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시장에 말뚝 꽂은 아우디 Q2, 이게 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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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 시티카버

프리미엄 시장에 말뚝 꽂은 아우디 Q2, 이게 다가 아니다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아우디 Q2이 달리고 있습니다.

▶ 아우디의 새로운 콤팩트 시장 공략법

우리가 흔히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부르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제품군을 촘촘하게 구성해 고객의 여러 요구를 맞추는 데 남다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런 구성 능력은 이윤이 많이 남는 덩치 큰 주력 세단이나 중형 이상의 SUV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다. 콤팩트한 엔트리 모델 역시 빠져나갈 틈이 없을 정도로 꽉 차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A-클래스라는 해치백 모델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A-클래스는 다시 세단형과 쿠페 타입의 CLA로 확장된다. CLA는 슈팅브레이크라는 왜건형 모델로 분화된다. GLA라는 SUV 또한 경쟁 중이다. 여기에 조금 더 영역을 넓히면 B-클래스와 최근 모델인 SUV GLB까지 포함된다. 경제성 있는 엔진부터 400마력에 육박하는 고출력 엔진이 들어간 트림까지, 수동 변속기부터 자동변속기까지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다. 옵션의 다양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벤츠만 그런 것은 아니다. BMW도 비슷하다. 1시리즈 해치백을 기본으로 2시리즈는 2도어 쿠페와 4도어 그란 쿠페가 있다. 그리고 2시리즈는 다시 미니밴 타입의 액티브 투어러와 그란 투어러로 가짓수가 늘어난다. SUV는 X1과 쿠페형 X2가 있다. 원하는 타입이 없어 차를 못 샀다는 말은 나올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이런 전략은 양산 브랜드에도 영향을 끼쳤다.

아우디 A1

아우디를 보자. 벤츠나 BMW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모델 수로 그간 라이벌들과 경쟁해왔다. SUV 시장 진출도 경쟁자들에 비해 다소 늦었고, 세단 역시 파생 모델이 많지 않은 편이었다. C세그먼트만 봐도 그렇다. 미니밴이나 왜건 같은 실용적 콤팩트 모델은 여전히 라인업에서 빠져 있다. 그런데 변화가 찾아왔다. 단순히 경쟁 브랜드와 비슷하게 구성하는 것을 넘어 아우디만의 새로운 시장 공략이 가능한 모델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그 첫 번째가 소형차, B세그먼트 A1의 등장이다.

여전히 독일 3사 중 B세그먼트 모델을 가지고 있는 곳은 아우디가 유일하다. A1은 스타일과 성능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에 올랐고, 이 구역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니와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되레 독일 전문지들의 비교 테스트에서 A1은 미니를 따돌리며 좋은 평가를 받기 일쑤다.

아우디는 A1의 성공에 자신을 얻었다. A1을 토대로 소형 SUV Q2를 내놓았다. 기존의 Q 시리즈와는 다른 Q2만의 디자인은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작지만 고급스럽고 운전의 재미가 있는 차를 원한 고객들에게 A1이 어필했다면 이번엔 SUV에 매료된 유럽 고객들을 위해 고급스러운 Q2를 제시했다. 거기에 고성능 모델이 필요하다면 300마력짜리 SQ2는 어떠냐며 소비자 마음을 흔들었다. 마땅한 경쟁자도 없는 상황에서 Q2는 여유 있게 프리미엄 시장에 말뚝을 꽂았다.

아우디의 다양한 자동차들

그런데 아우디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 지난해 A1 시티카버(citycarver)라는 모델을 새롭게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A1보다 최저지상고를 40mm 이상 높였다. A1과 Q2의 사이에 위치하는 도심형 크로스오버였다. SUV보다 낮아 운전의 즐거움이 조금 더 있다. 반대로 A1보다 시트 높이가 높아 개방된 전방 시야를 원하는 이들에게도 매력적이다. 첨단 운전 보조 장치, 안전장치 등이 모두 적용 가능하다. 다만 콰트로는 제외됐다.

B세그먼트는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유럽에서조차 기세가 조금 눌린 상황이다. 그런데 아우디는 오히려 이 시장에서 공격적이다. 해치백, 크로스오버, SUV로 진영을 짜 선택의 즐거움을 줬다. 고급 브랜드 중 이런 다양성을 보이는 곳은 미니 정도다. 전통적인 경쟁자들이 뛰어들지 못하고 있는 사이 아우디는 과감하게 작은 차 시장에서 치고 나간 것이다. 그리고, 최근 새로운 소식이 또 하나 들려왔다.

시티카버로 해치백과 SUV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한 것처럼 한 체급 위인 C세그먼트에서도 같은 전략을 실행할 것이라는 뉴스였다. 독일 전문지 아우토빌트에 따르면 2021년 말 A3를 기초로 한 크로스오버 모델 A3 시티호퍼(cityhopper)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개된 A3의 고성능 버전 S3

A1 시티카버가 그렇듯 A3 시티호퍼(가칭) 역시 해치백 모델인 A3와 SUV Q3 사이에서 틈을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대되는 것은 A1 시티카버와는 달리 콰트로 선택도 가능할 것이라는 점이다. 확정된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되면 온오프로드를 아우르는 올로드 콰트로의 역할을 콤팩트급인 C세그먼트에서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A4나 A6 올로드 콰트로처럼 왜건형이 아닌 해치백 형태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인다.

정리를 해보면, 왜건 타입의 올로드 콰트로가 A4와 A6에 있는 것처럼 시티카버와 시티호퍼는 각각 A1과 A3의 파생 모델이 된다. 아우디 특유의 온오프 겸용 라인업이 완성되는 것이다. 자동차 회사는 새로운 모델을 내놓아야 먹고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신모델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시티카버와 시티호퍼처럼 틈새시장용 모델은 특히 더 그렇다.

하지만 아우디는 도전한다. 팔릴 만한 모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응하고 선택의 즐거움을 마련하는 것이다. 고객은 늘고, 아우디를 선택했던 고객이 다시 아우디의 다른 모델을 선택하는 등, 충성 고객층은 두터워지게 된다. 브랜드 가치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최근 아우디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큰 손실을 봤다. 전기차나 자율주행 등에 대한 투자도 멈출 수 없어 재정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안 팔리는 모델을 과감하게 정리해도 문제 삼지 않을 상황임에도 오히려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 더는 인력 감축 없이 빠르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의 실적을 회복하겠다고 벼르기까지 했다. 위기 속에서 오히려 그들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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