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제로가 되는 그날까지!…아우디의 슬기로운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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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리 차량 후방 라이트 부분

탄소 제로가 되는 그날까지!…아우디의 슬기로운 선택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태양열 전지가 펼쳐져 있는 모습

▶ 아우디의 또 다른 목표, 탄소 제로

"탄소를 줄여야 한다. 완전히!"

화학은 어렵다.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수학만큼 어려워하는 과목이 화학이다. 다행히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화학을 배울 일은 없다. 화학 현상이나 제품 등 화학을 빼놓고 우리 생활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일상에서 화학 지식을 직접 써먹을 일은 드물다.

자동차는 화학과 깊이 관련 있는 제품이다. 제조 과정에서 들어가는 소재도 화학 제품이 많고, 타고 다니는 단계에서 사용하는 연료도 화학 산업에서 얻는다. 다행히 화학 지식이 빈약해도 차를 타고 다니는 데는 지장이 없다.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구분하는 정도의 상식만 갖추면 된다. 연료의 성분이나 특성을 굳이 알 필요도 없다.

화학 집약체인 차를 소유하거나 몰고 다니더라도, 화학 지식을 갖추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화학 지식이 필요한 분위기가 자동차 시장에 이어지고 있다. 알고 싶지 않은데 알아야만 할 듯한 압박감이 밀려온다. 화학 지식 습득 압박을 주는 단어는 ‘탄소’다. 탄소 중립, 탄소 제로, 탄소 발자국, 탄소 배출권 등. 자동차에서 탄소하면 고성능 모델이나 고급 스포츠카에 사용하는 딱딱한 탄소섬유밖에 생각나지 않는데…. ‘제로’라는 말을 보니 줄여야 한다는 뜻인 듯한데, 탄소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없애려고 할까?

지구를 사람의 손으로 감싼 이미지

무엇인가 악의 축이 된 듯한 물질이 탄소가 처음은 아니다. 예전에 온실가스의 주성분이라고 해서 이산화탄소가 나쁜 물질 취급받았다. 자동차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대표 제품이어서 예외는 아니었다. 연비 표시에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함께 표시할 정도로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연비와 다르게 실체를 체감하기 어려워서 그런지 여전히 와닿지는 않는다.

이산화탄소에 이어서 탄소가 자동차에서 나오는 해로운 물질의 자리를 넘겨받은 듯하지만, 실제로는 이산화탄소의 연장선이 탄소다. 온실가스가 증가하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올라가고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한다. 평균 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탄소 중립이다. 온실가스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을 6대 온실가스로 꼽는다. 이 중에서 이산화탄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이른다.

탄소 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나 제거해서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개념이다.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을 같게 해서 탄소의 순 배출량이 0이 되게 한다는 뜻이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같은 화석 연료는 탄소와 수소로 구성되어서 탄화수소 에너지원이라고 부른다. 화석 연료를 태워 에너지를 낼 때는 반드시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결국 탄소 중립은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더는 증가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아우디 차량의 엔진 이미지

낯설게 들리는 탄소 발자국은 무엇일까? 인간이나 동물은 걸을 때 발자국을 남긴다. 탄소 발자국은 상품을 만들고 쓰고 버리는 등 인간의 삶이나 기업이 벌이는 온갖 활동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수치화 한 것이다. 표시는 무게 단위인 kg이나 심어야 하는 나무 그루로 나타낸다.

탄소 중립을 다루는 내용을 보면 이산화탄소의 무게가 작게는 그램 단위에서 많게는 수백만 톤까지 나온다. 평소에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워낙 가벼운 존재로만 여겨서 ‘기체도 무게 있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기체도 엄연히 무게가 있다. 기체의 한 종류인 이산화탄소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탄소 중립에 동참하는 때에 자동차 업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특히 자동차는 온실가스를 내뿜는 제품이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자동차를 만들면 된다. 배출가스를 내뿜지 않는 전기차가 대표적인 예다. 내연기관은 연소 효율을 높이거나 저감 기술 등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자동차 자체만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는 나오므로, 결국 자동차와 관련한 모든 과정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해야 한다.

전기차 두 대가 충전하는 모습

자동차 업체들은 탄소 중립을 지상 목표로 삼고 이산화탄소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우디를 예를 들어보자. 2050년까지 아우디는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5년까지 자동차 수명 주기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이상 줄이려고 한다.

아우디는 e-트론이라는 전기차 전용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e-트론을 시작으로 e-트론 GT, Q4 e-트론까지 세 종류가 나왔다. ‘TFSI e’가 붙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A3, A6, A7, A8, Q3, Q5, Q7, Q8 등 다양한 모델에 걸쳐 내놓고 있다. 아우디는 2025년까지 전기차 모델을 2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 탄소 제로에 도전하는 아우디 e-트론 자세히 보기
아우디 공장의 모습

전기차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하지 않지만 에너지로 사용하는 전기를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재생 가능 에너지보다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이 더 많아진다. 아우디는 에너지 공급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고 투자할 계획이다. 전기차의 비중이 높아지면 전기 수요가 늘어나므로, 재생 에너지를 사용한 전기 생산 비중을 높이려고 한다. 유럽에 풍력과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5TWh 용량 친환경 전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도로에 다니는 모든 아우디 전기차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친환경 전기로 채우려고 한다.

에너지 소모가 많은 자동차 생산 공장은 탄소 중립이 더 철저히 이뤄져야 하는 곳이다. 아우디는 자체 전략인 ‘미션:제로’ 환경 프로그램에 따라 탄소 중립을 실현해 나간다. 벨기에 브뤼셀 공장은 2018년부터 탄소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브뤼셀에 이어 헝가리 죄르 공장도 2020년 탄소 중립을 실현했다. 헝가리 공장은 재생 에너지만 사용한다. 2012년부터 지열을 난방에 사용했고, 2020년 10월부터 유럽에서 가장 큰 태양광 발전 시설을 지붕에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

헝가리 공장 태양광 발전 시설의 넓이는 16만m2이다. 축구장 넓이의 22.4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면적이다. 솔라 셀의 개수는 3만6400개이고, 연간 에너지 생산량은 9.5GWh로 3800가구가 쓸 수 있는 양이다.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는 4900t에 이른다.

아우디 멕시코 공장의 전경입니다.

독일 잉골슈타트와 네카줄름 공장은 전체 탄소 중립 달성률이 70%, 멕시코 산호세 치아파 공장은 77%다. 네카줄룸 뵐링거 호페 생산 라인에서 만드는 e-트론 GT와 폭스바겐 츠비카우 공장에서 생산하는 Q4 e-트론은 탄소 중립 공정을 따른다. 아우디는 2025년까지 모든 시설을 탄소 중립화할 계획이다.

물류에서는 운송을 전기나 천연가스 기관차를 활용하는 철도로 대체한다. LNG나 바이오 메탄 등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트럭을 확대하는 등 공급망에서도 탄소를 줄이는 데 주력한다. 대체 연료 트럭은 디젤 트럭과 비교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 질소산화물은 80% 줄어든다.

생산 과정에서 차 한 대당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재생 전기 사용이 늘면서 크게 줄었다. 2018년 600.57kg에서 2020년에는 276.10kg으로 낮아졌다. 그룹 전체 에너지 소비량은 2018년 277만5442MWh에서 2020년 240만8712MWh로 줄어들었다. 이 중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 비중은 42.5%에서 63.4%로 증가했다. 그룹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은 2018년 61만9140t에서 2020년 23만2334t으로 감소했다.

자동차 산업은 유행을 탄다. 최신 유행은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이다. 눈에 띄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 못지않게 탄소 중립도 자동차 업체들이 몰두하는 분야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보니 달성 여부가 자동차 업체의 역량을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 탄소 중립, 탄소 발자국 등 낯설고 어려운 이야기들이 나오고, 제대로 알려면 골치 아픈 화학 내용까지 파고들어야 한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제로가 되는 그날까지 그들이 다 알아서 한다. 아우디를 보면 알 수 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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