 GT 한 대가 번갈아가며 라인 위에 올라가 있다. 백미는 숙련된 장인과 로봇이 나란히 선 채로 함께 윈도우를 완성하는 드라마틱한 순간이다.

두 명의 작업자가 자동으로 조정되는 거치대에 윈도우를 올려놓고 물러서면 로봇이 접착제를 도포한다. 그리고 다시 작업자들이 윈도우를 차체에 정확하게 끼워 맞춘다. 또 작업자가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사내에 있는 3D 프린터 센터에 가서 원하는 도구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보통 스케치만 있으면, 수 시간 내에 원하는 부품이나 도구를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

e-트론 GT는 아우디의 독일 네카줄름 공장에서 R8과 혼류 생산한다

다양한 지면과 고속도로와 도심이 포함된 40km의 주행테스트를 거친 e-트론 GT는 8분간 폭우에 준하는 물을 맞으며 침수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때 쓰인 물은 모두 재사용된다. 재활용 얘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 더 하자면 e-트론 GT는 생산전 실제 프로토타입 제작 없이 모든 조립순서를 3D 프로그램으로 테스트했다. 다시 말해 생산과정은 물론이고 생산 전 제작준비 과정까지 탄소 중립적으로 이뤄졌다는 얘기다.

공장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거치는 검사는 두 개의 빛 터널 통과다. 잘 가라는 인사를 하는 게 아니라 미세한 편차와 혹시 모를 흠집을 찾아내려는 아우디의 끝이 없는 장인정신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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