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한 대로 누릴 수 있는 호사의 끝판왕, 아우디 RS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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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RS 7 사진

자동차 한 대로 누릴 수 있는 호사의 끝판왕, 아우디 RS 7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아우디 RS 7 주행 사진

아우디에 기대하는 최고치를 한 대에 담는다면? [시승기]

개인적으로 아우디에서 최고의 모델을 꼽는다면 언제나 A7이다. 아우디의 스타일을 가장 잘 반영한 모델이라서. 선과 면이라는 기본 요소로 자동차의 미적 부분을 얼마나 날카롭게 벼릴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러니까 아우디 디자인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차체 형태 그 자체에서 스타일을 반영한 점도 남다르다. 스포트백은 아우디만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형태다. 실용성을 챙기면서도 스타일의 감도를 높였다. 보통 실용성과 스타일은 상반할 수밖에 없다. 공존하기 힘든 개념이다. 수많은 자동차가 그 간극을 조율했지만 대체로 실패했다.

하지만 아우디는 보기 좋게 성공했다. 오히려 실용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스타일의 감도를 더욱 높였다. 그러면서 차체 크기도 웅장하다. 대형 세단의 영역까지 품는다. 보통 대형 세단은 보수적이다. 웅장하지만 근엄하다. 그 안에서 스타일의 폭은 협소하다. 그 지점에서 A7은 보다 자유로운 스타일로 영역을 오간다. 대형 세단과 어깨를 견줄 기품도 풍기기에 가능하다. 스타일 뛰어나고 활동 영역도 넓은 모델. 때론 기함으로서 중심도 잡아줄 수 있는 모델. A7이 아우디 대표 모델로 군림할 수 있는 이유다.

아우디 RS 7 사진

이런 아우디 A7에 고성능을 부여한 모델이 RS 7 스포트백이다(이하 RS 7). 마지막 조각을 맞춘 완성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남다르다. 아우디다운 스타일은 또 어떤가. 무엇보다 한정된 모델에만 허락하는 고성능까지 품었다. 모든 면을 최고로 끌어올린 셈이다. 단지 고성능 모델 이상의 가치를 내포한다. 새빨간 RS 7 앞에서 괜히 마른침을 삼킨 이유다. 한동안 아우디 RS 모델을 연달아 시승했는데도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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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RS 7 후면 사진

RS 모델의 특징인 카본과 블랙 포인트는 어김없이 RS 7의 외관을 관통한다. 검은색 아우디 로고가 검은색 라디에이터 그릴 위로 양감을 드러낸다. RS 배지의 레터링 또한 검은색이다. 보통 고성능 모델이라면 과시하는 방식으로 외관을 치장한다. 아우디의 RS는 반대 방식으로 강조한다. 드러내지 않기에 오히려 디자인 각 요소가 더욱 강렬해지는 효과를 얻는다. 시선을 흩트리지 않기에 외관이 더욱 선명해진달까. 덕분에 RS 7의 인상은 보다 날카로워졌다.

아우디 RS 7 내부 사진

고성능을 장식 대신 뚜렷해진 인상으로 표현하는 아우디만의 스타일링이다. 이런 방식은 외관 선이나 차체 비율에 더욱 집중해 감상하도록 한다. RS 7의 호쾌하면서 유려한 지붕선이라면 더욱 감상할 여지가 충분하니까. 빛에 따라 RS 7 곳곳을 지나가는 선들이 또렷해졌다. 들고 나는 빛에 따라 하이라이트가 달라졌다. 차체의 선과 면이 어떤 장식보다 감흥을 전한다는 걸, RS 7은 다시 깨닫게 했다. 차체가 크기에 선과 면이 주는 감흥은 더욱 증폭했다.

아우디 RS 7 주행 사진

본격적인 시승과 함께 4.0 V8 트윈 터보 엔진이 깨어났다. RS 라인업의 최상단을 뜻하는 엔진이다. 의외로 소리는 흉포하지 않다. 물론 아직까지는.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지 않았으니까. 아우디가 RS 라인업을 새로 조율하며 설정한 성격대로 안락하다. 고성능인데도 일상성을 확보한 편안함과 고성능에 걸맞은 강인함을 넘나드는 품이 넓다. 이 부분에서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하다. 그래서 순해졌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그만큼 다른 성격으로 차량을 즐길 수 있는 폭이 비약적으로 늘었다는 뜻이다. 예전 RS 7은, 시종일관 긴장해야 하는 거대한 스포츠카였다. 이젠 그랜드 투어러에 더 걸맞다. 풍성한 고성능으로 장거리를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모델.

아우디 RS 7 운전석 항공뷰 사진

RS 7은 거기서 더 나아간다. 일상 영역에서 전혀 긴장하게 하지 않는다. 특히 컴포트 모드로 바꾸면 극명해진다. 노면을 어르고 달래며 달리는 실력이 출중하다. 너울거리는 길에선 앞머리가 느긋하게 위아래로 움직이는 편안함도 내보인다. 요트로 잔잔한 물살을 유영하듯 그렇게. A7이 아닌 RS 7이기에 이런 감각은 운전하다가 문득문득 혀를 내두르게 한다. 떡 벌어진 어깨처럼 널찍한 차체에 앉아 있기에 이런 나긋나긋함은 더욱 진하게 퍼진다.

그러다가도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면 와락, 600마력이 쏟아진다. 언제 느긋했냐는 듯 공기를 찢으며 튀어 나간다. 순식간에 고성능을 빼어 쓸 수 있기에 성격 변화가 더욱 극적이다. 변신에 능하고 그 찰나가 지극히 짧다. 둘 사이 간극에서 묘한 쾌감이 피어오른다. 다른 RS 모델도 비슷한 성격으로 바뀌었지만, RS 7은 더욱 진하다. 크고 낮은 차체 형태에서 오는 감흥 덕분이다. 대형 세단의 영역까지 넘나드는 RS 7의 특징이 십분 살아난 결과다. 더없이 편하면서도 강력한 그랜드 투어러로 손색없다.

아우디 RS 7 앞 열 사진

일부러 목적지를 멀리 잡은 이유도 RS 7의 특징 때문이다. 그랜드 투어러처럼 장거리를 빠르게 달릴수록 RS 7의 매력에 젖어드니까. 스포츠 모드에 놓고 엔진 회전 수를 높여 달리다가 편안하게 크루징하기도 하면서 극과 극을 넘나들었다. 간혹 교통 정체가 생긴 길에선 첨단 운전자 주행 보조장치가 실력을 발휘했다. 주행거리가 길어질수록 RS 7은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장거리가 편한 건 물론, 시종일관 즐거웠다. 도로 환경과 상태에 따라 주행 모드를 바꾸며 달릴수록 RS 7의 다재다능한 면모가 확연히 드러났다. 길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시승은 얼마나 순도 높은 감흥이려나. RS 7은 그 영역으로 운전자를 초대했다.

아우디 RS 7 운전석 내부 사진

고성능 모델이 안락하기까지 하면 실내 질감이 더욱 눈에 들어온다. 시동 켜는 순간부터 긴장하게 하면 실내에 눈 돌릴 여유가 적잖나. 스티어링 휠을 잡고 차체의 거동에 정신을 쏟다가도 힘을 빼면 RS 7의 실내 질감이 안락함을 더한다. 고성능 모델이 이제는 꼭 출력에만 집중하지 않는다는 흐름을 반영한달까. 고성능 자동차, 특히 고성능 세단은 이제 라인업의 고급 모델로서도 기능한다. 모든 면에서 음미할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아우디 RS 7 사진

RS 7의 실내는 그 흐름을 명확하게 구현했다. 카본과 무광 크롬, 알칸타라와 발코나 가죽의 향연. 느긋하게 달릴 때 각 질감이 더욱 선명하게 운전자를 감싼다. 자동차 한 대로 누릴 수 있는 호사의 끝. 그런 점에서 다시 아우디에서 최고를 꼽는다면 RS 7이 가장 먼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스타일부터 질감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으니까. 아우디의 어떤 정점. RS 7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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