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이들이 없었다면 현재의 아우디도 존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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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디자이너

단언컨대, 이들이 없었다면 현재의 아우디도 존재하지 못했다

디자인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아우디 디자이너

▶ 아우디를 화려하게 빛낸 스타 디자이너 3인

"아우디는 자동차 디자인에 굵직한 트렌드 변화를 이끌었다. 그 주역들은 아우디 이후에도 자동차 디자인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자동차 디자이너는 회사를 떠나면 이름은 물론 작품도 남긴다. 세기에 남을 명작이나 트렌드를 언급할 때 해당 디자이너 이름이 빠지지 않고 나온다. 한번 쌓아 올린 명성은 역사에 각인되어 끝까지 따라다닌다. 소속을 어디로 옮기든 간에 ‘어디 출신’이라는 영광스러운 꼬리표가 빠지지 않고 붙는다.

자동차 디자인 하면 아우디를 빼놓을 수 없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한 원동력도 디자인이었고, 자동차 디자인의 흐름을 여러 차례 바꿔 놓은 브랜드도 아우디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선보인 TT는 자동차 디자인이 현대적인 세련미를 입는 계기를 마련했다. 2000년대 중반 선보인 싱글프레임 그릴과 LED 주간등은 자동차 업계를 뒤흔드는 트렌드의 전환점이 됐다.

브랜드가 디자인을 선도해도 주역은 디자이너다. 창의력을 발휘해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한 디자이너가 있기에 명작도 나오고 새로운 트렌드도 생겨난다. 어느 업계든 소속을 옮기는 일은 일상적이다. 아우디 출신 디자이너가 계속해서 아우디에 있지는 않지만, 그들의 능력은 또 다른 영역에서 영향을 미치며 자동차 디자인 발전을 이끈다.

아우디 TT

◆ 피터 슈라이어

아우디 출신 디자이너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이는 피터 슈라이어다. 워낙 유명하기도 하지만 국산차 업체에서 일하기 때문에 우리에겐 더 친숙한 이름이다. 당시 프리미엄 브랜드를 담당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국산차 업체로 온다고 해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아우디를 떠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피터 슈라이어를 설명할 때는 ‘아우디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피터 슈라이어는 독일 출신으로 뮌헨대학교에서 공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왕립미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8년 인턴을 시작으로 아우디 디자인에 발을 들여 놓았고 아우디 캘리포니아 디자인 스튜디오, 콘셉트 디자인 스튜디오 등을 거쳤다. 슈라이어는 아우디 디자인의 전환점을 이루고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TT 양산화 작업에 큰 역할을 해냈다.

1995년 콘셉트카로 등장하고 1999년 양산 모델이 선보인 TT는 둥글둥글한 외형과 앞뒤 대칭을 이룬 기하학적인 구조가 인상적이다. 자동차 역사에서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친 모델로 평가 받는다. 슈라이어는 1993년 폭스바겐으로 옮긴 이후에도 아우디 모델에 관여해 TT와 A6, A3 등 양산차를 디자인했다.

아우디 Q7

◆ 발터 드 실바

슈라이어가 특정 모델로 이름을 날렸다면 발터 드 실바는 싱글 프레임 그릴이라는 트렌드로 명성을 얻었다.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를 이야기할 때 몇 명을 꼽는데, 피터 슈라이어와 함께 빠지지 않는 인물이 발터 드 실바다. 이탈리아 출신인 실바는 1972년 피아트에서 디자이너 일을 시작했다. 이후 이데아와 알파로메오를 거쳤고, 1999년부터 폭스바겐 그룹 내 세아트로 옮겼다. 2002년부터는 아우디 브랜드 그룹 디자인 총괄을 맡았다. 실바의 디자인은 이탈리아의 낭만주의와 독일의 기능성이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바는 A6, Q7, TT(2세대), R8 등 굵직한 모델을 디자인했는데, 가장 큰 업적은 뭐니 해도 싱글 프레임 그릴이다. 2004년 선보인 싱글 프레임 그릴은 통상적으로 그릴과 공기흡입구가 위아래로 분리된 전면부를 하나로 합친 형태다. 아우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해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 변화에도 큰 영향을 끼쳐서 수많은 브랜드가 싱글 프레임 그릴을 벤치마킹 했다.

실바는 아우디 이후 아우디가 속한 폭스바겐 그룹 총괄 디자이너로 자리를 옮겼다. 폭스바겐 그룹 내 여러 브랜드의 디자인을 책임지며 전략과 방향성을 이끄는 중책을 맡아 눈부신 성과를 이끌어 냈다.

제이 메이스

제이 메이스는 미국 출신으로 ACCD(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을 졸업하고 아우디에 외관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아우디 80 디자인에 관여했고 아우디 100 개발에도 참여했다. 메이스의 대표작은 1991년 도쿄모터쇼에 선보인 아우디 아부스 콘셉트카다. 1930년대 속도 기록용 자동차 아우토우니온의 타입 C 스트림라이너에서 얻은 영감을 미래적인 감성으로 재현했다. 메이스의 디자인 철학을 녹여낸 아부스 콘셉트카는 TT 탄생의 실질적인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실질적인 아우디 디자인 변화의 시초인 셈이다.

메이스는 프리먼 토마스와 함께 TT 초기 프로토타입 디자인에도 관여해 현대적인 아우디 디자인 기초를 다지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실력을 인정받은 메이스는 폭스바겐 디자인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1997년 포드에 디자인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그룹 부사장을 거쳐 최고 크리에이티브 관리자에 올랐다.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 복고풍의 거장으로 인정받는다.

자동차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은 메이스는 지난해 생활가전 업체 월풀로 옮겨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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