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거면 제대로 해야죠’...아우디 전기차의 거침없는 질주
  • stage_exterior_front.jpg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 카

‘할 거면 제대로 해야죠’...아우디 전기차의 거침없는 질주

브랜드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아우디 e-트론 S 스포트백이 길 위에 서 있습니다.

▶ 전기차 시장에서 미친 듯 달려 나가고 있는 아우디

전기차를 향한 속도전에서 아우디가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배터리 전기차 시장에 늦게 뛰어든 독일 자동차 업계는 안팎에서 쏟아지는 비판에 거의 매일 노출되다시피 했다. 특히 내부로부터 나온 자성의 목소리는 그 어떤 비판보다 뼈아팠다.

자동차에 있어서만큼은 늘 트렌드를 주도해왔다 자부한 그들이었기에 테슬라와 같은 신생 브랜드가 고급 전기차 시장을 휩쓸고 다니는 모습을 속절없이 지켜만 보는 것은 보통 괴로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괴로움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자금과 기술력을 앞세워 전기차 시장에서도 리더가 되기 위한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우디는 그런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도 현재 가장 앞서 달려가고 있다.

밤에 e-트론충전 중인 모습

◆ 아우디 e-트론의 대공습

아우디가 처음 내놓은 배터리 전기차는 e-트론이다. 2018년 가을 처음 공개된 이 순수전기 SUV는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기능 등을 앞세워 많은 이의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유럽에서 2019년 출시된 이후 판매가 1억 원 전후 고급 전기차 중 가장 성공적인 길을 가고 있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재규어와 메르세데스 전기차와의 판매량 경쟁에서 확실한 차이를 보인 것은 물론, 테슬라의 고가 모델들 역시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다.

▲ 2019년과 2020년 유럽 고급 전기차 판매량 변화 (자료=카세일즈베이스닷컴)

  • 아우디 e-트론 (2019년 : 18,382대 / 2020년 : 27,713대)
  • 메르세데스 EQC (2019년 : 1,432대 / 2020년 : 14,645대)
  • 재규어 I-페이스 (2019년 : 12,232대 / 2020년 : 13,444대)
  • 포르쉐 타이칸 (2019년 :746대 / 2020년 : 12,332대)
  • 폴스타 폴스타2 (2019년 : 0대 / 2020년 : 8,746대)
  • 테슬라 모델 X (2019년 : 7,861대 / 2020년 : 6,007대)
  • 테슬라 모델 S (2019년 : 8,635대 / 2020년 : 5,562대)
아우디 e-트론 GT 콰트로

등장과 함께 유럽의 고급 전기차 시장을 이끈 e-트론은 어느새 출고량 10만 대를 넘겼다. 시장에서 확실하게 인정받으며 자리 잡은 것이다. 아우디는 e-트론의 시장 공략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나온 듯하다. 기본형이 나온 이듬해엔 쿠페 타입의 e-트론 스포트백을 내놓았으며, 다시 100마력 더 강력한 e-트론 S와 e-트론 S 스포트백이 나왔다. 실용성, 스타일, 성능 등을 모두 고려한 구성이 돋보인다.

틈을 주지 않고 두 번째 전기차로 곧바로 이어졌다. e-트론 GT가 그 주인공이다. 포르쉐 타이칸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나온 이 전기차의 등장은 뛰어난 성능에 승차감 좋은 고성능 쿠페를 기다리던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500마력대 e-트론 GT는 600마력대 RS e-트론 GT와 함께 판매가 시작됐으며, 지난 5월에는 독일에서 200대가 넘는 판매량을 보였다. 이는 A7의 독일 내 월간 판매량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계속 판매량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우디는 이처럼 고가 프리미엄 전기차만 내놓은 게 아니다. 올해 4월 Q4 e-트론을 론칭했다. 브랜드 최초로 선보인 콤팩트 전기 SUV였다. 주행거리도 나쁘지 않다. 유럽 WLTP 기준 완충 후 500km 넘게 달릴 수 있다. A3부터 Q3 등, 콤팩트 아우디 모델들을 애용하는 운전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 받을 수 있는 그런 모델이 나온 것이다.

아우디 Q4 e-트론

◆ 아우디는 빠르게 내놓고 다양하게 구성했다

사실 아우디는 전기차 최대 격전지인 중국 시장 전용으로 이미 2019년에 Q2L e-트론 같은 작은 전기 SUV를 선보인 바 있다. 고성능, 고품질의 고가 모델만이 아닌, 이처럼 실용적인 전기차를 통해 시장에서 또 다른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지금까지 출시된 모델만 봐도 아우디가 전기차 시장 진출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e-트론 4가지, e-트론 GT 2가지, Q4 e-트론 2가지 등, 3개 모델이 총 8개 라인업으로 구성돼 있다. 판매일 기준으로 볼 때 불과 3년 만에 만들어진 촘촘한 전기차 라인업이다. 현재 프리미엄급 브랜드 중 테슬라에 맞서 이런 다양한 구성을 한 곳은 아우디뿐이다. 그런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최근 A6 e-트론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준대형급 전기 세단을 시장에 내놓을 것을 예고했다.

여기에 왜건 전기차 A6 e-트론 아반트가 2022년 하반기에 함께 선보일 것이라는 소식이 계속 독일 매체들을 통해 나오고 있다. 예상도이기는 하지만 세련된 아반트 디자인은 왜건을 좋아하는 고객들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해 보인다. 또한 오래전부터 얘기되고 있는 콤팩트 쿠페 TT의 크로스오버로의 변신도 전기차를 전제로 진행되고 있다. TT의 대변신 역시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SUV와 SUV 쿠페, 또 고성능 GT 모델부터 경제성을 강조한 콤팩트 SUV, 그리고 왜건이 포함된 세단 전기차와 변형된 크로스오버 모델까지. 출시된 모델부터 앞으로 나올 모델 모두 매력적이며, 구성은 다채롭기 그지없다. 아우디는 2025년까지 20개가 넘는 새로운 전기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한 연구 개발에만 2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시작은 다소 늦었지만 일단 시작이 되자 그 어떤 브랜드보다 빠르게 전기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 카

◆ 막강 플랫폼부터 전용 충전 허브까지

아우디가 이처럼 다양한 전기차를 빠르게 내놓을 수 있는 것은 그룹 차원에서 마련된 플랫폼 계획의 성과라 할 수 있다. e-트론은 MLB 에보 플랫폼을 통해, e-트론 GT는 J1 플랫폼으로, Q4 e-트론은 MEB 플랫폼, 그리고 앞으로 나올 예정인 A6 e-트론과 TT e-트론은 포르쉐와 함께 개발한 PPE 플랫폼을 통해 나오게 된다. 효율과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플랫폼 구성이 이보다 더 앞서 있는 곳은 없다.

뿐만 아니라 아우디는 전용 충전 허브를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1층에서 고속 충전을 하는 동안 2층에서 고객들에게 커피와 음료, 스낵 등을 대접하는 등 편하게 쉴 수 있도록 계획됐다. 아우디의 전기차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어울리는 그런 고급 서비스가 함께 마련되는 것이다.

지난 3월,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아우디의 전기차 시장 전략이 충분하냐고 물은 것이다. 이때만 하더라도 아직 Q4 e-트론이 공식 데뷔를 하기 전이다. 그럼에도 설문에 참여한 이들의 44%가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등 경쟁 브랜드와 비교해 아우디가 전기차에서 더 앞서 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아우디 충전 허브

그렇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본 비율은 40%였으면 16%는 의견을 보류했다. 아마 지금 다시 질문을 던진다면 긍정적인 대답의 비율은 훨씬 더 늘 것이다. 그만큼 짧은 시간 동안 아우디의 전기차 시장 공략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우디는 지금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그 어떤 곳보다 빠르게 전기차를 내놓고 있으며, 그 종류 또한 다양하다. 그런 와중에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환경 투자에도 거침이 없다. 마치 ‘할 거면 제대로 해야죠.’ 라고 하는 듯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늦은 출발에 대한 아쉬움을 얘기하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당연하다. 아우디의 요즘 전기차 질주를 보면 그럴 수밖에 없어 보인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상기 이미지는 국내 판매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본 차량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은 구매 시 제공되는 사용설명서와 별도 책자를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구입한 차량의 실제 사양은 표시된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부 모델은 공급이 불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