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과 안락함의 공존’, 이 어불성설을 리얼로 만든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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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트론 GT 콰트로

‘고성능과 안락함의 공존’, 이 어불성설을 리얼로 만든 자동차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아우디 e-트론 GT 콰트로

[전문가들이 선택한 올해의 아우디 원픽 ①]
아우디 S7 계보 잇는 e-트론 GT 콰트로에게서 미래가 엿보인다

아우디는 다소 독특한 프리미엄 브랜드다. 이는 아우디의 슬로건인 ‘Vorsprung durch Technik’, 즉 ‘기술을 통한 진보’에서부터 엿볼 수 있다.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헤리티지 혹은 반대로 혁신의 양극을 강조하기에 바쁜 것에 비하여 아우디는 슬로건에서부터 ‘진보’를 이야기한다. 즉, 현재를 바탕으로 진지하고 확실하게 발전하는 견고한 브랜드라는 얘기다.

이와 같은 아우디의 견고함을 중시하는 철학은 여러 방면으로 구체화된다. 예를 들어 콰트로가 만들어낸 ‘로드 홀딩의 근본적인 업그레이드’가 그렇고 100% 양면 아연도 강판 혹은 100% 알루미늄 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 차체가 선사하는 ‘세월에도 늙지 않는 견고함’이 그렇다. 그리고 이런 근본적인 진보는 고스란히 일상생활에서도 믿고 맡기고 즐길 수 있는 아우디만의 현명함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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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e-트론 GT 콰트로

그리고 이런 아우디의 성격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모델 라인업이 있다. 바로 S 모델들이다. 아우디의 고성능 모델 라인업은 RS 모델과 S 모델로 구성된다. 물론 경쟁 브랜드에도 고성능 모델에 여러 단계가 있다. 하지만 RS와 S의 관계는 경쟁자들처럼 단순한 상하위의 개념이 아니다.

RS 모델이 ‘Renn Sport’, 즉 레이싱 스포츠의 목적이 또렷한 하드코어 이미지라면 S 모델은 역시 고성능 스포츠 모델이지만 도시와 일상생활, 그리고 장거리 여행까지도 담아낼 수 있는 폭넓은 수비 범위를 갖는 아우디의 독특한 고성능 라인업으로 완성된 것이다.(콰트로가 경쟁자들의 4륜구동 세단 바람을 이끌었듯이 아우디 S와 유사한 성격의 모델들이 경쟁자들에게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현상이다.)

이런 아우디 S 모델의 성격을 고스란히 간직한 차를 새로운 전기구동 새로운 시대에도 만날 수 있다니 참 반가웠다. 바로 ‘올해의 아우디 원픽’으로 선택해 오늘 이야기하려는 아우디 e-트론 GT 콰트로가 그 주인공이다.

앞차축과 동축선상에 놓인 전기 모터는 낮은 무게 중심과 낮은 후드 높이를 가능하게 한다.

아우디의 본격적인 첫 번째 순수 전기차인 e-트론이 프리미엄 전기차가 얼마나 안락하고 친환경적일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 위하여 몸속에 하이테크를 가득 담은 모델이었다면 e-트론 GT 콰트로는 ‘고성능 그랜드 투어러가 전기차로 태어난다면?’이라는 질문에 답하는 아우디의 모델이다.

우리는 모두 e-트론 GT 콰트로의 형제 모델이 그룹 내에 있다는 것을 안다. 두 모델이 공유하는 부분은 최고의 고성능 전기차가 되기 위한 핵심적 요소에 집중한다. 특히 바닥에 깔린 배터리 팩과 차축과 동축선상에 낮게 탑재되는 전동 모터와 파워 일렉트로닉스가 만드는 극단적으로 낮은 무게 중심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800V 전동 파워트레인은 고성능과 충전 속도를 한 차원 끌어올린다. 스포츠 드라이빙 전용으로 개발된 폭스바겐그룹의 J1 플랫폼은 훌륭한 밑그림인 셈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서로가 어떻게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잘 구현했을까가 중요해진다. 바로 이 부분에서 아우디가 S 모델에서 쌓아온 노하우가 드러난다. e-트론 GT 콰트로가 가장 빛나는 부분은 ‘고성능과 안락함이 공존한다’는 어불성설의 세계다. 부스트 출력이 500마력을 넘고 제로백 4초대 초반을 기록하는 대단한 고성능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e-트론 GT 콰트로는 시내의 과속 방지턱이나 요철이 피곤하지 않은 승차감까지도 지켜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모델이 거대한 배터리를 실은 2.3톤이 넘는 가운데 그것도 20인치 혹은 21인치 초광폭 타이어를 탑재한 상태에서도 이런 승차감을 보여준다는 것은 정말 놀랍다.

미래적이면서도 역동적이고, 동시에 아늑함을 느끼게 하는 아우디 e-트론 GT의 인테리어.

견고하면서도 안락한 주행 특성을 만끽할 수 있는 인테리어 또한 즐거움이다. 운전석 도어를 열기만 해도 새로운 조형미를 느끼면서 신시대가 열렸구나 하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스포티한 스포츠 시트와 분명한 선들로 반듯한 대시 보드는 드라이버 콕핏의 스포티한 분위기와 함께 새로운 장비들이 가득한 미래가 열린다는 이미지를 분명하게 전달한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앉아 보면 몸은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아우디 S 모델, 그랜드 투어러의 감각 그대로다.

뒷좌석 공간은 아주 넓지는 않다. 하지만 성인 두 명이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배터리 팩에서 모듈 두 개를 제거하여 발 공간을 확보하는 설계에서도 보장된다. 그리고 같은 레이아웃의 형제 모델보다 조금 더 넓고 시원하게 느껴지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는 없다.

뭐니뭐니해도 아우디 e-트론 GT 콰트로의 백미는 외관 디자인이다. 멋지다. 매끄러운 4도 쿠페의 실루엣과 아우디 특유의 앞모습을 새롭게 해석한 얼굴은 스포티함과 존재감을 모두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작지 않은 얼굴을 갖고도 공기 저항 계수 0.24를 달성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아우디는 자동차 LED화의 시작점이다. 그리고 e-트론 GT에서 또 한번 진화한다.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레이저를 품어 성능을 한 번 더 끌어올렸고 화려한 이벤트가 눈길을 끄는 테일 램프는 풍만한 곡선의 차체 실루엣에 잘 녹아들어 자연스러운 수준까지 숙성되었다.

물끄러미 e-트론 GT 콰트로를 바라본다. 오버랩 되는 모델이 있다. 다들 예상하셨겠지만 아우디 S7이 바로 장본인이다. 개인적으로는 날 것 그대로의 폭발적인 고성능을 자랑하는 RS 7보다 독일 북해까지 단숨에 달려도 지치지 않는 상쾌하고 묵직한 S7의 견고한 고성능이 더 기억에 남는다.

고성능을 피곤하지 않게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는 것. 이런 럭셔리, 즉 호사는 미래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아우디 S 모델의 계보를 잇는 e-트론 GT에게서 엿보인다. 그래서 나는 올해의 아우디로 e-트론 GT 콰트로를 뽑았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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