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front)에 달린 트렁크(trunk), 아우디 프렁크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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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R8

앞(front)에 달린 트렁크(trunk), 아우디 프렁크에 대한 고찰

기술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프렁크

전동화 시대에 더욱 커진
프렁크의 중요성에 대하여

시대 변화에 따라 프렁크의 역할과 구조도 달라진다

자동차 세상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을 때는? 요즘엔 대시보드를 꽉 채운 디스플레이를 보면 기술 트렌드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휴대폰을 충전하듯이 자동차에 케이블을 연결해 충전하는 모습을 볼 때도 시대 변화가 현실로 느껴진다. 새로운 용어의 등장도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술이 발달하고 새로운 유행이 생기면서 전에 듣지 못하던 새로운 용어가 나온다.

아우디 버추얼미러

ADAS는 비교적 최근에 나온 단어다. ‘첨단 운전자 보조 장치(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를 가리키는데, 운전을 쉽고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종 안전·편의 장비를 모아서 부르는 말이다. 쉽게 ‘아다스’라고 부른다(‘에이다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우디 e-트론에는 거울 대신 카메라를 설치해 실내 디스플레이에 영상을 띄우는 ‘버추얼 미러’가 들어간다. 사이드미러 크기를 작게 해 공기저항과 소음을 줄인다. 거울은 아니지만 기능이 거울과 비슷해서 ‘미러’라는 명칭을 여전히 사용한다. 브랜드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른데, 널리 보급된다면 전에 없던 새로운 표준 용어가 생길 것이다.

아우디 트렁크

새로운 용어로 ‘프렁크(frunk)’를 빼놓을 수 없다. 프렁크는 앞(front)에 달린 트렁크(trunk)를 가리키는 말이다.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엔진이 없어진 자리에 만든 트렁크를 가리키는 용어로 등장했다. 프렁크라는 말은 최근에 나왔지만 앞쪽 트렁크는 예전부터 존재했다. 주로 엔진이 뒤 또는 가운데 있는 스포츠카는 앞 공간을 트렁크로 활용한다. 흔한 구조가 아니라서 프렁크라는 명칭이 널리 쓰이지는 않았을 뿐이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프렁크라는 명칭이 공식 용어처럼 쓰이기 시작했다.

아우디 모델을 보면 프렁크의 발전하는 모습을 차례로 확인할 수 있다. 내연기관, 전기차 초기, 전기차 대중화 시대에 따라 프렁크가 비중 있게 자리 잡아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우디 R8 엔진

아우디 R8은 엔진이 운전석 뒤에 자리 잡은 미드십 스포츠카다. 엔진이 차지하는 공간이 커서 뒤쪽에는 트렁크를 만들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 역동적인 주행에 초점을 맞춘 슈퍼카라고 해도 짐 공간은 필요하다. 조수석을 짐 공간으로 써도 되지만, 둘이 탈 때는 활용하기 힘들다. R8처럼 일상생활에도 적합한 슈퍼카는 짐 공간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빈 곳을 최대한 찾아내서 활용해야 한다.

아우디 R8

R8에는 짐 공간이 두 곳에 있다. 하나는 의자 뒤 공간인데, 용량이 의외로 큰 226L에 이른다. 또 하나는 보닛 밑에 있는 프렁크다. 용량은 112L로 그리 크지 않지만 바닥까지 깊이 들어가서 자잘한 짐을 꽤 많이 실을 수 있다. 작은 수납공간도 있고, 그물망으로 구획도 나눠놓아서 은근히 활용도가 높다.

아우디 R8 트렁크

전동화 시대가 열리면서 프렁크도 본격적으로 자동차의 주요 구조를 이루기 시작했다. 2018년 아우디가 처음 내놓은 완전 전기차 e-트론에도 프렁크가 달려 나왔다. e-트론은 SUV여서 뒤쪽 트렁크가 크다. 기본 660L이고 2열 시트를 접으면 1725L까지 늘어난다. 이처럼 뒤쪽 짐 공간이 커서 프렁크가 본격적으로 짐 공간 역할 분담에 나서지 않아도 된다. e-트론 프렁크의 용량은 60L이고 얕고 넓은 형태를 이룬다. 여유 공간을 활용하는 보조 공간 역할을 하는데, 충전 케이블을 보관하기에 알맞다.

아우디 e-트론

두 번째로 나온 전기차 e-트론 GT도 프렁크를 갖췄다. 스포츠카인 e-트론 GT는 디자인이 날렵해서 트렁크 공간을 세단처럼 여유롭게 뽑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 프렁크는 전체 짐 공간을 효과적으로 늘리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e-트론 GT의 트렁크와 프렁크 용량은 각각 405L와 85L다. 전체 짐 공간에서 프렁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은근히 크다.

'스포츠 전기차' e-트론 GT 자세히 살펴보기
아우디 e-tron GT

e-트론 GT는 차종 변화에 따른 프렁크의 구조 차이를 보여준다. R8과 e-트론 GT는 쿠페 부류에 속하는 스포츠카다. 둘 다 보닛 밑에 엔진이 없어서 프렁크를 설치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구조는 다르다. R8은 엔진이 뒤에 있고, e-트론은 엔진이 아예 없다. 같은 프렁크라고 해도 생성 기원에 차이가 드러난다. 차체 형태가 비슷하다 보니 구조는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e-트론 GT의 프렁크도 바닥이 깊은 편이어서 다양한 물품을 실을 수 있다.

아우디 e-tron GT

프렁크의 유용성은 크지만 아직은 보조 역할에 그친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 프렁크가 뒤쪽 트렁크처럼 메인 짐 공간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아우디 스카이스피어 콘셉트카는 프렁크의 미래를 보여준다. 2도어 로드스터인 스카이스피어에는 트렁크와 프렁크가 둘 다 있다. 뒤쪽에는 전용 여행 가방 두 개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아우디 로드스터 스카이스피어 콘셉트카

프렁크에는 콘셉트카에 맞게 제작한 골프백 두 개가 들어간다. 로드스터는 구조상 뒤쪽 짐 공간이 크지 않다. 스카이스피어 콘셉트카도 프렁크가 더 크다. 실질적으로 프렁크가 메인 트렁크 역할을 한다. 프렁크는 두 구역으로 나눠놨고 보닛도 양쪽으로 열린다. 맞춤형 골프백 두 개를 넣는 콘셉트카 개념을 살리기 위한 구성이다. 양산 단계에서 어떤 구성으로 하든 프렁크를 넓고 큰 메인 트렁크로 쓸 가능성을 보여준다.

아우디 스카이스피어 프렁크

프렁크가 단순해 보여도 설치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설치할지 말지, 설치한다면 크기와 형태는 어떻게 할지, 주변을 둘러싼 장비의 배치는 어떻게 할지, 짐을 실었을 때 흔들리거나 소리가 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무게 배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정비하는 데 불편한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등등. 엔진이 사라진 공간에 구조물만 설치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차의 성격과 제작 목적과 용도 등에 맞춰서 잘 만들어야 한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프렁크도 널리 쓰이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 많은 시도와 연구를 거쳐서 발전해야 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아우디 R8

내연기관 R8, 전기차 e-트론 시리즈, 좀 더 대중화된 전기차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스카이스피어 콘셉트카로 이어지면서 프렁크의 모습과 특성도 달라졌다. 작은 짐 하나 던져 놓는 공간에도 심오한 시대 변화의 모습이 담겨 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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