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이 커다란 미니밴을 4인승으로 만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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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어반스피어

아우디가 이 커다란 미니밴을 4인승으로 만든 이유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아우디 어반스피어

‘공간, 연결’, 아우디가 제시하는 어반 럭셔리 라이프의 핵심 가치

‘공간, 그리고 연결’

아우디가 최근 내놓은 어반스피어 콘셉트(urbanshpere concept)를 관통하는 두 개의 단어다.

아우디의 스피어(Sphere) 콘셉트 시리즈는 아우디가 제시하는 미래의 프리미엄 모빌리티 세계다. 스피어라는 단어에서 떠올릴 수 있듯이 아우디의 스피어 콘셉트 시리즈는 미래차에서 자동차의 실내 공간은 어떻게 발전할까, 그리고 고객들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를 제시한다. 따라서, 스피어 시리즈의 출발점은 실내 공간이며 외형 디자인이나 새로운 기술 요소들은 모두 실내 공간의 경험의 연장선에서 완성되는 것이다.

이전 작품인 스카이스피어(skysphere)와 그랜드스피어(grandsphere)가 각각 럭셔리 로드스터와 세단의 미래를 제시했다면 이번 어반스피어는 럭셔리 어반 모빌리티를 구체화한 콘셉트 모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어반스피어는 스피어 콘셉트 시리즈 가운데에서 가장 중요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복잡한 거대도시에서는 공간이 가장 값비싼 자원이며 이것을 만끽하는 것이야말로 어반 럭셔리 라이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어반스피어가 제시하는 바로 그것이다.

아우디 어반스피어

어반스피어의 공간은 큰 차체에서 시작한다. 지금까지의 나온 어느 아우디 콘셉트 카보다도 큰 차체를 가진 어반스피어는 길이 5.51m, 폭 2.01m, 높이 1.78m의 매우 커다란 차체와 무려 3.4m의 긴 휠베이스로 절대적으로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어반 모빌리티’를 지향하는 모델이 이 정도의 차체 크기를 갖고 있다면 ‘몇 명까지 태울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관심사일 것이다. 앞서 말했듯 도시의 가장 비싼 자원은 면적, 공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반스피어는 다르다. 딱 네 명의 승객이 여유로움 안에서 릴랙스할 수 있는 공간으로 실내를 꾸몄기 때문이다. ‘럭셔리(luxury)’. 영어 단어 luxury가 고급이라는 뜻 이전에 ‘잉여력’ 혹은 ‘여유’라는 뜻을 갖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다.

어반스피어의 실내가 주는 첫 만남의 인상은 ‘웰컴’, 즉 따뜻한 환영이었다. 코치 도어가 활짝 열리면 은은하고 차분한 실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B 필러가 없기 때문에 시야를 가로막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캡틴 시트인 뒷좌석으로 다가서면 넉넉하고 아늑한 1인용 시트가 회전하면서 승객을 맞아들인다. 이 모든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지면서 내가 환영받는다는 기분으로 어반스피어에 탑승하게 된다.

아우디 어반스피어

어반스피어의 실내 분위기는 차분하고 아늑하다. 이를 위해 어반스피어의 실내는 세 가지 요소에 집중했다. 첫째는 중간 톤 색상의 부드러운 소재. 소프트 베이지와 그레이 톤으로 마감된 실내와 톤 다운된 녹색으로 마감된 시트 쉘은 전체적으로 편안하면서 햇빛을 받으면 화사하지만 강렬하지는 않은 아늑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또한 천연 모직물와 천연 목재, 합성섬유 등은 모두 빛 반사를 최소화하고 소음을 흡수하며 동시에 부드러운 감촉을 선사하는 소재들을 사용했다.

둘째 요소는 부드러운 면과 선으로 이루어진 실내 디자인이다. 수평 라인으로 장식된 도어 트림과 대시 보드에 부드러운 면을 이룬 천연 목재, 그리고 시트 쉘의 둥그런 곡선 등 어반스피어의 실내에는 날카로운 모서리가 거의 없다. 심지어는 돌출된 스위치도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자율 주행 중에는 스티어링 휠과 컬럼이 수납되어 실내 디자인에서 가장 거슬릴 만한 요소가 제거된다. 자극이 절제된 평온함의 세계인 것이다.

아우디 어반스피어

그리고 어반스피어의 실내를 이루는 세 번째 주요 요소는 바로 시트다. 첫 장면에서 탑승객을 향하여 회전하던 바로 그 시트다. 어반스피어의 시트는 도시 생활에서 가장 소중한 나만의 공간은 물론, 도시 생활에서 꼭 필요한 커뮤니티의 공간으로도 변신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참신한 디자인과 함께 다양한 기술들이 집약됐다. 서로를 향해 회전할 수 있는 스위블 시트, 60도까지 뒤로 넘어가는 발 받침대와 암 레스트가 만들어주는 휴식 공간의 가치가 상당하다.

아우디 어반스피어

지금까지 설명한 어반스피어의 ‘공간’적 요소들은 새로운 기술들과 조합되면서 다양한 ‘연결’적인 요소로 확장된다. 나만의 공간을 애타게 찾는 도시인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연결에서 고립되는 것을 불안하게 느낀다는 점을 마치 어반스피어는 아는 것처럼 말이다.

첫째, 실내의 소재와 색상은 지구를 살리고 미래 세대와 연결을 꿈꾸는 환경 기술로 준비된 것들이다. 즉, 실내에 사용된 소재들은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생태계에서 조달된다. 목재는 운송 과정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생산 시설로부터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조달하며 성장 속도가 빠르고 제초제나 비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대나무에서 추출한 섬유를 대폭 사용한다. 시트 패딩에 사용되는 합성 섬유 에코닐(ECONYL) 재활용 폴리아미드는 향후에도 품질 저하 없이 여러 차례 재활용할 수 있다.

둘째, 돌출부가 거의 없는 어반스피어의 인테리어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과 HMI, 즉 조작 인터페이스의 혁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디스플레이와 조작 패널들은 필요할 때만 손 끝 하나로 불러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드러운 목재로 마감된 대시 패널에는 프로젝션 디스플레이가 나타나며 그 아랫단에는 다양한 기능을 선택하고 제어하기 위한 센서 바가 내장되어 있다. 뒷좌석은 더욱 혁신적이다. 시트에 정자세로 앉아 있을 때는 도어 트림의 오목한 부분에 마련된 MMI 터치리스 리스폰스(touchless response)를 통하여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또한 시트를 눕혀 릴랙스 모드에 있을 때도 아이 트래킹 기술과 제스쳐 컨트롤을 이용하여 통제 가능하다.

아우디 어반스피어

어빈스피어의 시트는 나만의 공간과 더불어 커뮤니티의 공간으로도 변신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신기술들이 접목된다. 탑승자를 향하여 회전하면서 반갑게 맞이하였던 시트는 탑승자들 간의 편안한 대화를 위하여 서로를 향하여 회전할 수도 있다.

셋째, 시트와 관련된 기술은 프라이버시를 위한 것과 소통과 연결을 위한 것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프라이버시를 위한 기술을 주로 헤드레스트에 집중되는데 각 탑승객마다 자신만의 음향 공간을 제공하는 헤드레스트 내장형 사운드 존, 그리고 옆 탑승객의 시선으로부터 잠시 멀어지고 싶을 때 사용하는 뒷좌석 헤드레스트 일체형 프라이버시 스크린 등이 있다.

아우디 어반스피어

반대로 어반스피어의 시트는 다른 탑승자와의 연결, 정보와의 연결을 위한 독특한 모드를 갖고 있다. 다른 탑승자와의 보다 친밀한 대화를 위하여 서로의 방향으로 회전할 수 있는 스위블 시트가 그 한 가지이며, 뒷좌석 승객은 천정에 투명하게 내장되어 있다가 필요할 때는 투명 와이드 OLED 스크린을 릴랙스 모드에서 함께 공유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반스피어의 기반이 되는 기술은 신형 PPE 플랫폼에 기반을 두는 최신 전기차 테크놀로지와 2020년대 후반을 목표로 아우디 엔지니어들과 폭스바겐 그룹의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카리아드(CARIAD)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레벨 4 자율 주행 테크놀로지이다.

어반스피어의 방향성을 위하여 아우디는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그래서 뒷좌석 사이의 워터 디스펜서와 같은 흥미로운 장비도 추가된 모양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어반스피어가 담고 있는 아우디의 더 넓어진 세계관이 아닐까 싶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상기 이미지는 국내 판매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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