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고성능 RS,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날카로운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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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2 의 후예 RS 4 아반트

아우디 고성능 RS,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날카로운 괴물

브랜드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심장을 더욱 뛰게 하는 RS 로고

▶ ‘26년차’ 아우디 고성능 브랜드 RS의 시작은 이러했다

아우디의 왜건 사랑은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들은 왜건을 실용 영역에만 묶어두지 않았다. 300, 400, 500, 600마력에 이르는 고성능 엔진이 장착된, 강력한 퍼포먼스의 왜건을 계속 내놓았다. SUV가 대세로 자리 잡은 요즘임에도 왜건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자신들의 고성능 브랜드 RS 마크를 가장 먼저 붙인 차도 왜건이었다.

그렇다면 아우디는 언제부터 왜건에 고성능 엔진을 결합한 걸까? 이야기는 1988년으로 거슬러 간다. 당시 아우디를 이끌 새로운 수장에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뽑혔다. 지금의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를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WRC에서 명성을 떨친 레이싱카의 양산형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개발에 들어갔다.

이때 계획에 함께 한 회사가 있었으니 바로 포르쉐다. 포르쉐와 아우디의 협력 역사는 의외로 길다. 1930년 아우디 4개의 링 중 하나였던 반더러(Wanderer)의 요구로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가 자동차 설계를 도왔고, 이후 레이싱카, 레코트카 제작까지 관계는 이어졌다. 1970년에는 폭스바겐과의 제휴를 통해 포르쉐는 저렴하고 대중적인 모델 914를 내놓는다.

RS2 엔진룸

◆ P와 A의 만남

재정 상태가 넉넉지 않던 포르쉐는 저렴한 모델로 판매량을 끌어 올리려 했고, 914 후속인 924까지 계획은 이어졌다. 당시 924는 아우디에서 위탁 생산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그리고 원래 계획대로라면 아우디가 개발한 5기통 엔진이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엔진 납품이 늦어지며 결국 포르쉐 924에는 4기통 엔진이 들어가고 말았다. 그리고 이번엔 아우디 차례였다.

RS 2 아반트를 포르쉐와 함께 만들기로 했다. 심지어 조립 생산은 포르쉐 공장에서 이뤄졌다. 역시 스포츠 세단의 필요성을 느낀 다임러의 의뢰로 만들어진 메르세데스 500E 생산 라인이었다. RS 2는 한정판이었다. 처음에 2,200대가 얘기됐지만 1년 반 동안 그보다 많은 2,900대 가까이 생산됐다.

이런 협력의 흔적은 그대로 차에 남아 있다. RS 2 아반트 로고에는 포르쉐 마크가 함께 붙었고, 엔진과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에는 포르쉐 글자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 이 차는 내부에서 P1으로 불리기도 했다. 여기서 P는 포르쉐를 의미한다. 두 브랜드의 이와 같은 동행은 사람들로 하여금 RS 2에 더 흥미를 갖게 만들었다.

20주년을 기념해 2014년 제네바모터쇼에 등장했던 RS2 아반트

◆ 평범함 속에 괴물이 숨어 있다

1994년 첫 선을 보인 RS 2 아반트에는 5기통 2.2리터 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0-100km/h는 5.4초밖에 되지 않았다. 최고마력 315 PS, 최고속도는 263km/h. 영국의 오토카는 30mph (시속 48km/h)에 다다르는데 1.5초밖에 안 걸렸다며 이는 당시 맥라렌 F1보다 더 빠른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랠리 챔피언이었던 발터 뢰를은 RS 2를 이렇게 평가하기도 했다.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은 평범한 가족용 자동차처럼 보이지만 순종 스포츠카의 성능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승객과 짐을 많이 싣는, 진정한 스포츠카의 대안이라 할 수 있으며, 엔진 성능과 주행, 제동 등은 완전체이며 모든 것이 맞아떨어집니다.”

평범해 보이는 왜건이 스포츠카의 유전자로 똘똘 뭉쳐 있던 것이다. 1년 먼저 볼보가 850 T5라는 모델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고성능 왜건, 스포츠 왜건의 상징성은 RS 2 아반트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때부터 많은 짐을 싣고도 힘차게 아우토반을 질주하는 스포츠 왜건은 대중에게 바싹 다가갈 수 있게 됐다.

25주년을 기념하는 RS 2

◆ 지금도 거래 활발한 인기 모델

RS 2는 아우디가 고성능 브랜드를 성공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모델이다. RS의 역사는 RS 2로부터 시작됐고, 여전히 지금도 그 후예들인 RS 4와 RS 5는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났다고 RS 2 왜건에 대한 사랑이 퇴색된 건 아니다. 오히려 이 차에 대한 평가와 애정은 숙성되고 있는 듯하다.

현재 독일에는 약 280여 대의 RS 2 아반트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래도 활발한 편이다. 주행거리 20만km 수준의 모델들이 4만 유로에 매매된다. 주행거리가 좀 더 짧고 관리가 잘 된 것은 10만 유로 수준까지 올라간다. 영국의 경우 180대만이 수출이 되었기 때문에 우측 핸들 RS 2는 더 귀하다. 전문지들 평가도 좋고, 관심이 있다면 후회 없을 모델이라며 구매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특히 5년 후, 그러니까 RS 2가 등장한 지 30년이 되는 해에는 독일에서 공식적으로 올드타이머(독일식 표현으로 출시되고 30년이 지나면 공식적으로 클래식카로 분류해 관리)가 된다. 번호판도 바뀌고,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달라지기 때문에 그때가 되면 이 차의 가치는 더 오를 게 분명하다.

RS2 의 후예 RS 4 아반트

RS 브랜드는 올해로 26년을 맞았다. RS는 이제 시대의 흐름에 맞게 SUV에까지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친환경이 대세인 요즘이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강력한 엔진음 속에서 질주하고픈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그리고 RS는 그런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킨다. 평범한 일상과 질주의 본능의 가치를 모두 부둥켜안고 있는 RS. 그 시작점인 RS2 아반트는 두고두고 기억될 자동차임에 분명하다.

* 알아두면 손해 볼 것 없을 몇 가지 정보 : RS는 독일어 RennSport의 약자로 레이싱 스포츠(Racing Sport)를 의미한다. 아우디는 RS 2를 왜건으로만 생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세단(4대)도 존재한다. 그중 한 대가 아우디 본사 박물관에 있다고 한다. RS를 만드는 아우디 스포츠 유한회사의 모토는 ‘트랙에서 태어나 일반 도로를 위해 만들어진다’이다. 올해 새로워진 2개 모델을 포함 총 6종류의 RS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RS는 RS 6 아반트와 RS 7의 4.0 TFSI 퍼포먼스로 605마력의 출력을 자랑한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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