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아우디 스티어링 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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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차량의 스티어링 휠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아우디 스티어링 휠의 비밀

기술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아우디 스티어링 휠의 과거와 현재 (1993년 vs 2021년)

▶ 아우디의 또 다른 기술 세계, 스티어링 휠

"등잔 밑이 어두웠다. 아무 생각 없이 쥐는 스티어링 휠이 심오한 기술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일 줄이야"

‘자동차는 바퀴 네 개 위에 상자를 얹은 구조다.’ 자동차의 본질이나 기본 구조를 이야기할 때 자주 나오는 말이다. 굴러간다는 본질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바퀴가 꼭 필요하다는 뜻이다. 우연의 일치처럼 바퀴는 밖에는 물론 안에도 필요하다. 안에서 방향을 바꾸는 바퀴, 스티어링 휠이다. 안팎의 두 바퀴가 차의 본질을 이룬다.

자동차는 방향을 잘 바꿔야 한다. 방향을 바꾸는 기능이 없다면 차는 죽어라 직진만 해야 한다. 방향을 바꾸는 기능이 있더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방향을 틀다가 각도가 제대로 맞지 않아서 옆 차 또는 주변 시설이나 장애물에 부딪히기 쉽다.

방향 전환은 너무 당연한 기능이라서 운전자 대부분이 평소에는 아예 스티어링 휠의 존재를 인식하지도 않는다. 파워스티어링이 나오기 전에는 주차할 때 낑낑거리며 스티어링 휠을 돌려야 해서 방향 바꾸는 게 힘든 일이라 여겼지만, 오래전부터 대부분 파워스티어링으로 바뀌어서 이제는 힘든 기억조차 없는 사람이 더 많다.

아우디 스티어링 휠 모습

자동차의 방향은 스티어링 휠을 이용해 바꾼다. 스티어링 휠이라는 말은 잘 쓰지도 않고, 들어봤다고 해도 왜 그렇게 부르는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운전대 또는 핸들이 더 익숙하다. 방향을 바꾸는 것을 ‘스티어(steer)’, 관련한 기계 장치 일체를 ‘스티어링(steering)’이라고 하므로 스티어링을 작동하는 바퀴를 스티어링 휠이라고 부른다. 운전할 때 휠을 돌리는 행위 뒤에는 스티어링이라는 중요한 실체가 있다.

스티어링은 방향을 조종한다고 해서 ‘조향’이라고도 부른다. 스티어링의 기능은 단순히 방향을 바꾸는 데만 그치지 않고 차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반응이 빠르냐 느리냐, 작동이 예민하냐 둔하냐, 조종할 때 힘이 어느 정도 드는가, 돌리는 만큼 차체가 따라 움직이는가, 유압식인가 전동식인가 등 여러 요소에 따라 차의 움직임 특성이나 운전자가 느끼는 감각에 차이가 생긴다.

최근 늘어난 운전자 보조 장치나 자율주행 기능을 보면 대부분 차가 방향을 바꾸는 것과 관련 있다. 알아서 차선을 유지하거나, 차선을 바꾸거나, 자동으로 주차하는 등 여러 기능이 스티어링 조작에서 비롯된다. ‘방향을 바꾼다’는 원래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스티어링의 기능과 역할은 나날이 중요해지고 발전하고 있다.

스티어링 휠의 둥글고 가느다란 모양은 전 세계 자동차의 공통 사항이지만, 그 안에 담긴 기술과 역사와 노하우는 천차만별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스티어링 휠도, 그 안에는 브랜드 특성과 추구하는 바가 담겨 있다. 아우디의 스티어링 휠도 브랜드의 특성과 기술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세련되고 역동적인 감성과 첨단 이미지를 풍기는 아우디 스티어링 휠도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해왔다.

운전자 보조 기능의 대부분은 스티어링 조절이다

1980년대 아우디 스티어링 휠은 철 복합재 구조였다. 유압식 스티어링도 이때 도입되었다. 당시에는 스티어링 휠의 기능은 방향 전환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부가 기능이라고는 경적밖에 없었다. 1991년 알루미늄 복합재 구조로 바뀌었고, 운전석 에어백이 표준 장비로 자리 잡으면서 스티어링 휠 속으로 들어왔다. 볼륨 조절을 비롯해 차의 기능을 제어하는 첫 번째 버튼이 스티어링 휠에 생겼다. 2010년 다이캐스트 마그네슘 구조, 멀티펑션 버튼, 패들시프트, 열선 등 소재와 구조와 기능에 큰 변화가 생겼다. 2014년 에어백 크기가 줄어들면서 스티어링 휠을 개발하는 자유도가 커졌다. 2021년 터치 조작과 그립 감지 등 첨단기술을 도입했다.

모양도 달라졌다. 둥근 모양으로 시작한 스티어링 휠은 아래가 평평한 디자인으로 발전했다. 아우디 Q4 e-트론은 아예 아래위를 모두 평평하게 처리했다. 미래 감성을 드러내고 진보적인 기술을 상징한다. 차에 타고 내릴 때도 편하다.

"새로운 지평을 열다"...아우디 Q4 e-트론 자세히 보기
아우디 스티어링 휠

스티어링 휠도 나날이 발전하면서 변화를 겪었지만, 아우디는 개발하고 제작할 때 일정한 기준을 따른다. 현재 200여 개에 이르는 아우디 스티어링 휠이 있지만 기본 제작 방향은 비슷하다. 가운데 부분은 가능한 한 작게 만든다. 디자인은 스포티하게 다듬는다. 모든 휠의 표준 지름은 375mm다. 림의 단면 타원형은 손바닥을 움켜쥐었을 때 윤곽에 자연스럽게 맞게 한다. 휠 림의 지름은 30~36mm 사이다. 스포크는 비교적 얇게 만든다. 스터어링 휠 위에서 하는 모든 조작은 엄지손가락으로 할 수 있도록 한다. 단순히 통일감을 주기 위해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아우디만의 특성이 휠마다 고르게 나타난다.

스티어링 휠은 차마다 각도가 다르다. 차의 성격, 운동 성능, 운전 자세 등을 고려해 각도를 맞춘다. 아우디의 경우 차종에 따라 SUV는 22~24도, 세단과 왜건은 17~21도에 맞춘다. 운전자가 상대적으로 낮게 정자세로 앉는 스포티한 모델은 스티어링 휠의 각도가 운전자와 거의 평행을 이룬다. 운전자 방향으로 가파르게 기운다는 뜻이다. 운전자 상체와 스티어링 휠 사이의 간격은 25~30cm다.

스티어링 휠에 브랜드의 특성과 개성을 담는다고 해도 멋대로 만들 수는 없다. 아우디 스티어링 휠 개발도 법률과 지침을 준수한다. 동그랗게 생긴 부품 하나를 만드는데도 따라야 할 법규와 지침이 35개가 넘는다. 안전, 충돌, 가연성, 디자인 소재, 보조 시스템 등 여러 요소에 따져야 할 부분이 많다. 아우디 스티어링 휠은 전 세계 시장에 동일하게 적용한다. 유일한 차이점은 에어백이다. 나라마다 충돌에 대한 요구사항이 다르기 때문이다.

에어백은 스티어링 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자동차 테스트에서 스티어링 휠도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아우디 스티어링 휠 테스트는 트랙은 물론 정확한 판단을 위해 실제 도로에서도 이뤄진다. 운전을 자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남성과 여성, 나이가 적거나 많은 운전자, 키가 크거나 작은 사람, 운전을 험하게 또는 얌전하게 하는 사람 등 여러 조건에 맞는 테스트 드라이버를 투입한다. 도심, 시골, 고속도로 등 다양한 운전 조건에 600여 대 테스트카를 동원한다. 6개월 동안 70만 시간, 3500만km를 달린다.

요즘에는 스티어링 휠도 자동차 기능을 제어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차의 기능이 점점 많아져서 달리는 중에 조절하기가 쉽지 않은데, 스티어링 휠에 여러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하면 더욱 수월하고 안전하게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최신 아우디 스티어링 휠에는 최대 18개 기능이 들어간다. Q4 e-트론은 블랙 패널 터치스크린에 18개 기능을 통합해 넣었다. 정전식 그립 인식 기능도 들어간다. 운전자 보조 주행 기능을 지원할 때 필요한 기능이다. 림 외부 폼 아래 센서 패드를 배치해 운전자가 손을 대고 있는지 파악해낸다.

자동차의 자동화는 주로 스티어링 지원과 관련 있다. 아우디의 스티어링 지원 기능을 예로 들면, 차선을 유지하거나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변경하려 할 때 스티어링이 개입한다. 충돌이 예상될 때도 조향에 개입한다. 조향 토크를 낮추거나 높여 효과적으로 충돌을 방지하도록 돕는다. 주차할 때는 자동으로 스티어링 조작이 이뤄진다.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차의 성능과 형태와 특성이 다 다른 만큼 스티어링도 차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아우디 스티어링 시스템은 모두 5개다. 기본은 첨단 전자 기계식 파워스티어링인데 전동식으로 스티어링 장치를 구동한다. 전자 기계식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은 휠의 각도에 따라 스티어링을 다르게 구현한다. 다이내믹 스티어링은 주행 속도, 스티어링 각도, 주행 모드에 따라 구현 정도가 최대 100%까지 달라진다.

올 휠 스티어링은 2014년 Q7에 처음 도입했다. 앞뒤 조향 각도를 독립해서 조절한다. 저속에서는 앞바퀴와 뒷바퀴가 반대 방향 최대 5도,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최대 2도 움직인다. 저속에서 회전 반경을 줄여 주차할 때 편하고, 고속에서는 안정성이 높아진다. SUV 같은 덩치 큰 차종의 민첩성이 향상된다. 다이내믹 올 휠 스티어링은 첨단 두 기술을 조합한 아우디 스티어링 시스템 최고 기술이다. 조향비는 9.5에서 17.0사이에서 달라진다.

스티어링 휠을 까딱 건드리기만 하면 힘들이지 않고도 차의 방향이 달라진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손끝에서 차의 움직임으로 이어지기까지 복잡다단하고 정교한 기계 작용이 일어난다. 두 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쥐는 작은 행동 하나가 심오하고 광대한 기술의 세계로 이어진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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