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랠리’ 와중에도 친환경을 챙기는 아우디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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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다카르 랠리

‘죽음의 랠리’ 와중에도 친환경을 챙기는 아우디의 저력

기술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 아우디는 다카르에서 얼마나 친환경적일까?

아우디 다카르 랠리

극한 모터스포츠에도 친환경은 필수다

스포츠카는 친환경과 양립할 수 있을까? 오로지 강한 힘과 빠른 속도가 중요하던 과거에는 친환경과 효율성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 친환경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어떤 차도 피할 수 없는 필수 요소가 되었다. 요즘에는 스포츠카도 연비를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순수하게 성능을 추구해야 할 차가 연비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따지는 모습이 일견 모순돼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현상이 요즘 시대의 대세다.

스포츠카보다 더 고성능과 극한 상황을 추구하는 분야는 모터스포츠다. 친환경은 모터스포츠에도 이미 깊숙이 파고들었다. 전기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경주차로 대결을 벌이는 레이스가 생겨나고, 하이브리드를 도입하는 등 오염 물질을 줄이는 쪽으로 경주차를 개조하는 규정 변화가 이어진다. 모터스포츠 친환경의 핵심 요소는 전동화지만 모든 레이스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아우디 다카르 랠리

다카르 랠리는 특히 전동화가 쉽지 않은 모터스포츠다. 전체 구간 거리가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고 스테이지별 거리도 수백 킬로미터여서 충전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 레이스 환경이 험난해서 주행 저항도 매우 크다. 아우디는 다카르 랠리 최초로 전동화 모델을 투입했다. 2022년 다카르 랠리에 출전한 RS Q e-트론은 전기차다. 배터리만으로 달리는 전기차로는 랠리 과정을 소화해내기 어려워서, 엔진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주행거리 연장 방식을 도입했다.

아우디 RS Q e-트론

RS Q-트론은 모터스포츠에서 전기 이동 수단의 효율성과 경쟁력의 표준을 세웠다. 세상에서 가장 험난한 레이스로 통하는 다카르 랠리도 친환경 물결에 동참해야한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친환경은 단번에 완전하게 이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2022년 12월 31일부터 2023년 1월 15일까지 열리는 2023년 다카르 랠리에 RS Q e-트론은 친환경 완성도를 높이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아우디  RS Q e-트론 E2

아우디는 기업 차원에서 탈탄소 전략을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다.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도 탈탄소에 집중한다. RS Q e-트론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다. 엔진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만 사용한다. RS Q e-트론의 친환경성을 높이려면 내연기관을 친환경적으로 구동해야 한다. 아우디는 이번 다카르 랠리에 출전하는 RS Q e-트론 엔진에 재생 연료를 사용해 랠리에서도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실현한다.

RS Q e-트론에 사용할 재생 연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아우디는 랠리카에 사용하는 재생 연료를 식량과 무관한 잔류물 기반 생산물에 의존해 만든다. 재생 연료 제작의 첫 번째 단계는 생물자원을 에탄올로 전환하는 것이다. 최종 연료는 추가 공정 단계를 거치면서 나온다. 이 공정은 ETG(Ethanol-to-Gasoline)라고 부른다.

RS Q e-트론과 재생 연료

RS Q e-트론 연료탱크의 80%는 ETG와 e-메탄올을 포함하는 지속가능한 구성 요소로 이뤄진다. 이 연료는 에너지 변환기에 필요하다. 변환기는 내연기관 부품이 고압으로 작동해 전기 구동계에 전기를 효율적으로 공급한다. 구동계는 이미 일반 엔진보다 연료 소모량이 적었는데 추가로 최적화가 이뤄졌다. 이 연료 혼합물을 이용하면 RS Q e-트론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0% 이상 줄일 수 있다.

RS Q e-트론과 재생 연료

아우디가 주도한 이 개발 과정은 FIA와 ASO 연료 규정의 엄격한 화학 제원을 준수한다. 이 규정은 옥탄가 102인 상용 연료 등급 규정과 유사하다. 높은 옥탄가는 연소 과정에서 혼합기의 노킹 방지 특성을 보장한다. 혁신적인 재생 연료를 사용하면 내연기관의 효율은 가솔린을 사용할 때보다 높아진다. 재생 연료에는 산소가 포함돼 연료의 에너지 밀도가 떨어져 체적 열량 값은 줄어든다. 따라서 RS Q e-트론에는 더 큰 연료탱크를 사용해야 한다.

RS Q e-트론과 재생 연료

RS Q e-트론은 에너지 컨버터가 달린 전기 구동계로 2022년 1월과 3월 두 차례 랠리에 나가 일일 스테이지를 소화해냈다. 2023년 다카르 랠리에서는 재생 연료를 사용해 한 단계 도약을 이루고 궁극적으로는 100% 재생 연료 사용을 실현하려고 한다.

RS Q e-트론 E2

이런 직접적인 친환경 기술 외에도 RS e-트론에는 간접적으로 환경친화적인 요소를 적용한다. RS Q e-트론 E2로 경주차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차체 구조를 변형해 공기저항계수를 15%나 줄였다. 덕분에 에너지 소모도 개선되었다. 같은 에너지로 더 긴 거리를 달리면 그만큼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든다.

RS Q e-트론 E2

아우디가 모터스포츠에서 친환경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터스포츠는 양산차에 적용할 기술을 테스트하는 무대라는 말이 있다. 극한 상황을 견뎌낼 만한 수준 높은 기술을 개발해 테스트하고 양산차에 응용해 기술 개선을 도모한다. 아우디는 40년 넘게 모터스포츠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해왔고, 이제 재생 연료 사용으로 새로운 기술을 전개해간다.

RS Q e-트론은 양산차의 전동화를 모터스포츠로 이식한 결과물이다. 이제 경주차에 친환경 기술을 적용하고 다시 양산차로 옮기려고 한다. RS Q e-트론을 비롯해 일반 하이브리드에 재생 연료를 사용한다면 이산화탄소 균형을 개선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반 자동차의 친환경 기술이 모터스포츠로 이전되고, 모터스포츠 친환경 기술이 다시 일반차로 이전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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