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를 꿈꾸는 전기 SUV 아우디 e-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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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차량이 서킷을 달리고 있다

스포츠카를 꿈꾸는 전기 SUV 아우디 e-트론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아우디 차량이 서킷을 달리는 모습

▶ 처음부터 새롭게, 그러나 확실하게 – 4 링크 전륜 서스펜션

SUV가 스포츠카 대접 받는 시대다. 전기 SUV도 예외는 아니다 옛날 스포츠카를 갖다 놓고 타라고 하면 제대로 몰 수 있을까? 차종마다 다르겠지만, 요즘 스포츠카와 비교하면 대부분 불편하고 운전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옛날 스포츠카는 운전자의 편의보다는 브랜드와 모델의 고유한 역동적 특성을 고수했다. 운전 기술이 부족하면 차를 제대로 다루기 쉽지 않았고 위험한 상황에 빠지기도 했다. 스티어링이나 페달도 빡빡해서 제대로 다루려면 체력도 중요했다. 운전 기술에 능통한 소수 마니아만 제대로 탈 수 있었다. 차에 운전자가 맞추지 못하면 그저 수집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요즘 스포츠카는 다르다. 운전하기 매우 편하다. 차가 운전자에 맞춘다. 힘은 옛날 스포츠카보다 훨씬 강하지만 다루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운전 기술이 능숙하지 않아도 역동성을 어느 수준 이상 경험할 수 있다. 스포츠카가 순수성을 지키느냐 마느냐는 어느 쪽이 낫다고 결론 내리기가 쉽지 않다. 요즘 스포츠카의 순수성은 과거보다 떨어졌지만 저변은 넓어졌다. 브랜드의 생존을 위해서는 저변 확대가 중요할 수도 있다. 확실한 사실은 시간이 흐르면서 스포츠카의 정의와 받아들이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스포츠카 형태인 아우디 e-트론 GT 트레일러
아우디 전기차가 충전중이다

요즘 스포츠카와 관련해 생각해 볼 문제는 ‘전기차가 스포츠카가 될 수 있을까?’이다. 전기차는 순간 가속이 빠르고 토크가 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운드나 변속감 등 내연기관 스포츠카와 비교해 감성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약점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기 스포츠카도 덩달아 영역을 넓히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는 상당한 수준에 올랐고 순수 전기 스포츠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기 스포츠카만의 고유한 특성에 익숙해지면 전기 스포츠카도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이게 된다.

조금 다른 문제로 넘어가서, SUV는 스포츠카가 될 수 있을까?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여전히 ‘스포츠카=납작한 쿠페’라는 인식이 박혀서다. 물론 고성능 SUV는 천지에 깔려 있다. 그렇지만 기술 발달로 SUV가 아무리 세단형 차의 특성을 따라잡았다고 해도, 스포츠카 분야에서 납작한 차를 넘어서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스포츠카의 기준을 꼭 납작한 쿠페형 차로 잡아야 할까? 키 큰 SUV가 스포츠카로 변신하면 오히려 더 스릴 넘친다. 본질에서는 차이가 날지 몰라도 흥분과 스릴 면에서는 오히려 더 앞설 수 있다.

RS Q8처럼 키 큰 SUV가 스포츠카로 변신하면 더 스릴 넘친다

앞서 언급한 전기차와 SUV 예를 조합해보자. 전기 SUV는 스포츠카가 될 수 있을까? 아우디 e-트론이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아우디는 일반 양산차 브랜드이지만 스포츠카에 조예가 깊다. 과거부터 모터스포츠에서 실력을 갈고닦았고, 고성능 모델을 오래전부터 만들어왔다. 양산차 브랜드이면서 R8이라는 슈퍼카 모델을 라인업에 유지하고 있다. 종합 자동차 브랜드인 만큼 최신 트렌드에도 민감하게 대응해서 전기차 만들기에도 앞장선다.

아우디가 내놓은 첫 순수전기차가 SUV인 e-트론인 점은 의미심장하다. 아우디는 e-트론에 브랜드의 특성을 골고루 담았다. SUV 하면 으레 ‘오프로드 머신’으로 만들었겠거니 싶지만 아우디는 첫 전기차인 만큼 모든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요즘 주력인 SUV 형태에 고급성을 부여하고 최신 전기 파워트레인을 얹었다. 무엇보다 아우디의 특기인 역동성을 불어 넣었다.

e-트론 일반 모델 최상위 트림은 55 콰트로다. 최고출력은 265kW(360마력), 최대토크는 57.2kg・m이고 부스트 시 300kW(408마력)과 67.7kg・m로 올라간다. 부스트 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은 5.7초 만에 끝낸다. 제한 최고속도는 시속 200km까지 올라간다. 아우디의 특기인 콰트로도 빠트리지 않고 담았다. 앞뒤에 달린 전기모터는 전자식 콰트로를 구성한다. 주행상황을 30ms 단위로 파악해 대응한다. 전자식 콰트로는 앞뒤로 물리적인 연결이 없기 때문에 시스템이 간단하면서도 반응이 빠르다. 앞뒤로 힘을 최적화해 배분하고 콰트로의 성능을 극대화해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장한다.

e-트론 55 콰트로 시스템

길이가 4.9m이고 무게가 2615kg인 대형 SUV이고 일반 트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역동성은 기대 이상이다. 그런데 e-트론의 역동성은 55 콰트로에서 끝나지 않는다. 스포츠카의 특성은 잠재력의 확장이다. 같은 차가 어느 선까지 성능을 높일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e-트론의 스포츠카 특성은 최근 유럽에서 출시한 S 모델에서 짐작할 수 있다. e-트론 S의 유럽 기준 측정 수치를 보면 그 성능이 어마어마하다. e-트론 S의 최고출력은 320kW(435마력)이고 최대토크는 82.4kg・m다. 부스트 시 더 극적인 힘을 낸다. 최고출력은 370kW(503마력), 최대토크는 99.3kg・m까지 치솟는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을 4.5초 만에 끝내고 제한 최고속도는 210km에 이른다. ESC를 스포츠에 맞추고, 드라이브 셀렉트를 다이내믹에 두면 역동성이 극대화된다. 드리프트도 구사할 수 있다.

아우디 e-트론 S 퍼포먼스 - 드리프트 영상
아우디 차량 4대가 서있다

파워트레인 구성은 55 콰트로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해서 전기모터를 세 개나 갖췄다. e-트론 55 콰트로에서 뒷바퀴에 힘을 공급하는 전기모터는 S 모델에서는 앞쪽으로 옮겼다. 뒤쪽에는 앞쪽보다 작은 전기모터를 두 개 배치했다. 앞뒤 출력은 각각 124kW와 196kW. 부스트 때는 150kW와 264kW로 올라간다. 전자식 토크벡터링은 전통적인 스포츠 디퍼렌셜을 대체한다. 뒤쪽 전기모터가 각각 뒷바퀴에 직접 힘을 전달해 날렵한 움직임과 높은 코너링 속도를 실현했다.

아우디는 전기차를 계속해서 내놓을 예정이다. 정통 스포츠카에 속하는 e-트론 GT도 나온다. e-트론은 SUV 분야의 스포츠카가 되고자 한다. 기본 모델의 역동성은 일상 영역을 뛰어넘고, 고성능 모델 S는 스포츠카 수준 성능을 보여준다. 만약 S에 그치지 않고 RS까지 나온다면…. RS의 성능은 상상에 맡기겠다. 아우디는 이미 SUV 라인업에 SQ2, RS Q3, SQ5, SQ7, SQ8, RS Q8등 스포츠카라고 해도 될 정도의 성능을 지닌 여러 고성능 모델을 내놓고 있다. 전기 SUV라고 해서 이 대열에서 빠져야 할 이유는 없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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