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유독 좋아하는 콰트로, 이러니 편애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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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차량의 앞면 모습입니다

한국인이 유독 좋아하는 콰트로, 이러니 편애할 수밖에

기술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다이내믹 턴 시그널

▶ 아우디의 상징 콰트로, 그 40년 진격의 역사에 대하여

"콰트로가 처음 선보인 때는 1980년으로 40년 세월이 흘렀다. 네 바퀴를 굴려 안정성을 높이는 원리는 변함없지만 시스템은 세대를 거듭하며 진화했다."

‘진리의 둘 다’라는 말이 있다. 무엇을 고를지 고민하지 말고 과감하게 둘 다 사라는 뜻이다. 자동차는 바퀴가 네 개다. 동력을 직접 전달하는 바퀴는 앞바퀴 또는 뒷바퀴다. 어느 방식이 좋다고 단정 지어 결정 내리기는 힘들다. 아예 네 바퀴를 다 굴리면 어떨까? 네바퀴굴림은 앞 또는 뒤가 아닌, 앞뒤 모두 굴리는 ‘진리의 둘 다’를 실현한 굴림방식이다.

네바퀴굴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아우디다. 아우디 하면 4개 링으로 구성한 엠블럼 또는 콰트로로 통한다. 엠블럼은 시각적 요소이고 차체 곳곳에 붙어 있어서 금방 눈에 띈다. 콰트로는 엠블럼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차 안에 숨은 기술인데도 인지도가 높다. 아마 자동차 기술 중에 고유한 이름으로 가장 유명한 단어가 아닌가 싶다.

네바퀴굴림은 아우디만 쓰는 기술은 아니다. 대부분 자동차업체는 네바퀴굴림 모델을 내놓는다. 업체마다 콰트로처럼 네바퀴굴림을 지칭하는 이름을 붙인다. 여러 이름이 네바퀴굴림을 표현하지만 그중에서 콰트로가 가장 유명하다. 콰트로(quattro)는 이탈리아어로 숫자 4 또는 네 개를 가리킨다. 이름에서 네 바퀴를 굴리는 기술을 상징적으로 잘 드러낸다.

WRC에서 네바퀴굴림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오리지널 콰트로

네바퀴굴림은 과거에는 험로를 다니는 차를 위한 기술로 여겼다. 지금도 주로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SUV에 어울리는 기술로 인식한다. 험로 주파력 외에 온로드 안정성이 주목받으면서 세단형 승용차에도 쓰이기 시작했다. 세단형 승용차에 네바퀴굴림을 대중화한 브랜드가 바로 아우디다. 1980년 네바퀴굴림을 적용한 콰트로 모델이 나온 이후 40년 동안 네바퀴굴림 모델 보급에 주력했다.

지금도 자동차 시장에서 네바퀴굴림은 특별한 옵션으로 분류한다. 그런데 아우디에 네바퀴굴림은 특별한 옵션이 아니라 기본으로 통한다. 콰트로 채택률도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꽤 높아서, 전 세계에 굴러다니는 아우디 차 중에서 40% 이상이 콰트로다. 콰트로를 달고 나온 차 누적 생산 대수는 2017년에 800만 대가 넘었다. 국내는 콰트로 선택하는 비중이 특히 높아서 80%에 달한다.

콰트로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장면

국내 아우디 광고 카피 중에 ‘랜드 오브 콰트로’가 있는데, 한국 지형이나 환경이 콰트로에 적합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른 의미로는 콰트로가 유독 많이 팔리는 나라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 광고가 단순히 콰트로를 강조하기 위한 설정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한 편이다. 우리나라는 1년에 평균 110일 이상 비와 눈이 내린다. 여름에는 장마, 겨울에는 폭설 등 계절별로 악천후가 닥친다. 악천후로 인해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때는 네바퀴굴림이 위력을 발휘한다.

도심 같은 경우는 제설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져서 네바퀴굴림이 필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제설작업이 이뤄지기 전까지 잠깐 사이에 뒷바퀴굴림 차들이 쩔쩔매는 모습을 보면 네바퀴굴림의 필요성이 더 절실해진다. 특히 요즘에는 봄과 가을이 없어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름과 겨울이 길다. 그만큼 비와 눈으로 인해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날이 늘어난다. 한국에서 콰트로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이유다.

콰트로의 필요성은 날씨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지형의 70%가 산일 정도로 산이 많다. 도시여도 언덕과 굽은 길 비중이 높다. 네바퀴굴림의 안정성은 마른 노면에서도 진가를 드러낸다. 국토가 좁기 때문에 사는 동네에서 평생 벗어나지 않는 이상, 조금만 멀리 이동해도 고저 차가 있고 굽이진 도로를 만날 수밖에 없다. 콰트로는 노면을 꽉 쥐고 달리고 커브에서 쏠림이 적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편하고 안정적으로 달리고자 하는 욕구를 만족시킨다.

전기차 시대를 맞이해 콰트로 개념에도 변화가 생긴다

과거에는 세단형 승용차에 네바퀴굴림 비중이 높은 아우디가 유별나 보이기도 했다. 지금은 네바퀴굴림을 채택하는 모델이 이전보다 늘었다. 온로드 안정성이 높고, 커진 출력을 다스리는데 네바퀴굴림이 안성맞춤이라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역동성을 위해 뒷바퀴굴림을 고수하던 고급차 브랜드들도 네바퀴굴림 확대에 공을 들인다. 고성능 세단에도 네바퀴굴림이 필수로 자리 잡아간다.

이미 오래전부터 네바퀴굴림에 주력한 아우디는 요즘 같은 네바퀴굴림 선호 시대에 주목 받을 수밖에 없다. 거의 모든 모델에 콰트로를 갖췄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어서 한국에서 콰트로 선택 비중이 높다. 콰트로가 특별 옵션이 아니라 주류 기능이어서 선택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콰트로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가치는 역사다. 자동차도 유서 깊은 모델은 오랜 세월 세대를 이어가며 생명력을 유지한다. 콰트로는 모델이 아닌 기술인데도 세대를 달리하며 숙성해간다. 세대 변화는 곧 기술 발전을 뜻한다. 40년 동안 6세대로 진화하며 네바퀴굴림 기술 발전을 이끌었다.

1980년 제네바모터쇼에 선보인 콰트로. 모델 이름이 콰트로였다

1세대 콰트로는 1980년 등장했다. 제네바모터쇼에 나온 콰트로는 기술인 동시에 모델 이름이었다. 콰트로는 상시 네바퀴굴림을 도입한 스포츠 쿠페로 각종 랠리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특히 1980년대 초반 WRC를 휩쓸며 네바퀴굴림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2세대 콰트로는 1988년 아우디 100에 달려 나왔다. 원리는 1세대와 같으나 기본 상태에서 구동력을 앞뒤 50대 50으로 배분했다. 구동력은 상황에 따라 앞 또는 뒤로 75%까지 전달했다.

3세대 콰트로는 1988년 V8 모델(A8의 전신)을 위해 만들었다. 4세대는 1995년 선보였는데 온로드 주행에 더욱 최적화 했다.

5세대 콰트로는 2006년 RS4에 적용했다. 기본 구동력 배분이 앞뒤 40대 60으로 바꿔 뒷바퀴굴림 느낌을 살렸고 핸들링도 개선했다.

6세대는 2010년 RS5에 달려 나왔다.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평상시에는 앞뒤 구동력 배분을 40대 60을 유지하고 상황에 따라 앞뒤 70대 30에서 15대 85까지 변한다. 트랙션 향상과 빠른 반응 등 성능 개선이 이뤄졌다.

콰트로는 네 바퀴를 굴리는 기본 틀을 유지하며 계속해서 분화하고 진화한다. 소형 모델에는 전자제어 방식으로 조절하는데 구동력 배분은 기본 앞뒤 95대 5를 유지하고 상황에 따라 뒤쪽 토크가 커진다. 콰트로 울트라는 대부분 주행 상황 때는 두바퀴굴림으로 달리고 미끄러짐을 감지하면 네바퀴굴림으로 전환한다. 네바퀴굴림의 장점은 살리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요즘 아우디가 주력하는 전기차는 전기모터를 앞뒤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차원의 콰트로 시스템을 완성한다.

네 바퀴를 굴리는 콰트로 구조

상시 네바퀴굴림은 크게 기계식과 전자식으로 나뉜다. 콰트로의 종류는 여러 가지인데 대부분 기계식이다. 전자식과 비교하면 기계적으로 직결해서 구동하기 때문에 반응성이 우수하다. 그만큼 이질감이 덜하고 구동력 손실이 적어서 접지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한다. 내구성이 우수하고 고장률도 낮아서 수리비도 적게 든다. 바퀴가 미끄러질 때만 개입하지 않고, 평상시에도 네 바퀴에 구동력을 고르게 배분해 주행 안정성이 우수하다.

6세대 콰트로는 기계식과 전자식의 장점을 결합했다. 평상시에는 앞뒤 40대 60으로 배분하고 미끄러짐을 감지하면 앞바퀴에 75% 또는 뒷바퀴로 85%까지 힘을 보낸다. 이전 방식보다 접지력이 향상됐고, 구동력 배분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진다. 기계식에 기반을 둔 아우디 콰트로는 차종과 성격에 따라 시스템에 변화를 주고 있다. 네바퀴굴림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리는 방향으로 최적화한다.

굴림방식은 어느 것이 가장 우수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각 분야에서 장점을 극대화한 차는 그것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 네바퀴굴림을 가장 잘 활용하고 발전시킨 브랜드는 단연 아우디다. 일찌감치 네바퀴굴림을 받아들여 ‘진리의 둘 다’를 실현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스키 슬로프 질주하는 아우디 e-트론 영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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