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축구부터 그랜드 피아노까지, 아우디가 손대면 톡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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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모습

테이블 축구부터 그랜드 피아노까지, 아우디가 손대면 톡 터진다

디자인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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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디는 디자인 DNA를 다른 제품에 접목한다

이런 말이 있다. 산업디자인의 꽃은 자동차라고. 자동차에 담긴 산업디자인은 꽃처럼 화려하고 다채롭다. 자동차라는 하나의 상품을 디자인하지만, 그 안에 세부 요소는 하나가 아니다. 흔히 자동차를 거의 모든 기술의 총합이라고 표현하지 않나. 기계공학은 물론, 심지어 패션과 건축까지 자동차에 담겨 있다. 차체에서 건축 조형미가, 램프류에서 조명 기술이, 실내에서 가구 디자인이 떠오른다. 각 분야 디자인의 총합. 자동차 디자인이 꽃이라 불릴 만하다.

아우디는 디자인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디자인에 신경 쓰는 브랜드는 많다. 하지만 아우디처럼 디자인이 브랜드 정체성처럼 다가오는 브랜드는 드물다. 아우디는 디자인을 통해 ‘기술을 통한 진보’라는 슬로건을 세련되게 전달한다. 기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이자 기능을 감각적으로 전하는 디자인이다. 아우디가 디자인으로 쌓아올린 업적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아우디가 다른 걸 디자인하면 어떨까? 아우디 디자인 특성을 다른 제품에 접목하면 어떨까? 여러 아우디 모델을 보며 감탄해왔다. 그 솜씨를 알기에 기대감이 들 수 있다. 다양한 분야의 총합인 자동차를 잘 디자인하는 아우디이기에 합당한 기대다. 아우디 역시 이런 기대를 감지했다. 아니, 스스로 인식하고 도전했다.

Audi_Design_piano_(2009)

아우디가 그랜드 피아노를 만든다? 쉽게 연상하기 어렵다. 자동차와 그랜드 피아노는, 왠지 축구선수가 피아노를 치는 것처럼 낯설다. 연상하기 힘들기에 파급력이 셌다. 단번에 아우디 디자인의 활동 반경을 무한히 확장했다. 그랜드 피아노까지 디자인하는데 뭘 못 하겠나. 아우디는 ‘아우디 디자인 그랜드 피아노’를 발표하며 아우디 산업디자인의 역량을 선보였다. 2009년 일이었다. 물론 아우디가 자체적으로 만든 건 아니다. 유명 피아노 제조사 뵈젠도르퍼와 함께했다. 협업이기에 아우디는 디자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아우디 디자인 그랜드 피아노’는 아우디가 디자인하고, 뵈젠도르퍼가 그랜드 피아노 제작 공정대로 만들었다. 덕분에 현대적이며 디자인 가구 같은 그랜드 피아노를 완성했다. 피아노와 의자 하단의 금속 재질은 아우디의 감각이 드러났다. 아우디 모델의 날카롭고도 간결한 느낌을 반영했달까. 그냥 만들지 않고 아우디다운 요소를 넣었다. 그러고 보면 그랜드 피아노가 영 동떨어진 제품은 아니다. 아우디의 어원이 ‘듣다’ 아닌가. 음악과 아우디는 낯선 관계가 아니다. 유명 클래식 음악회를 후원하는 아우디다운 선택이다.

아우디의 브랜드 스토리와 연결된 디자인 협업 제품은 또 있다. 아우디가 콰트로를 널리 퍼뜨린 장소는 스키점프대다. 아우디와 스키는 이야기가 얽혀 있다. 아우디는 오랫동안 스키대회도 후원해왔다. 아우디가 디자인한 스키가 낯설면서도 그럴듯한 이유다. 아우디는 2011년 카본 스키를 디자인했다. 스포츠웨어 브랜드 헤드와 독일 스킨 연맹과 협업했다.

Audi_Carbon_Ski_(2011)

아우디 카본 스키는 모터스포츠 기술을 적용해 초경량으로 제작했다. 나무에 알루미늄과 티타늄을 겹겹이 덮고 카본으로 표면을 마무리했다. 스키라는 특성상 모양보다는 그 안에 담긴 기술력이 돋보였다. 물론 디자인 감각도 놓치지 않았다. 카본으로 마무리하며 아우디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검은색 스키가 아우디의 감각도 엿보게 한다. 눈의 하얀색과 대비되며 스키 자체가 더욱 도드라지잖나.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아우디다운 디자인이다.

아우디가 다른 브랜드와 협업하며 제품을 디자인할 때 전면에 나서는 부서가 있다. 당연히 디자인팀이지만, 그냥 자동차 디자인팀이 아니다. 아우디 뮌헨 콘셉트 스튜디오에 속한 산업디자인팀이다. 구성원도 다채롭다. 자동차 디자이너를 비롯해 그래픽 디자이너, 컬러&장식 디자이너, 심지어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도 있다. 구성원부터 자동차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우디 브랜드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연관된 브랜드와 협업해 제품을 디자인한다.

아우디가 다른 브랜드와 디자인을 협업하는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다른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자연스레 디자인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까닭이다. 아우디의 감각을 발휘하면서 타 분야 디자인을 흡수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이런 협업을 통해 아우디 디자인은 시야가 넓어질 수밖에 없다. 확장된 시야는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게다. 산업디자인의 꽃인 자동차에 다양한 디자인이 스며들 테니까. 마케팅 효과는 말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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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산업디자인팀이 협업한 분야는 자유롭다. 그랜드 피아노와 스키는 물론, 생활 전반에 걸쳐 다채로운 제품을 디자인했다. 2009년에는 테이블 축구대를 디자인했다. 외국 펍에 가면 종종 보이는 그 테이블 축구대 말이다. 레온하르트사를 위해 디자인한 이 테이블 축구대는 기존 테이블 축구대와 형태는 같지만 느낌은 사뭇 다르다.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둥근 형태로 마감했다. 테이블 축구대를 고급스런 디자인 소품으로 완성했다.

2013년에는 보다 영역을 넓혔다. 의자와 탁상시계를 디자인했다. 루프트(Luft)란 이름의 의자는 이탈리아 가죽 브랜드 폴트로나 프라우와 협업했다. 알루미늄으로 의자 구조를 만들고, 폴트로나 프라우의 최상급 가죽으로 감쌌다. 자동차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은 아니지만 아우디의 특성을 담았다. 아우디 역시 자동차 뼈대를 알루미늄으로 쓰니까.

탁상시계는 시계 브랜드 어윈 새틀러와 협업했다. 투명한 안전유리 속에 시계 무브먼트를 심었다. 양옆 걸쇠는 루테늄 소재로 제작했다. 시계라는 제품을 가장 잘 표현하면서도 아우디 디자인의 특징인 간결함을 담았다. 아우디는 금속 질감을 잘 표현한다. 군더더기 없이 잘 세공된 금속의 단호함은 아우디 모델을 보며 느끼는 가장 큰 감흥이다. 그 장기를 시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명쾌하게 보여줬다.

2014년에 라이카와 협업해 디자인한 라이카 T다

아우디가 간결한 디자인을 마음껏 뽐낸 경우도 있다. 2014년에 라이카와 협업해 디자인한 라이카 T다. 이음새 없이 알루미늄 덩어리 질감을 그대로 살렸다. 라이카 역시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선호하지만, 아우디 디자인을 통해 극도의 미니멀리즘을 구현했다. 과감하게 삭제해 카메라를 다르게 보이게 했다.

2016년에는 조명 디자인에도 도전했다. 조명 브랜드 오키오와 협업해 모듈형 조명 콘셉트를 선보였다. LED 라이트, 하면 아우디 헤드램프가 떠오르잖나. 아우디가 잘할 수 있는, 아우디를 대표하는 요소를 떠올리게 하는 제품과 협업하며 솜씨를 재확인했다. 아우디 모델에서 느낀 빈틈없는 조형미가 담겼다. 기능에 충실하며 매끈한, 그래서 더 세련된 조명.

아우디가 손대면 확연히 달랐다. 단지 디자인이 뛰어나다는 뜻이 아니다. 아우디의 디자인 DNA를 다른 제품에 접목했다. 결과물은 언제나 시선을 잡아끌었다. 아우디의 디자인은 자동차에서 발화했지만, 자동차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디자인의 아우디’는 제품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앞으로 어떤 제품이 또 나올지 모른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있다. 뭐가 나오든 디자인에 관해서 소유욕을 자극할 게다. 아우디 모델이 그렇듯.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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