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과 SUV, 심심한 양자택일을 거부하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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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차량의 앞면 모습입니다

세단과 SUV, 심심한 양자택일을 거부하는 당신에게

기술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아우디 R8

▶ 아우디만의 개성을 더욱 뾰족하게 하는 독특한 메뉴들

자동차 브랜드는 자동차로 이야기한다. 수많은 모델은 각기 다른 목소리로 브랜드 정체성을 전한다. 해서 각 모델의 총합이 한 브랜드의 성격을 드러낸다. 자동차 브랜드의 대표 모델은 세단이다. 몇몇 세단이 없는 특별한 브랜드 빼고는 이 법칙에 속한다. 세그먼트 분류법의 정통성을 품은 모델들. 긴 세월 쌓아올린 영향력이 굳건하다. 브랜드의 역사를 담는다.

그 다음으로 SUV를 꼽을 수 있다. 덩치에 걸맞은 먹성으로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왔다. 세단 대표성이 흔들리기도 할 정도다. 브랜드마다 SUV는 두둑한 이득을 선사했다. 그런 점에서 이렇게 위치를 정의할 수 있겠다. 세단이 가훈을 세우는 모델이라면, SUV는 브랜드의 살림을 책임지는 모델이랄까. 두 차종이 각 자동차 브랜드의 두 축을 이루는 건 확실하다.

둘만으로 브랜드를 다 보여줄 수 있을까? 전통과 실리, 그 사이사이 변주가 필요하다. 두 차종 모두 어떤 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어떤 브랜드든 사람들을 자극해야 한다. 시선 끌고 그 관심을 브랜드 전체에 퍼뜨려야 한다. 전통과 실리, 두 가지만으로 심심하다. 브랜드의 개성을 더욱 뾰족하게 하는 모델이 필요하다. 도전하는 모델이자 유혹하는 모델. 판매율보다는 브랜드 이미지에 다채로운 색을 부여하는 역할.

아우디 TT

그렇다면 아우디는 어떻게 지속적으로 성공적인 변주를 이어가고 있을까. 우선 아우디 TT를 빼놓을 수 없다. 많은 브랜드에서 2도어 쿠페로 젊고 감각적인 영역을 드러낸다. 아우디에서 TT는 2도어 쿠페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보다 진취적이다. 이후 아우디에 적용할 다양한 디자인 요소와 특징을 담는다. 1세대 TT는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매끈한 곡선이 어떻게 차체를 아름답게 그리는지 주장했다. 2세대 TT는 아우디의 상징이 된 싱글 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했다. 전 세대보다 날카롭고 강렬한 인상으로 탈바꿈했다. 또한 하체가 똑똑해졌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을 적용해 기술력도 뽐냈다. 아우디의 아이콘으로서 세대를 이었다. 3세대 TT는 인테리어 키워드를 선보였다. 버추얼 콕핏이라는 디지털 계기반이 실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선포했다.

TT는 차체가 작다. 보통 브랜드는 기함이 바뀔 때 많은 걸 보여준다. 아우디도 마찬가지지만, 약간의 예외를 둔다.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줄 때 TT를 그릇 삼아 선보인다. 브랜드의 진취성을 작은 차체에 담아내는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TT가 아우디의 변주로서 상징적인 모델인 셈이다. 1세대 TT 이후로 아우디를 다르게 보는 사람이 늘어났다. 변주가 성공했다.

아우디 1세대 A7

아우디 A7은 또 어떤가. A7이 쿠페형 세단의 시작은 아니다. 경쟁 브랜드에서 다 내놓고 마지막에 선보였다. 하지만 반향은 어떤 모델보다 폭발적이었다. 아우디의 장점을 새로운 형태에 담았다. ‘디자인의 아우디’와 ‘쿠페형 세단’이 조합될 때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 증명했다. A7이 국내 출시할 때 행사장 풍경이 떠오른다. 베일 벗으며 드러난 A7 엉덩이에 모두 입 모아 탄성을 뱉었다. 전시장에서도 탄성이 계약으로 이어졌다.

브랜드가 신모델을 내놓는 건 위험 부담이 크다. 기존 라인업이 구축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 성공하면 더욱 풍성해지지만, 실패하면 당연히 타격을 입는다. 게다가 그 모델이 판매 대수까지 일부분 책임져야 한다면 더욱. A7은 기존 라인업의 하중을 함께 짊어질 정도로 반응을 이끌어냈다. 세련된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판매율도 높였다. 이상적인 변주다.

아우디 R8

아우디 R8도 변주로서 강렬한 모델이다. 판매율을 떠나 아우디를 달리 보게 했다. 아우디가 슈퍼 스포츠카를 내놓을 줄이야. 아우디에도 고성능 라인업이 있다. RS 배지로 성격 괄괄한 아우디를 선보였다. 콰트로와 고성능을 접목해 나름의 영역을 구축했다. 하지만 RS는 세단의 고성능 라인업이다. 아예 새로운 모델이라고 보긴 힘들다. R8은 다르다. 변주의 폭이 크고 호기롭다. 그들만의 리그로 취급하는 슈퍼 스포츠카 장르에 손을 뻗었다.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변주했다. 그러면서 아우디의 정체성도 흐리지 않았다.

덕분에 R8은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존재 아닌가. 외관부터 성능, 경쟁 모델을 훑다 보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관심의 성질도 조금 다르다. 드림카 같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영화 <아이언맨>을 활용해 이미지를 구축한 점도 반짝거리는 영향력에 일조한다. 슈퍼스타 같은 파급력. 기존 라인업과는 사뭇 다른 영역에 진출해 주목하게 했다. 르망 24시 내구레이스라는 아우디의 유산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우디 A1

변주라고 해서 모두 성공적인 건 아니다. 아우디도 변주가 결과적으로 신통치 않은 모델도 있다. A1이나 A5 같은,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하는 모델도 있다. 하지만 변주의 의미까지 신통치 않은 건 아니다. 변주를 통해 아우디를 더욱 다채롭게 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언제나 소수가 보내는 열정은 다수의 선택보다 뜨거운 편이다. 즉, 타 브랜드와 다른 길을 제시하며 브랜드의 결을 더욱 촘촘하게 했다.

A1은 프리미엄 브랜드 중 가장 작은 해치백으로서 차별점이 있다. 덜어내고 덜어내 작은 차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했다. A3에 사용하는 1.6 싱글 터보 디젤 엔진에 더 작고 가벼운 차체를 짝 지웠다. 3도어와 5도어로, 그 안에서 선택 폭도 넓혔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태생적으로 작은 차에 신경 쓰기 힘들다. 프리미엄이 주는 무게감이 작용한다. 더 젊은 고객을 바라면서도 쉽게 움직이기 힘든 점이다. 아우디는 A1이라는 변주를 통해 접점을 찾고자 했다.

아우디 A5 스포트백 실내

A5 스포트백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냥 A5가 아니다. A5 스포트백으로 부른다. 뒤에 붙은 이름처럼, 세단도 해치백도 아닌 그 어디쯤에서 틈새에 물린 취향을 자극한다. 국내에선 그리 인기가 많진 않았다. 전통적 세단의 영향력이 컸다. 하지만 그냥 세단은 지루하고, 왜건의 둔한 외관은 별로인 누군가에게는 맞춤 자동차처럼 들어맞는다. 조금 다른 질감을 원하는 사람에게 아우디의 변주로서 선택지를 제공했다. 카브리올레 모델은 더욱 확고한 취향을 제시했다. 아우디의 허리에서 경쾌한 음률로 변주했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아우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의 상당수가 변주 모델에서 기인한다. 아우디의 변주가 그냥 가지치기 모델로 느껴지지 않는다. 변주가 적절히 곡에 변화를 줬기에 아우디라는 전체 곡이 더욱 풍요로워졌다. 아우디의 변주에 주목하는 이유다.


*상기 이미지는 국내 판매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본 차량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은 구매 시 제공되는 사용설명서와 별도 책자를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구입한 차량의 실제 사양은 표시된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부 모델은 공급이 불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