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쳐다보던 자동차 대시보드에 이렇게 깊은 뜻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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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대시보드

무심코 쳐다보던 자동차 대시보드에 이렇게 깊은 뜻이

브랜드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 아우디 통해 본 대시보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이야기

아우디 e-트론 GT

대시보드에는 심오한 자동차 발전의 역사가 담겨 있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가장 많이 마주치는 부분이 어디일까?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운전자 바로 앞에 있는 부분인 대시보드다. 대시보드는 구조상 운전할 때 늘 마주치는 부분이다. ‘대시보드’라는 단어를 모르더라도 가로로 널찍하게 가로지르는 부분은 누구나 익숙하게 알고 있다.

대시보드(dashboard)는 운전석과 조수석 앞쪽에 엔진룸과 승객 공간을 구분하는 부분이다. 사전에는 ‘항공기, 기관차, 자동차 따위의 운전석 앞에 여러 계기의 상태를 표시하는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면’이라고 나온다. 대시보드에는 계기판, 에어백, 오디오 시스템, 에어컨 송풍구 등 각종 장치가 달려 있다.

아우디 Q2

대시보드는 마차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졌다. 마차가 달릴 때 말발굽에 튀는 흙이나 돌로부터 마부를 보호하려고 설치한 판이 시초다. 튀어 오르는(dash) 무엇으로부터 보호하는 판(board)이라는 이름도 마차의 상황에 들어맞는다. 자동차가 나온 후에는 엔진과 실내를 나누는 격벽 역할로 바뀌었다. 엔진의 열이 실내로 들어오지 않게 하는 점에서 운전자 보호라는 역할은 마차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후 각종 장치를 하나둘 설치하면서 요즘 같은 대시보드로 발전했다.

아우디 센터페시아

대시보드 이야기를 나눌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센터페시아다. ‘페시아(fiscia)’는 대시보드와 같은 말이고, ‘센터(center)’는 가운데를 가리킨다. 대시보드 형태에서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의 ‘|’ 부분이 센터페시아다. 구조에 따라서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기도 한다.

아우디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대시보드는 실내 앞부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므로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단순한 기능 집합소를 넘어 실내 디자인 요소로도 작용한다. 운전할 때 항상 접하는 부분이어서 인체공학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가 여러 개 달리면서 대시보드의 디자인과 기능도 달라지고 있다. 대시보드는 어떻게 발달해 왔을까? 아우디 모델을 보며 대시보드의 발달 과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아우디 호르히 853(1937)

아우토우니온 시대

1930년대에도 이미 각종 계기가 대시보드에 자리 잡았다. 네 개 회사(아우디, 호르히, 반더러, DKW)가 한데 모여 아우토우니온을 이룬 당시 차를 보면 다양한 계기가 달린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과 차이점이라면 센터페시아를 따로 갖추지 않은 가로로 긴 구조가 두드러진다. 윈드실드 바로 밑에 수직으로 달린 구조 역시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다. 계기판을 따로 두지 않고 대시 보드 전체에 계기를 분산해 배치한 구성도 눈에 띈다.

아우디 DKW 3=6 F91(1955)

자동차 구조에서 대시보드의 위치는 변화를 주기 힘든 부분이다. 대시보드의 발전은 그 위에 무엇을 어떻게 배치하느냐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1950년대 아우토우니온 자동차를 보면 스티어링 휠 뒤쪽으로 별도의 계기판이 자리 잡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센터페시아는 별도로 두지 않았지만, 대시보드 중앙에는 라디오나 송풍구를 배치해 기본 구성면에서는 요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우디 100(1968)

1970년대

현대적인 아우디 모델의 시초는 1968년에 나온 아우디 100이다. 100의 대시보드는 가로로 가늘고 긴 형태에 계기를 최소화해서 단정하고 깔끔해 보인다. 1970년대에 나온 아우디 모델의 대시보드는 100과 마찬가지로 수평을 강조한 간결한 대시보드 분위기를 이어간다.

아우디 100(1968)

센터페시아도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면적을 최소한으로 차지하는 데다가 분리되어 있어서 별개의 부속처럼 보인다. 센터페시아를 도입하면서 운전석과 동승석의 구분이 명확해져서 각 좌석의 독립성이 강해졌다.

아우디 A3(1996)

1980~1990년대

대시보드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어지고 센터페시아도 커졌다. 간결한 구성은 이어가지만 실내 전면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넓어져서 대시보드의 존재감이 강해졌다. 1990년대 들어서는 대시보드 디자인도 이전의 각진 분위기에서 곡선을 살리는 등 변화를 줘서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성이 두드러졌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에 기능이 늘어나면서 버튼과 스위치류도 많아져서 첨단 이미지가 강해졌다. 1990년대 후반에는 일부 모델에 내비게이션 모니터가 들어가기 시작해 디스플레이 시대를 예고했다.

아우디 아반티시모 콘셉트카(2001)

2000년대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MMI)를 도입하면서 대시보드에 혁신적인 큰 변화가 생겼다. MMI는 컨트롤러를 이용해 디스플레이를 거쳐 차의 여러 기능을 조작하는 장비다. 2001년 선보인 아반티시모 콘셉트카에 처음 선보였고, 이듬해 A8에 정식 채택되어 양산되었다. MMI의 핵심은 디스플레이다. MMI를 구현하려면 대시보드 어딘가에는 디스플레이를 꼭 배치해야 한다. 대시보드의 일부로 집어넣거나, 팝업식으로 숨김 처리하거나, 상단에 세우는 등 모델에 따라 여러 가지 방식의 구성으로 발전했다. 컨트롤러는 운전자의 손이 닿는 곳에 있어야 해서 센터터널 또는 수직으로 서 있던 센터페시아를 경사지게 센터터널까지 내려서 컨트롤러를 배치했다. 이에 따라 대시보드의 전체 모양에도 변화가 생겼다.

아우디 Q4 e-트론

현재

디스플레이 대형화와 다단화에 따라 대시보드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면적이 크게 늘었다. 모델에 따라 센터페시아에도 디스플레이를 배치하기도 한다. 디스플레이가 늘어나는 대신 물리 버튼이 줄어들어서 대시보드는 더 간결하고 매끈해졌다.

아우디 Q4 e-트론

대시보드의 상당 부분을 디스플레이가 차지하고, 그래픽으로 구성된 디지털 메뉴가 떠서 미래지향적인 첨단 분위기를 강조한다. 차종에 따라 대시보드의 변형도 이뤄진다. Q4 e-트론을 보면 센터페시아를 떠 있는 방식으로 센터터널처럼 앞으로 튀어 나오게 했다. 조작부 역할을 하면서 밑에 부분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다.

아우디 그랜드스피어(2021)

미래

콘셉트카를 보면 미래 아우디 대시보드를 예상할 수 있다. 최근에 나온 아우디 콘셉트카를 보면 극도로 간결한 대시보드를 볼 수 있다. 대시보드 전체가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되어 있어서 조작부가 거의 없다. 자율주행 모드에서는 스티어링 휠이나 계기판도 필요 없으므로 대시보드는 더 단순해진다. 구성은 단순하지만 디스플레이에 다양한 콘텐츠를 띄울 수 있어서 활용도는 더 커진다.

아우디 어반스피어(2022)

대시보드는 자동차가 현재 모양과 형태를 유지하는 한 구조가 크게 바뀔 일은 없다. 그래도 그 한정된 공간 안에서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했다. 계기판이 자리 잡아가고, 센터페시아가 생겨나고, 디스플레이가 주요 부속으로 떠올랐다. 이제는 커다란 디스플레이 하나가 대시보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늘 가까이하면서도 무심히 지나가던 대시보드에 심오한 발달의 역사가 담겨 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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