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의 이게 없었다면 전 세계 자동차는 밋밋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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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라디에이터 그릴

아우디의 이게 없었다면 전 세계 자동차는 밋밋했을지 모른다

브랜드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아우디 A6

[아우디 유일무이(唯一無二)]
21세기 車 디자인의 일대 혁명, 세상 가장 유명한 라디에이터 그릴

발상의 전환이었다. 자동차 디자인에 던진 화두였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꼭 범퍼 위에만 자리해야 해? 이런 도발적인 질문. 2003년 일이었다. 그 전까지 자동차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가 따로 떨어진 형태였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라디에이터 그릴대로, 범퍼는 범퍼대로 각각 기능과 형태가 있었으니까.

그런데 둘을 합쳤다. 아니, 둘의 경계를 모호하게 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범퍼까지 확장했다. 그 결과 자동차 전면에 커다란 문양이 드러났다. 21세기 자동차 디자인의 일대 혁명이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라디에이터 그릴은 자동차의 인상과 개성을 좌우했다. 결정적 디자인 요소의 태동. 자동차 디자인계에 강력한 흐름을 만들었다. 아우디 싱글프레임 그릴이 태동하면서.

아우디 파이크 피크 콰트로 스케치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라디에이터 그릴을 꼽는다면? 열에 아홉은 아우디 싱글프레임 그릴을 떠올릴 거다. 물론 독특한 형태가 하나의 상징이 된 그릴도 몇 있다. 그럼에도 전 세계 자동차 디자인에 미친 영향까지 생각하면 답은 하나다. 아우디 싱글프레임 그릴. 수많은 자동차 브랜드가 쫓는 디자인 흐름을 개척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미래를 제시한다. 혁신을 통해 시선을 주목시킨다. 고급스런 질감은 기본에, 기술적 성취도 중요하다. 싱글프레임 그릴은 디자인의 기술적 성취였다. 새로운 걸 제시하고 흐름을 만들었다. 아우디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일등공신. 수많은 브랜드는 누구보다 먼저 깃발을 꽂고 싶어한다. 깃발은 곧 다른 브랜드가 쫓아야 할 목표다. 싱글프레임 그릴은 깃발로서 높고 크게 펄럭였다.

아우디 누볼라리 콰트로

싱글프레임 그릴은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자동차 디자인의 자유도를 높였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사이의 경계를 허물었다. 영역의 확장이었다. 새로운 시도는 후발주자가 따라와야 흐름을 만든다. 언뜻 떠올려 봐도 싱글프레임 그릴의 후예들이 여러 브랜드의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는 사이, 강산이 두 번 변했는데도 여전히 싱글프레임 그릴은 아우디를 대표하는 디자인 요소로서 기능한다.

인상적인 부분이다. 새로운 흐름을 만들면서 시작부터 지금까지 강렬한 브랜드 정체성을 담보한다는 점. 자동차 디자인에서 이런 지위를 획득한 요소는 극히 드물다. 이제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의 경계가 없어진 시대다. 시대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 변화의 지분은 싱글프레임 그릴의 몫이다. 그런 대표성. 아우디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 모델에서도. 시대를 바꾼 중요한 전환점으로서 싱글프레임은 의미가 크다.

아우디 Q8

싱글프레임 그릴이 여전히 아우디의 상징적 디자인 요소로 기능하는 이유가 있다. 아우디 디자인 변화의 중심에 싱글프레임 그릴이 있는 까닭이다. 싱글프레임 그릴은 처음 그대로 머물지 않았다. 처음에는 얇은 선으로 경계선을 허문 수준이었다. 그것만으로 전면 인상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그릴은 그릴대로 범퍼는 범퍼대로 존재를 드러냈다. 그러다가 점점 싱글프레임 그릴이 온전히 도드라졌다. 싱글프레임 그릴은 아우디의 얼굴이 되었다. 싱글프레임 그릴이 여전히 아우디의 상징적 디자인 요소로 기능하는 이유가 있다. 아우디 디자인 변화의 중심에 싱글프레임 그릴이 있는 까닭이다. 싱글프레임 그릴은 처음 그대로 머물지 않았다. 처음에는 얇은 선으로 경계선을 허문 수준이었다. 그것만으로 전면 인상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그릴은 그릴대로 범퍼는 범퍼대로 존재를 드러냈다. 그러다가 점점 싱글프레임 그릴이 온전히 도드라졌다. 싱글프레임 그릴은 아우디의 얼굴이 되었다.

또한 싱글프레임 그릴 자체의 변화도 시작됐다. 사각형이 육각형으로, 이제는 모델에 따라 팔각형에 가까운 형태로도 변했다. 주변 테두리도 얇아졌다가 두꺼워지거나 다시 얇아졌다. 그 사이에서 부분적으로 두꺼워지는 변화도 가미했다. 싱글프레임 그릴의 폭도 다채롭게 변했다. 좌우로 폭이 점점 넓어지며 전면 인상을 다부지게 다잡았다. 싱글프레임 그릴이 품은 선과 무늬에 따라 또 달라졌다. 가로선과 세로선이 오갈 때나 무늬가 반복될 때, 또 느낌이 새로웠다. 싱글프레임 그릴이란 큰 틀 안에서 다채로운 변주를 펼친 셈이다.

아우디 A6

싱글프레임 그릴이 변할 때마다 아우디 디자인 또한 변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하는 차이일 수도 있다. 아우디 디자인이 변하면서 싱글프레임 그릴도 함께 변했으니까. 그럼에도 싱글프레임 그릴의 인상이 전체에 영향을 미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전면 인상을 결정하는 눈매 역시 궤를 같이 한다. 싱글프레임 그릴과 붙었다 떨어지며, 혹은 각을 세웠다 누그러뜨리며 변화를 꾀했다. 역시 디자인의 중심에서 상징적 역할을 수행했다.

디자인의 중심에서 전체를 좌우하는 영향력. 이처럼 싱글프레임 그릴은 단순한 그릴 이상의 의미를 획득했다. 모델별 상징 요소로서 싱글프레임 그릴이 진화했달까. 모두 같지만, 또 모두 다르다. 차종별로, 세그먼트별로, 장르별로 싱글프레임 그릴은 천변만화 변화했다.

아우디 A6 싱글프레임 그릴 자세히 확인하기
아우디 A7

세부 모델별로 싱글프레임 그릴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단은 가로선을 강조한다. 다 같은 가로선도 아니다. A6는 가로선이 8개 촘촘하게 놓인다. A7은 가로선을 줄였다. 6개다. 가로선 2개 차이지만 느낌은 사뭇 다르다. A6는 정통 세단답게 진중한 인상을 풍긴다. A7은 쿠페형 세단다운 역동성을 드러낸다. 물론 헤드라이트 속 LED 주간주행등 그래픽도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전면 가득 채운 싱글프레임 그릴의 형상이 결정적이다.

아우디 Q5

SUV 라인업에서도 차이가 있다. Q5는 선이 아닌 무늬를 품었다. 마름모를 반복해 쇠사슬처럼 싱글프레임 그릴을 수놓았다. 선을 채운 다른 모델과 또 다른 느낌. 쿠페형 SUV인 Q8은 세로선을 내세웠다. 커다란 차체인데도 세로선을 6개만 배치해 다부진 인상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비어 있는 느낌도 아니다. 선명한 세로선 아래 가로선을 촘촘하게 배치했다. SUV의 큰 덩치에 맞게 수직을 강조하면서 빈틈 또한 착실하게 채운 셈이다. 이런 변주는 모델별로 차이를 두고 개성을 드러낸다. 같지만 다른, 싱글프레임의 변주다.

아우디 Q8

이런 디자인 요소를 품은 자동차가 또 있나? 자동차 디자인의 흐름을 바꾸고, 또 그 안에서 꾸준히 진화한 디자인 요소라니. 어떤 브랜드, 어떤 차종에서도 볼 수 없는 요소다. 독특한 징표로서 빛난다. 그러니 싱글프레임 그릴이 특별할 수밖에. 이런 싱글프레임 그릴을 품은 아우디 모델이 돋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우디, 하면 싱글프레임 그릴이 떠오를 만큼.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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