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만 충전해도 무려 300km 달린다는 아우디의 야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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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카

10분만 충전해도 무려 300km 달린다는 아우디의 야심작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카

A6의 미래 & 아우디의 미래,A6 e-트론 콘셉트카

"가까운 미래에 전기차가 어떤 식으로 발전하는지 알고 싶은가? A6 e-트론 콘셉트카를 보면 된다"

전기차 세상이 오면 자동차는 어떻게 달라질까? 지금처럼 다양한 형태를 유지할지, 전기차만의 특별한 디자인이 유행할지 감을 잡기가 힘들다. 대다수 자동차 업체가 5~10년 사이에 전동화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머릿속에 그리기는 쉽지 않다. 최근에 나오는 전기차를 보면 해치백, 세단, SUV, 쿠페 등 내연기관 모델의 형태와 비슷하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초창기이자 과도기인 만큼 전기차도 자동차의 기본 형태를 유지한다. 자동차 업체의 전동화 전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전기차 대중화 시대에 다가갈수록 전기차도 고유한 모습으로 진화할 것이다. 먼 미래가 아닌 당장 몇 년 사이에 나올 전기차의 경우 짐작할 단서를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전기차 콘셉트카도 그중 하나다.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카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카는 지난해 4월 상하이 모터쇼에 선보였다. 내년에 양산차로 나온다고 하니, 당시 기준 2년 후 전기차의 모습을 미리 보여준 셈이다. 올해 들어 지난 3월에는 왜건 버전인 A6 아반트 e-트론 콘셉트카도 모습을 드러냈다. 세단에 이어 아반트 콘셉트카까지 나오면서 양산차 출시에 앞서 콘셉트카로 먼저 라인업이 구성된 셈이다.

아우디는 이미 e-트론, e-트론 GT, Q4 e-트론 등 전기 SUV 2종과 전기 스포츠카 1종을 라인업에 채워 넣었다. A6 e-트론은 비어 있는 세단과 아반트 자리를 채운다. 언뜻 보기에는 순차적인 라인업 확장으로 보이지만 A6 e-트론에 담긴 의미는 남다르다. A6 e-트론의 플랫폼은 이전에 나온 세 차종과는 완전히 다르다. 전기차 전용으로 새롭게 개발한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remium Platform Electric, PPE)’을 사용한 첫 번째 자동차다. 이름은 A6를 사용하지만 현재 A6와 공통점은 비슷한 크기뿐이다.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카

A6 e-트론의 등장은 예견된 일이었다. 중형 세단은 브랜드 내 위치, 판매, 시장에서 위상 등 여러 요소를 따졌을 때 여전히 브랜드의 중심 역할을 한다. 현재 모델 체계를 이어가는 전기차 시장 추세에 비춰보면, 중형 세단이 전기차 라인업에서 빠질 수 없다. 이미 A6는 이전부터 전동화의 길을 걸어왔다. 2011년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나왔고, 2019년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됐다. A6 e-트론 콘셉트카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이은 A6 전동화의 연장선이다.

A6는 아우디 볼륨 모델로서 브랜드의 고급화 수준을 보여주는 핵심 역할을 한다. 성능, 기술, 디자인 등 여러 부문에서 아우디가 추구하는 럭셔리의 본질이 전기차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A6 e-트론 콘셉트카는 아우디가 내놓는 럭셔리 전기차의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카

A6 e-트론 콘셉트카를 비롯해 PPE에 기반해 나올 모델의 핵심 기술은 800V 충전이다. 짧은 시간에 270kW까지 충전할 수 있어서, 전기차 대중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량 판매 모델인 중형 세단에 적합하다. A6 e-트론 콘셉트카에 들어 있는 100kWh 배터리를 5%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5분이다. 10분만 충전해도 주행 거리 300km를 확보할 수 있다. 주행 거리는 WLTP 기준 최대 700km 넘게 나온다.

전기모터는 앞뒤축에 각각 하나씩 갖췄다. 합산 출력은 350kW(대략 470마력)이고, 최대토크는 81.6kg・m다. 성능도 우수해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기본형은 7초 이내, 상위 모델은 4초 이내로 예상한다. 서스펜션은 앞쪽에 전기차에 최적화한 5링크를 적용했고, 뒤쪽은 멀티링크 방식이다. 적응형 댐퍼를 갖춘 아우디 에어 서스펜션도 넣었다. 아우디의 대표 기술인 콰트로 또한 빠지지 않는다. 내연기관과 모델과 다른 점이라면, 앞뒤에 달린 전기모터를 이용해 사륜구동을 구현한다.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카

성능과 더불어 주목할 부분은 디자인이다. A6 세단의 전기차 버전이지만 차체 형태는 루프라인이 트렁크 끝단까지 매끈하게 이어지는 스포트백을 따른다. 현재 아우디 모델의 정체성과 분위기를 살리면서 미래 모델의 새로운 감성을 입혀, 디자인 언어의 체계적인 발전을 드러낸다.

매끈하고 우아한 패스트백 디자인은 곧 우수한 공기역학을 뜻한다. 아우디의 공기역학 기술도 유서 깊은 분야 중 하나인데, A6의 전신인 아우디 100 3세대 모델(1982년)의 공기저항계수는 0.30으로 당시 최고 수준이었다. 유연한 라인으로 공기역학의 우수성을 강조한 3세대 아우디 100은 고급차 디자인에 변화를 일으키는 전환점이 되었다. 공기역학 관점에서 A6 e-트론 콘셉트카는 전기차 디자인의 방향을 제시한다. A6 e-트론 콘셉트카의 공기저항계수는 0.22로 매우 낮은데, 매끈한 디자인은 물론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주행 거리를 늘리는 효과도 낸다.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카

전체 비례는 스포츠카와 유사한데, 표면에는 날카로운 모서리가 없고 볼록하고 오목한 표면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룬다. 특히 측면에서 봤을 때, 단일 주형으로 만든 듯한 일체감 있는 차체 형태가 두드러진다. 휠아치는 로커 패널 위에 특별하게 새긴 배터리 영역으로 이어진다. 배터리 영역은 블랙 인레이를 사용해 강조하는데 현재 나오는 아우디 전기차 모델의 특징을 콘셉트카에도 표현했다. 전면부 그릴은 싱글 프레임 그릴을 적용해 아우디 브랜드의 정체성을 이으면서 밀폐형으로 구성해 전기차의 특징을 동시에 드러낸다. 후면부에는 상단의 분리형 모서리와 하단의 디퓨저가 공기 흐름에 관여해 저항을 줄이고 양력을 최소화한다.

외부 색상은 ‘헬리오실버(Heliosilver)’인데, 차체의 그림자 효과를 강조하고 3차원적인 깊이를 표현하는데 적합하다. 싱글 프레임 그릴을 둘러싼 무광 검은색 테두리와도 대조를 이뤄 더 뚜렷한 전면부 인상을 완성한다. 헬리오실버 색상은 디자인 효과나 미래 차 감성을 전하는 목적 외에 기능적인 역할도 해낸다. 열복사를 상당수 반사해서 에어컨 사용 빈도를 줄인다. 에너지 낭비를 막고, 결정적으로 주행 거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카

아우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혁신 요소는 조명이다. A6 e-트론 콘셉트에도 디지털 매트릭스 LED와 OLED 기술을 활용해 조명 기술의 혁신을 이뤘다. 고해상 소형 프로젝터를 차체 측면에 내장해 문이 열렸을 때 운전자에게 메시지나 경고 문구를 전달한다. 차체 모서리에 심은 프로젝터는 바닥에 방향지시등을 투영한다. 디지털 매트릭스 LED 전면 헤드라이트는 영화 수준의 화면을 구현해낸다.

운전자는 주차해서 충전하는 동안 벽에 화면을 띄어 비디오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후면부에는 디지털 OLED를 가로로 길게 배치했다. 이전 아우디 모델과 다른 점이라면 2D에서 3D로 입체적인 효과가 커졌다. 조명의 형태나 움직임을 운전자 취향에 맞게 맞춤형으로 정의할 수 있다. 다른 차는 물론 도로 사용자에게 시각적 신호로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갖췄다.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카

아우디는 그동안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주도한 혁신적인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줬다. A6 e-트론 콘셉트카에도 그러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기차여서 남다른 동시에 아우디의 혁신이어서 특별하다. A6의 미래가 곧 아우디의 미래이고, 아우디의 미래가 곧 전기차의 미래다.

자동차 칼럼리스트 임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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