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끈한 아우디 Q5가 디스트릭트 그린을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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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SUV Q5 차량이 도로를 주행하고 있습니다.

매끈한 아우디 Q5가 디스트릭트 그린을 만났을 때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아우디 Q5차량이 도로를 주행하고 있습니다.

▶ Q5가 이렇게 정갈한 SUV였나, 새삼 깨달았다 [시승기]

신형 아우디 Q5를 한참 쳐다봤다. 무엇보다 색이 독특해서. 녹색인데 밝거나 형광이 아닌 짙은 녹색. 공식 명칭은 디스트릭트 그린(District Green). 도회적인 그린이라고 해야 할까. 구역이라는 뜻처럼 확연히 주변과 자동차를 구분하는 독특한 녹색이다. 그러면서도 차체에 잘 스며들어 돋보이게 한다. 튀면서도 진중하고, 산뜻하면서 고급스럽다. 아우디가 부분 변경 Q5의 대표 색으로 디스트릭트 그린을 내세운 건 탁월했다. 부분 변경인데도 아예 달라 보이게 한다. 새로운 색이어서 정했겠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이런 색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중형 SUV가 Q5 말고 또 있을까? 아우디의, Q5의 위치를 새삼 떠오르게 한다.

모든 자동차가 자유롭게 색을 쓸 수 있지만, 아무 자동차나 독특한 색이 어울리는 건 아니다. 색을 감당할 수 있는 차종이나 디자인, 성격이 영향을 미친다. 도로에서 그 자체로 시선을 잡아끄는 슈퍼 스포츠카나 개성을 뽐내는 소형차 정도. Q5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굳이 나눈다면 패밀리카에 가깝다. 무난한 색이 주류를 이루는 영역에서 활동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디스트릭트 그린이 맞춤 수트처럼 잘 어울린다. 원래 그런 색을 즐겨 입은 것처럼. 덕분에 선입견에 균열을 일으킨다. 자연스레 Q5를 다시 보게 한다. 아우디의 감각을, Q5의 맵시를 재확인하게 한다. 부분 변경인데도 제대로 환기한다. 뭔가 새로워졌는데? 하면서.

아우디 Q5 앞모습

부분 변경은 페이스 리프트라고도 한다. 얼굴을 바꾸었다는 뜻이다. 단어 뜻에 알맞게 Q5는 부분 변경을 통해 전면 디자인을 매만졌다. 싱글 프레임 그릴을 팔각형으로 다듬고, 그릴 무늬도 격자에서 벌집 모양으로 바뀌었다. 그릴 테두리를 얇게 정리해 간결하게 정리한 점도 특징. 그릴과 헤드라이트를 분리해 위압적인 느낌 대신 간결한 느낌을 살렸다. 그러면서 눈매를 좌우하는 LED 주간주행등은 굵은 점선으로 바뀌어 상단으로 올렸다.

처음에는 뭐가 바뀌었는지 잘 모를 수 있다. 하지만 꼼꼼하게 살피면 인상이 사뭇 달라졌다. 전에는 전면이 한 덩어리로 보여 다소 뭉툭해 보였다. 이젠 세밀한 선으로 인상이 세세하게 표현했다. 차분하고 깔끔해졌다. 그릴 테두리의 굵기에 따라, 헤드라이트 속 LED 주간주행등의 위치와 형태에 따라 이렇게 인상이 달라진다. 전체적인 느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누가 봐도 아우디 SUV 앞모습이다.

하지만 큰 틀은 유지한 채 선의 굵기를 달리 해 다른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것만으로도 새로워졌다. 예전을 말끔히 지우면서 변해야 새롭게 느껴지는 건 아니다. 작다면 작은 변화지만 효과는 탁월하다. 섬세한 솜씨다. 보다 매끈해진 앞모습과 그 인상을 더욱 세련되게 증폭하는 특별한 색. 이 두 조합이야말로 신형 아우디 Q5를 다시 보게 한다. 아우디 Q5는 패밀리카 이전에 매끈한 SUV였지, 하는 감회.

Q5 차량의 실내 모습

실내는 변화 폭이 크진 않다. 부분 변경이니까.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위아래로 짝 지운 최신 아우디 인테리어 구성은 아니다. 대시보드 위로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쫑긋 솟은 형태. 대신 8.3인치에서 10.1인치로 크기를 키웠다. 아무래도 세대 변경 전 과도기 느낌은 어쩔 수 없다. 디스플레이에서 터치로 인포테인먼트를 조작할 수 있어 센터터널 위 MMI 터치 패드는 사라졌다. 그 자리에 싱글 프레임 그릴 형태로 수납공간을 만들어놨다. 처음에는 좀 허전한가 싶었는데 자질구레한 물건을 편하게 넣기에 유용하다. 가령 담배라든가, 스마트키라든가.

실내 구성이 최첨단을 지향하진 않지만, 아우디의 질감은 어디 가지 않았다. 익히 알고 있는데도 이곳저곳 만질 때마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정갈하고 매끈한 느낌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스티어링 휠과 기어노브 촉감은 언제나 최고. 흥미롭게도 센터페시아 버튼에 터치센서를 적용했다. 아날로그처럼 보이면서도 디지털 감각을 적용해 또 새롭다. 여전히 디지털 계기반, 버추얼 콕핏은 운전석 분위기를 끌고 간다. 잘 만들어놓은 디자인은 그 결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만족도를 높이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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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차량의 뒷 라이트

시동을 켜니 조용하다. 디젤엔진 방음 기술이 좋아졌어도 가솔린 엔진의 정숙함은 티가 난다. 역시 가솔린. 아우디 Q5는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었다. 최고출력은 265마력, 최대토크는 37.7kg·m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6.1초. 활기찬 출력을 드러내는 숫자다. 뒷목에 소름 돋을 정도는 아니지만 호쾌한 면모를 품었다. 주행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놓고 패들시프트로 기어 변속하며 달리면 제법 짜릿함에 취할 수도 있다. 콰트로가 노면을 믿음직스럽게 잡아주니 맘 편히 즐길 수 있다.

첫 인사를 진하게 한 다음 느긋하게 여유도 만끽해본다. 평상시 주행할 때 대부분을 차지할 감각이니까. 주행모드를 컴포트로 놓고 차체 거동을 살핀다. SUV다운 거동이 드러난다. 무게 중심이 위에 있는 물리적 형태대로 나긋나긋하게 차체를 움직인다. SUV는 다 그렇게 움직이지만 정도 차이가 있다. 너무 헐렁하면 피곤하고 바짝 조이면 그 맛이 안 산다. 고성능 SUV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편이 품이 넓다. 아우디 Q5는 그 정도를 잘 다잡았다. 움직임이 알기 쉽고 과하게 뒤뚱거리지 않는다. 깔끔하게 무게 중심을 다스린달까.

Q5의 옆모습

하체 감각도 기본적으로 깔끔하고 탄탄하다. 에어 서스펜션의 고급스런 느낌까지는 아니더라도 젊고 활기찬 느낌을 준다. 매끈하게 바뀐 외관이 다시금 떠오르는 거동이다. 산뜻하달까. 외관에서 받은 이미지가 승차감으로도 이어지면 운전할 때 즐겁다. 자동차의 모든 요소가 통일된 감각으로 감흥을 전하면 운전자는 흐뭇해질 수밖에 없다. 만듦새의 차이는 이런 점에서 드러난다. 아우디 Q5가 이렇게 정갈한 SUV였나, 새삼 깨닫는다.

부분 변경 아우디 Q5는 안팎이 대폭 변하진 않았다. 대신 꼼꼼히 살펴보면 장점을 갈고닦았다. 전면 디자인을 매만져 한층 세련된 인상을 풍긴다. 실내는 편의성을 보완했다. 첨단 주행 보조장치 역시 빼놓지 않았다. 요즘 없으면 아쉬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연결성도 높였다. 부분 변경으로서 내실을 기한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디스트릭트 그린을 추가한 점이 이번 부분 변경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익숙한 아우디 Q5를 새로 바라보게 했다. 아우디 Q5로 표현할 수 있는 감각의 폭을 넓혔달까. 도로에서 디스트릭트 그린을 입은 아우디 Q5가 많이 볼 수 있기를.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상기 이미지는 국내 판매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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