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은 왜 아우디 A5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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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5가 도로를 달리고 있는 뒷모습

유럽인들은 왜 아우디 A5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가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프랑크푸르트 아우디 매장 전경 / 사진=이완

▶ 1인 가구부터 노년층까지, 유럽에서 폭넓게 사랑받는 아우디 A5

2년 전쯤 지인이 차를 사는데 조언이 필요하다고 해 프랑크푸르트 아우디 매장을 함께 방문한 적이 있다. 업무상 짐을 많이 싣기 때문에 그에겐 처음부터 왜건이나 SUV 외엔 선택지가 없었다.

우린 신청한 상담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고, 매장을 돌며 여러 모델을 둘러봤다. 이 차 저 차 구경하던 발걸음이 전시 중인 아우디 A5 앞에 멈췄다. 만약 세컨드 카를 굴릴 여유가 있다면 A5 스포트백을 선택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그가 꺼냈다. 의외였다. 쿠페형 세단에 마음을 두고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50대 후반의 인생 선배였던 그는 자식들이 분가한 이후 부인과 둘이 오붓하게 생활하고 있다. 작은 사업을 하는 그에게 제품들을 더 많이 싣고 다닐 수 있는 자동차의 실용성은 생업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반면 쿠페형 세단은 그의 취향과 연결된 부분이다. 아직은 생업이 중요한 상황이지만 언젠가 그의 취향이 우선 반영되는 때가 온다면 쿠페 세단을 탄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우디 A5

◆ 독일에서 A5 판매를 견인하는 건 의외로 중장년층?

지인의 이야기로 아우디 A5를 소환한 것은 이 차가 독일 시장에서 갖고 있는 조금은 독특한 위치 때문이다. 아우디가 유럽 기준, D세그먼트 중형급 쿠페를 처음 내놓은 것은 2007년이다. 등장과 함께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이 멋진 스타일의 세단이 예상과 달리 독일 중장년층으로부터 인기가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독일의 최대 자동차 커뮤니티에 있던 아우디 포럼에서 누군가 A5를 사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질문자는 60대라고 자신을 밝혔다. 많은 A5 오너들이 추천 댓글을 달았는데 50대가 특히 많이 보였다. 독일은 국민 평균연령이 높다. 또 프리미엄급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도 나이가 들어야 생긴다. 그러니 연령대가 높은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쿠페, 혹은 쿠페 타입의 세단 선택은 50대 이상의 연령대가 선호한다고 보긴 어려운 차종이다. 해치백, 왜건, SUV, 그게 아니면 아예 스포츠카로 취향이 갈리는 독일 분위기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A5는 달랐다. 일상용 쿠페로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그런데 A5의 또 다른 니치(틈새) 시장이 존재했다.

아우디 A5 차량 위에 남자가 짐을 싣고 있습니다.

◆ 1인 가구 선택지로도 매력 있는 A5

프랑크푸르트 대리점에서 상담을 하던 딜러는 A5를 사는 사람들 중 젊은 1인 가구 비율이 제법 된다는 이야기를 전해줬다. 해당 딜러 개인의 경험에 따른 이야기인지 아니면 A5 전체 소비 특성을 분석한 얘기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아우디가 갖는 독일 내 이미지와도 어느 정도 통하는 대목이라 흘려들을 수만은 없었다.

참고로 독일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여전히 중후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또한 BMW는 스포티한 자동차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렇다면 아우디는 어떨까? 세련된 도시 이미지를 하고 있다. 젊든 나이가 들었든, 차에 관심이 있는 독일인 상당수가 이와 같거나 비슷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A5는 아우디의 이런 세련된 어반 이미지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도시에 사는 젊은 층에 A5는 일상의 편의성, 멋진 스타일, 그리고 훌륭한 주행 안전성 등을 제공한다. 레저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크게 열리는 해치, 그리고 뒷좌석 폴딩으로 넓어지는 트렁크 공간은 자전거나 레저용품을 싣기에도 크게 부족하지 않다. 1인 라이프에 어울리는 자동차라는 딜러 이야기는 그래서 설득력이 있게 들렸다.

아우디 S5 카브리올레. 컨버터블 모델은 해외에서 더 인기가 있다

◆ 판매량이 인기를 증명한다

아우디 A5가 이처럼 연령대 가리지 않고 골고루 인기를 얻고 있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판매량이 따라줘야 한다. 선택받지 못하는 좋은 자동차는 의미 없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우디 A5는 경쟁 모델들을 따돌리고 독일은 물론 유럽 내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쿠페형 세단으로 계속 그 지위를 누리고 있다.
최근 3년만 봐도 그렇다. 2019년과 2020년은 물론 올해 1분기에도 독일인들은 A5를 많이 선택했다. 독일에서 올해 1분기 동안 A5는 2,396대가 팔렸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 할 수 있는 BMW 4시리즈가 같은 기간 1,259대를 팔았으니 1천 대 이상 판매량에서 차이를 보인다. 대상을 넓혀 봐도 폴크스바겐 아테온이 2,148대, 유럽 전체에서 인기가 있는 푸조 508이 702대로 A5 판매 대수를 넘지 못했다.

  • 2021년 1분기 독일 쿠페형 세단 판매 순위 (자료=독일자동차청)

    1. 아우디 A5 (S5, RS5 포함) : 2,386대
    2. VW 아테온 : 2,148대
    3. BMW 4시리즈 : 1,259대
    4. 푸조 508 : 702대
  • 2021년 1분기 유럽 쿠페형 세단 판매 순위 (자료=카세일즈베이스닷컴)

    1. 아우디 A5 : 6,437대
    2. 푸조 508 : 6,183대
    3. BMW 4시리즈 : 5,574대
    4. VW 아테온 : 4,296대
'믿고 타는 차' 아우디 A5 스포트백

◆ 성능에서도 좋은 평가 받는 A5

아우디 A5는 여전히 독일과 유럽에서 인기다. 출시된 지 가장 오래됐고, 가격 역시 가장 비싼 모델이지만 제일 많이 팔린다. 이는 그만큼 많은 사람이 A5 상품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그렇다면 A5는 단순히 스타일이 예쁜 패션카라서 유럽인들의 선택을 받는 걸까?

얼핏 보면 큰 변화가 없는 듯하지만 병적으로 디자인 디테일에 집중하듯 성능에서도 꾸준히 A5는 업그레이드됐다. 5도어 쿠페 3대를 비교 테스트했던 아우토차이퉁은 BMW 4시리즈와 푸조 508을 제치고 아우디 A5 스포트백이 자신들의 테스트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고 전한 바 있다.

약점이 거의 없다는 게 최종 결론이었다. 디젤 모델이었기에 연비 효율성도 중요하게 따졌는데 역시 이 부분도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 4시리즈 그란 쿠페와 비교한 아우토빌트의 비교 테스트 결과도 A5 스포트백 승리였다. 특히 아우디 A5를 설명하며 완벽하게 운전이 되는 차라고 평하기도 했다.

다만 너무 정확하고 깔끔한 주행 능력 탓에 오히려 주행 시 아우디만큼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개성이 더 드러난 4시리즈에 마음이 갔다는 표현도 함께 실었다. 두 매체의 평가를 종합하면 주행성능에서 특별한 약점 없이 잘 달리고 서고, 방향을 트는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제대로 조율이 된 차가 A5라 할 수 있다.

이 급에서 스타일과 주행성능의 균형을 이만큼 갖춘 모델을 찾기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듯하다. 그렇기에 젊은 층이든 아니면 중장년층이든, 연령대 상관없이 많은 유럽인이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런 평가는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A5는 스타일과 성능 모두 만족을 주는 쿠페 세단이다. 일상용 자동차로, 또 질리지 않는 멋진 스타일로, 그리고 어디를 달려도 만족할 만한 주행감을 주는 그런 성능 좋은 자동차로 평가받기에 부족함 없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상기 이미지는 국내 판매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본 차량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은 구매 시 제공되는 사용설명서와 별도 책자를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구입한 차량의 실제 사양은 표시된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부 모델은 공급이 불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