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횡단 중 피어난 아우디 Q3와의 아주 끈끈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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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차량이 한 도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중국 횡단 중 피어난 아우디 Q3와의 아주 끈끈한 인연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아우디 Q8이 도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 동고동락 함께하며 친구가 된 아우디 Q3를 추억하며

아우디 Q3는 낯선 중국 땅에서 처음 만났다. 중국 구석구석을 누비며 동고동락한 탓에 여전히 기억 속에 끈끈한 인연으로 남아있다. 요즘은 SUV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SUV가 대세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21세기 전후, 그러니까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일반 브랜드에 SUV는 부수적인 모델에 불과했다. 심지어 SUV 모델이 없는 브랜드도 많았다. 20년이 좀 오래전이다 싶으면 10년 전을 돌아보자. SUV 전문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브랜드의 중심은 세단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SUV가 세단과 비슷한 비중으로 올라왔거나 역전한 곳이 많다. 오히려 세단이 구색 맞추기 모델로 전락한 경우도 있다. 영원한 것은 없다더니 세상 참 많이 달라졌다.

SUV가 많아지니 새 모델이 나와도 무덤덤하다. 아주 기괴하거나 특별한 모델이 아닌 이상 신모델이 나와도 눈길이 가지 않는다. 다 거기서 거기 같고 비슷비슷하다. 새 차가 나오면 설레는 마음이라도 좀 들어야 하는데, 흔해지다 보니 ‘또 어디서 새로운 차 내놨나 보네’ 하며 으레 벌어지는 일로 가벼이 넘긴다. 예전에는 달랐다. SUV가 귀하다 보니 나올 때마다 관심을 끌었다. SUV 라인업이 비어있는 브랜드가 많아서 ‘제발 이런 SUV 좀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도 간절했다.

노란색 아우디 차량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아우디도 SUV 좀 만들어줬으면 하는 브랜드 중 하나였다. 지금 아우디를 생각하면 상상이 가지 않는다. 현재 아우디는 Q2, Q3, Q5, Q7, Q8, e-트론 등 다양한 SUV를 만든다. 비는 숫자인 Q1, Q4와 Q6도 나온다는 소문이 돈다. 세단 못지않게 SUV 라인업도 풍성하다. 그런데 믿기지 않겠지만 불과 15년 전만 해도 아우디는 SUV가 없었다. 2005년 선보인 Q7이 브랜드 최초 SUV 모델이다. 경쟁 브랜드가 1990년대 중후반부터 SUV 시장에 뛰어들었으니 늦은 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만큼 완성도에 대한 기대도 컸다.

마침 Q7이 나올 때는 아우디가 싱글프레임 그릴과 LED 주간등으로 자동차시장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던 때다. 아우디가 혁신적인 특성을 신모델에 어떻게 입힐지 모두가 궁금해했고, 특히 새로 도전하는 분야인 SUV에 대한 기대가 컸다. 아우디는 2005년 Q7을 내놓은 데 이어 2008년 Q5를 선보였다. 대형과 중형이 나왔으니 다음 차례는 소형이다. 홀수로 낮아지는 숫자 차례를 거스르지 않고, 예상대로 아우디는 2011년 Q3를 출시했다.

아우디 차량이 중국의 한 골목에 서있다

Q3와 만남은 특별했다. 지금도 중국은 매우 큰 시장인데 당시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때여서, 자동차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공을 들였다. 특히 SUV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업체들도 중국 시장에 앞다퉈 SUV를 내놓았다. 일찌감치 중국 시장에 자리 잡은 아우디는 Q3 론칭 행사를 중국에서 대대적으로 벌여, ‘Q3 중국 횡단 여행 2011’(Q3 Trans China Tour 2011, 이하 트랜스 차이나)이라는 성대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구이린, 홍콩, 선전, 상해,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등 주요 도시를 찍고 달리는 장거리 여행이었다. 구간을 나누고 구간마다 참가자를 달리했는데, 운 좋게 그중 한 구간을 달릴 기회를 얻었다.

신차 론칭을 겸한 시승 행사였지만 실제 내용은 중국 문화 탐방이었다. 아우디 모델 대부분을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Q3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도 Q3와 함께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같은 모양 파동이 겹치는 순간 진폭이 커지는 증폭 현상이 발생한다. Q3와 중국이라는 새로운 차와 환경을 동시에 경험한 탓에 감동이 더 증폭되지 않았나 싶다.

트랜스 차이나 행사 전까지 중국하고는 인연이 별로 없었다. 가본 곳이라고는 상하이가 전부였다. 상하이 안에서도 중심부와 F1 경기장만 오갔던 터라 별다른 구경을 하지 못했다. 트랜스 차이나 행사도 재미는 있겠다 싶었지만 잘 알려진 주요 포인트만 다니지 않을까 생각했다. 럭셔리 브랜드에서 신차를 내놓으면서 하는 행사니, 아무리 중국이라고 해도 편하게 좋은 곳만 다니면서 괜찮은 모습만 보여주리라 예상했다.

흠잡을 데 없는 아우디 Q8 옆모습

그런데 예상은 빗나갔다. 아우디가 작심하고 중국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구석구석 샅샅이 누비고 다녔다. 힘들고 어려울 때 함께 한 사람이 더 기억에 남고 친분이 쌓이기 마련이다. 트랜스 차이나 행사가 고난한 길은 아니었지만, 동고동락 수준으로 각지에서 Q3와 함께했기에 더욱 정이 들었다.

Q3의 첫인상은 아담하고 귀여웠다. 당시만 해도 SUV는 크고 우람한 차 인식이 강했다. 지금이야 작은 SUV가 종류도 많고 인기도 끌지만, 그때는 SUV를 작게 만든다는 게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다. Q3도 해치백을 살짝 부풀린 차 같기도 하고 크로스오버처럼 보였다. 그래도 높은 지상고와 검은 플라스틱 보호대, 콰트로 네바퀴굴림 등 SUV의 기본기는 충실히 갖췄다. 직접 타고 다니면서 SUV의 장점이 몸으로 와닿았다. 시야도 높고 넓을 뿐만 아니라 공간도 동급 해치백과 비교해 여유로웠다. 그때 탔던 Q3는 가솔린 2.0 TFSI 모델이었는데 힘도 좋아서 주행감도 매우 경쾌했다.

Q3는 2011년 처음 나왔지만 시초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크로스 쿠페 콰트로 콘셉트카가 Q3의 기원인데 2007년 상하이모터쇼에 선보였다. ‘쿠페’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형적인 SUV 스타일에서 벗어나 쿠페 요소를 적용했다. 전형적인 SUV 스타일과 달리 뒷부분을 기울여 날렵한 모양새를 완성했다. 작지만 날렵하고 당당한 체구로 양산에 대한 기대가 컸다.

아우디 오렌지 컬러의 차량 두대가 나란히 차도를 달리고 있다

Q3를 타고 달리고 또 달렸다. 거대한 중국 대도시 규모에 놀랐고 장엄하고 광대한 자연환경에 왠지 모를 경외감이 들기도 했다. 시골 촌구석에서 시간이 정지한 듯한 옛 모습을 보며 지나쳤고, 변두리를 지날 때는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목격했다. 사람 사는 곳이 다 같다고는 하지만, 자기가 살던 곳이 아니라면 아무래도 생경하고 신비해 보인다. 중국의 구석구석을 다니는 동안 새로움에 취해 흥분이 가시지를 않았다. 더불어 Q3의 매력도 속속들이 알아갔다. Q3는 마치 몸에 잘 맞는 옷처럼 한 몸이 되어 아주 편하게 신비의 장소로 이끌었다. 아스팔트는 물론 시골 흙길 등 어느 길로 가더라도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드러내며 편안하게 안내했다.

Q3는 Q2가 나오기 전까지 아우디 SUV 라인업의 막내였다. 막내에서 벗어났다고 해도 전체 아우디 모델 가운데 서열이 한참 아래다. 위로는 쟁쟁한 형님들이 여럿이다. 몇 배는 강력하고 움직임도 훨씬 날렵한 스포츠카, 몇 곱절 이상 비싸고 더 고급스러운 대형 세단과 SUV 등 더 좋은 차가 널렸다. 그런데도 Q3에 정이 가는 이유는 낯선 곳에서 함께 한 시간이 길어서다. 그때 불화를 일으켰다면 아마도 아우디 모델 중에서 가장 ‘비추’하는 차로 꼽겠지만, 좋은 추억만 만들었기에 여전히 가장 마음에 드는 모델로 가슴 속에 남아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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