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기술을 통해 본 운전자 시야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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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정보를 표시하는 아우디 Q4 e-트론 최신 헤드업 디스플레이

아우디 기술을 통해 본 운전자 시야 변천사

기술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아우디 차량 실내 모습, 운전대를 잡고 있다.

▶ 기술이 발달하면 운전자의 시선에도 변화가 생긴다

몽골 유목민의 시력이 좋은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몽골 유목민의 시력은 대략 3.0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보통 사람의 최고 시력은 2.0이다. 시력 검사표에 2.0까지만 적혀 있어서다. 2.0만 되어도 꿈의 시력이라 여기는데, 3.0이라니 놀랍기 그지없다. 칭기즈칸이 세계 정복에 나섰을 때, 군인들이 10km 넘게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이 적군인지 아군인지 구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니 시력이 얼마나 좋은지 짐작할 수 있다. 몽골 유목민이 시력이 좋은 이유는 넓은 초원에서 생활하고 먼 곳을 바라보는 일이 일상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몽골 유목민은 시력의 ‘끝판왕’이 아니다. 티베트 유목민은 4.0. 이탈리아 어부들은 5.0, 태국 모겐족은 8.0이라고 한다. 공통점은 탁 트인 초원이나 바다에서 멀리 보는 환경에 산다는 점이다. 시력이 1.0도 안 되는 사람이 수두룩한 현대 시대에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수치다.

몸 천 냥에 눈이 구백 냥이라는 격언이 있다. 그만큼 눈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특히 그렇다. 볼 수 없거나 시력이 나쁘면 아예 운전하지 못한다. 현재 상황에서 눈이 불편한 사람이 홀로 자동차로 몰고 다니려면 자율주행차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아우디 차량의 핸들을 클로즈업하고 있다. 손으로 핸들을 잡고 있다.

차를 운전할 때 눈이 하는 역할은 앞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멀리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시력 외에 넓게 보는 정도를 나타내는 시야도 영향을 미친다. 룸미러와 사이드미러를 보며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유리창 밖을 실제로 봐야 하는 일도 생긴다. 계기판도 쳐다보고 차 안에 기능을 조작할 때는 스위치나 버튼에 눈길이 간다. 동승한 탑승자를 쳐다보기도 하고, 바깥 풍경이나 사람에 시선을 뺏기기도 한다. 속도가 빨라지면 시야가 좁아지고 시력이 떨어져서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이처럼 눈은 운전 중에 분주하게 여러 곳을 쳐다보지만, 달리는 차 안에서는 역시 전방 주시가 가장 중요하다. 자동차 회사는 가능한 한 앞을 보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해왔다. 선명하게 멀리 보거나, 시선을 돌리지 않고도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기능 조작이 가능하도록 구조와 장치가 발달했다. 아우디 기술을 보면 자동차에서 시선 변화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주로 계기판만 보면 됐다. 실내가 단순해서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고는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버튼이 전부다. 계기판에 표시하는 정보도 많지 않아서 전방 주시와 거울 확인 외에 시선을 돌릴 일이 별로 없다. 센터페시아 버튼도 간단해서, 익숙해지면 굳이 보지 않고도 작동할 수 있으니 시선을 버튼에 두는 시간도 줄어든다. 자동차의 기능은 요즘 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간단하지만, 오히려 시선을 돌릴 일이 적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아우디 90 실내. 계기판 외에는 굳이 시선을 둘 만한 곳이 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대시보드에 디스플레이가 생기면서 운전자의 눈은 할 일이 많아졌다. 표시할 정보가 늘어나고 기능이 많아지면서 계기판과 버튼만으로는 표시하기 힘들어져서 디스플레이가 등장했다. 대시보드 디스플레이는 많은 기능을 조작하는 통로인데, 가장 큰 역할은 내비게이션이다. 지도 정보를 표시하려면 큰 화면이 필요하다. 내비게이션에는 음성 안내도 나오지만 지도는 직접 봐야 안내받기가 수월하다. 내비게이션 역할 때문에 대시보드 디스플레이는 계기판과 더불어 시선을 둬야 하는 주요한 장비로 자리 잡았다.

대시보드 디스플레이가 생겨서 시선 둘 곳이 늘어났는데, 동시에 시선 이동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주차할 때 후방과 360도 영상을 보여줘서 굳이 눈을 돌리지 않아도 된다. 주차할 때는 뒤는 물론 사방을 살펴야 한다.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후방과 360도 카메라가 생겨서 시선을 디스플레이만 두면 수월하게 주차할 수 있다. 시선 둘 곳은 늘었지만 시선 분산은 확 줄어들었다.

사이드 어시스트는 차선을 바꿀 때 사각지대를 확인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요즘은 안전 경고 장치가 다양하게 나오는데, 시초는 사각지대 경고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차선 바꿀 때는 사각지대에 차가 있는지 고개를 돌려 확인한다. 전방 시야에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옆 차 확인하려다 앞 차와 부딪힐 수도 있다. 사각지대 경고는 시선을 돌리지 않고도 옆 차를 확인할 수 있어서 안전 운전에 도움이 된다.

아우디 Q2 사이드 어시스트. 시선을 옮기지 않고도 사각지대를 확인할 수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생기면서 시선에 변화가 생겼다. 계기판은 대시보드에 배치하는데, 자연스럽게 앞을 볼 때 시선보다 아래쪽에 자리 잡는다. 계기판을 보려면 시선이 아래쪽으로 이동해서 전방을 볼 때 공백이 생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유리창에 정보를 투영하는 데 시선과 일치한다. 앞을 그대로 보면서 정보까지 눈에 들어와서 전방 주시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 초창기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속도를 비롯해 일부 정보만 보여줬다. 지금은 표시 정보가 늘어서 계기판이나 센터 디스플레이에 눈을 돌리는 일이 줄어들었다.

버추얼 콕핏이 나와서 내비게이션을 보기 위해 대시보드 디스플레이로 시선을 돌리지 않아도 된다. 이미 계기판 정보창에 방향 안내가 나오기는 했지만, 버추얼 콕핏은 내비게이션 지도를 통째로 계기판으로 불러들였다. 내비게이션을 보기 위해 굳이 눈을 돌리지 않아도 된다. 내비게이션 외에도 많은 정보를 표시하기 때문에 시선 분산을 최소화 한다.

내비게이션이 계기판에 들어왔다

버추얼 미러는 거울 보는 시선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켰다. 자동차 사이드미러는 변화가 없는 부품 중 하나다. 기껏해야 각도를 조절하거나 빛 반사를 줄이는 기능이 들어가는 정도다. e-트론에 처음 달려 나온 버추얼 미러는 기능 자체에 변화를 줬다. 명칭은 ‘미러’이지만 실제로는 카메라다. 카메라가 영상을 실내 디스플레이로 전송해 후방 화면을 보여준다. 디스플레이는 도어 안쪽에 있다. 일반 사이드미러보다 위치가 살짝 아래쪽이다. 시선 방향은 달라졌지만 시야는 더 넓어지고 사각지대는 사라졌다.

레이저를 헤드램프에 쓰기 시작하면서 밤에 볼 수 있는 거리도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아우디는 2013년 R18 경주차에 레이저 라이트를 선보였고, 양산차에는 R8 LMX에 처음 적용했다. 레이저 라이트는 LED 하이빔과 비교해서 가시거리가 두 배나 길다. HD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와 결합해 LED 상향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시력이 떨어지는 야간에도 멀리 볼 수 있도록 한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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