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강 고성능 아우디 RS 6 아반트의 아주 급진적인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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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 6 아반트는 고성능으로 주목받지만 근본은 왜건이다.

극강 고성능 아우디 RS 6 아반트의 아주 급진적인 등장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아우디 아반트 차량의 옆모습

아우디 RS 6 아반트로 알아보는 아우디 아반트 이야기

극과 극이 대조를 이루는 현상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날씨는 봄과 가을이 사라졌다고 할 정도로 뜨거운 날 아니면 추운 날로 나뉜다. 코로나 이후 극장은 텅 비었지만, OTT 시장은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 수도권은 인구밀도가 엄청나게 높지만, 지방 소도시는 한적하다.

자동차 분야도 극과 극이 대조를 이룬다. 3기통과 12기통 엔진, 가격 몇 백만 원과 수십억 원, 일년 판매량 수십 대와 수백만 대, 2인승과 7인승, 납작한 스포츠카와 껑충한 SUV 등. 대중적인 차와 희소한 차도 서로 다른 쪽을 바라본다. 대중적인 차는 누가 봐도 호감이 가고 튀지 않아서 여러모로 무난하고 부담이 덜 간다. 단점이라면 도로에 많이 굴러다녀서 너무 흔하다. 희소한 차는 독특하고 개성이 강해서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다만 취향에 맞지 않을 확률도 높아서 선뜻 구매하기가 쉽지는 않다.

예전에는 희소한 차가 소수 마니아의 전유물이었지만, 요즘에는 남과 다른 차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희소한 차의 인기도 올라갔다. 업체들도 시장 확대를 위해 희소한 차 개발에 적극 나선다. 틈새나 고성능 모델 등 애초에 희소하게 나오는 차도 있지만, 지역이나 문화 차이에 따라 대중적인 모델이 희소한 차 취급받기도 한다. 유럽에서 인기 많은 왜건이나 미국에서 대중적인 픽업은 우리나라에서는 희소한 차에 속한다.

아우디 A4. 유럽에서 인기 많은 왜건도 국내에서는 희소한 차 취급받는다.

희소한 차도 그 분야 안에서 급이 갈린다. 대중성을 어느 정도 확보해 인기를 끄는 희소한 차가 있는가 하면, 어떤 차는 아무나 구매를 시도하기 힘들다. 희소한 차에 상중하 등급을 매긴다면 아우디 RS 6 아반트는 특상 정도 되는 차다. 고성능 중에서도 최강 그룹에 속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특별한 차로 여기는 왜건 형태다. 흔치 않은 두 요소가 결합한, 희소한 차 중에서도 희소한 차다.

일단 왜건을 떼놓고 보자. 배기량 V8 4.0L 트윈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600마력, 최대토크는 81.6kg・m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은 3.6초 만에 끝내고 최고시속은 305km(안전제한)까지 올라간다. 모양만 일반 아반트와 비슷할 뿐 성능은 슈퍼카급이다. 아우디 고성능의 정수 RS의 막강한 성능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성능이 워낙 출중해서 RS 6 아반트는 왜건보다는 고성능으로 주목받는다. 대부분 출력과 제로백 등 넘치는 성능에 관심을 보인다. 왜건이지만 왜건 같지 않은 모델이 RS 6 아반트다.

‘형태가 특이한 고성능 모델’로 인식된다 하더라도, 어찌 됐든 RS 6 아반트는 왜건이다. 감춰진 왜건의 장점과 개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아우디는 왜건을 아반트라고 부른다. 오래전부터 아반트를 만들었고, 다양한 변종 모델을 내놓았다. RS 6 아반트는 고성능 모델 이전에 왜건으로서 아우디 아반트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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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 6 아반트는 고성능으로 주목받지만 근본은 왜건이다.

아우디 모델 중 A4와 A6 두 차종에 아반트가 있다. 전체 17개 차종 중에서 두 개만 해당하니 숫자가 좀 적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A4 아반트는 기본형, g-트론(천연가스 모델), 올로드 콰트로, S4, RS 4로 나뉜다. A6 아반트는 기본형, TFSI e-콰트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올로드 콰트로, S6, RS 6로 구분한다. 하이브리드, 오프로드, 고성능, 초고성능 등 분야별로 다 나온다. 아반트가 구색 맞추기 차종이 아니라 당당한 핵심 모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RS도 수요가 큰 모델은 아닌데, 하필이면 비인기 차종인 왜건을 들여왔을까? 차라리 세단으로 들여오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줄로 안다. RS 6은 아예 세단이 없다.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오히려 왜건 대신 세단이 나와야 않아야 정상처럼 보인다. 현재 RS 6는 4세대인데, 1세대와 2세대 때는 세단과 아반트가 같이 나오다가 3세대부터 아반트만 나온다. 아랫급인 RS 4도 상황은 비슷하다.

RS 6이 아반트로만 나오는 이유를 아우디에서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시장 상황으로 추정해보면 RS 모델이 아반트가 세단보다 인기가 많아서다. 고성능 모델은 수요가 한정적이어서 판매량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유럽에서 왜건의 인기를 고려하면 고성능 모델도 왜건 선호도가 높다. 고성능 모델은 성능과 더불어 일상에서 활용성을 따지기 때문에 실용성 높은 모델이 판매에 유리하다.

RS 6의 주축은 초창기부터 아반트였다.

아우디의 판매 전략도 따져봐야 한다. RS 7 스포트백이 RS 6 세단 역할을 해내기 때문에, RS 6 세단이 따로 나온다면 중복이 된다(RS 5와 RS 4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세단형은 RS 7, 왜건형은 RS 6 아반트로 구분해 라인업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RS 7 스포트백 대신 RS6 세단을 내놓아도 될 법하지만, 성능뿐만 아니라 개성까지 특별한 모델로 고성능 모델의 성격을 확립하려는 목적도 무시할 수 없다. 평범한 세단보다는 스포트백과 아반트가 개성을 살리는 데 더 유리하다.

아우디 고성능에서 아반트가 차지하는 위상은 특별하다. RS 모델이 처음 나온 때는 1994년인데, 그때 선보인 차가 RS 2 아반트다. 2.2L 5기통 엔진을 얹어 315마력, 41.8kg・m 토크를 냈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4초 만에 주파했다(비공식 기록 4.8초). 대배기량 엔진을 능가하는 성능에 슈퍼카 수준 출발 가속 등 놀라운 성능을 보여줬다. 그 다음으로 선보인 RS 모델인 RS 4 아반트 역시 유사한 특성을 드러냈다.

일반차와 비슷한 외모에 스포츠카와 맞먹는 성능이 고성능 모델의 특징이다. 일반 모델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일상에서 타기 편하고 실용성이 높은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아우디가 RS 초창기에 내놓은 RS 2 아반트와 RS 4 아반트는 성능과 실용성의 결합이라는 고성능 모델의 본질을 잘 살렸다. 이런 아우디 RS의 특성을 계속 유지해서 현재 RS 6 아반트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RS 초기부터 자리를 지켜온 아우디 RS 4 아반트.

왜건은 세단을 기반으로 하지만, 세단 트렁크 윗부분에 구조를 추가한 만큼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구조물 추가는 곧 무게 증가를 뜻한다. A6 세단과 아반트 기본형을 비교하면 각각 1640kg과 1710kg으로 70kg 차이가 난다. 뒤가 박스형이라서 매끈한 세단보다 공기역학은 불리하다. 무게와 공기역학 때문에 최고속도와 가속시간도 차이가 난다. A6 세단과 아반트의 최고시속은 224km와 219km이고, 제로백은 9.3초와 9.4초다. 세단이 살짝 앞선다. 고성능으로 가면 이런 차이는 줄어든다. 성능이 워낙 강력한 데다가 설정을 최고에 맞추기 때문이다. RS 6 세단이 나오지 않아서, 대신 RS 7과 RS 6 아반트를 비교하면 제로백과 최고속도는 3.6초와 305km로 같고 무게는 아반트가 단지 10kg 무거울 뿐이다.

일반 세단과 아반트의 운동성능은 차이가 조금 나지만 실용성은 아반트가 앞선다. 넓은 짐 공간은 SUV 부럽지 않은 수준이고, 세단과 달리 입구가 넓어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다. 세단과 비슷한 승차감과 운전 감각을 보이면서 SUV 못지않은 공간 활용성을 갖췄다. 짐을 많이 싣고 장거리 여행을 자주 다니는 문화권에서는 이보다 좋은 차가 없다. 차를 이용해 직접 짐을 실어 나를 일이 많은 생활환경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왜건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RS 6 아반트는 날렵한 선으로 그려내 크로스오버 분위기를 풍긴다.

유럽에서 인기 있는 왜건이 국내에서 관심이 덜한 이유는 짐차 이미지가 깊이 박혀서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는 왜건은 짐 공간을 최대화하기 위해 뒤를 박스형으로 만든다. 투박해 보이고 앞뒤의 조화가 좀 어색하게 느껴진다. 사실 이런 짐차 이미지는 옛날 왜건 모습에서 비롯된 선입견이다. 요즘 왜건은 뒷부분에 경사를 주고 매끈하게 다듬어서 왜건보다는 크로스오버처럼 보인다. SUV가 왜건 영역을 침범하면서, 자리를 지키지 위한 왜건의 변화도 과감해지고 있다. 아우디 아반트도 그렇다. 특히 RS 6 아반트는 기본 디자인이 날렵하고 차체 곳곳 세부 부분에 역동적인 변화를 줘서 왜건 느낌이 덜하다. ‘고성능 왜건’이 아니라 ‘개성 강한 고성능 자동차’로 보인다.

RS 6 아반트 출시를 계기로 왜건 시장과 아우디 아반트 모델을 되돌아보았다. 국내 3대 비인기 차종은 해치백, 픽업, 왜건이다. 해치백은 수입차를 중심으로 반응이 좋고, 픽업은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왜건도 스타일이 괜찮은 차를 중심으로 작게나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RS 6 아반트는 국내 왜건 시장이 무르익을 때나 들어올 법한 차인데, 아주 급진적인 등장을 했다. 워낙 희소하고 수요가 제한된 차라 왜건 시장을 뒤흔들지는 않겠지만, 아우디 ‘아반트’를 확실하게 각인하는 역할은 제대로 해낸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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