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우디 A6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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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문에서 바닥으로 쏘여지는 라이트

[시승기] 아우디 A6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아우디 차량이 달리고 있습니다

▶ 아우디 대표 모델로서 A6이 선사하는 고유한 가치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매번 신차를 바라볼 때마다 주요하게 바라본다. 이런 관점은 가치를 중시하는 브랜드라면 더욱 진해진다. 가치와 변화, 둘 사이에서 얼마나 이상적 비율을 찾았을까. 아우디에는 그런 가치가 있다. 무엇보다 시각과 촉각을 만족시키는 디자인. 새로운 밀레니엄 이후 아우디는 디자인으로 업계를 선도했다. 더하는 것보다 덜어내는 것의 가치를 과감하게 제시했다. 아우디 디자인은 확고했고, 그만큼 강렬하게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강산이 두 번 바뀌었다. 쌓아온 가치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감흥이 필요할 때였다. 더 뉴 아우디 A6 45 TFSI 콰트로를 마주하고 떠오른 생각이었다. 8세대 A6를 선보인 아우디는 그 부분을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아우디의 새로운 디자인 수장, 마크 리히트의 고민이기도 했을 테다. 잘한 디자인에 변화를 꾀해야 했다. 건드리면 득보다 실이 많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브랜드는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아우디는 변화의 단초를 찾았다

아우디 차량의 뒤후면 모습

신형 A6는 선을 강화했다. 아우디가 새로 제시한 패밀리 룩이다. 언제나 아우디는 선이 돋보였다. 간결한 선이 자동차를 어떻게 고급스럽게 표현하는지 알았다. 간결한 선이 매끈한 면과 만나 세련된 실루엣을 그려냈다. 면을 깎고 또 깎은 후 흐트러짐 없는 선을 그었다. 언제나 아우디를 볼 때마다 차분한 심상이 먼저 떠오른 이유였다. 이젠 거기에 역동성을 부여했다. 선을 더욱 힘 있게 긋고 날을 더 세웠다. 곡선보다는 직선으로, 힘을 실었다.

덕분에 전체적으로 인상이 바뀌었다. 여전히 차체는 매끈함을 유지하긴 했다. 그러면서 곳곳에 날선 직선으로 강조했다. 더불어 차체의 면도 굴곡을 더했다. 예전에는 매끈함만 강조했다면 이제는 그 안에서 면이 들고 난다. 그 결과, 앞바퀴 휠하우스는 부풀고 앞문과 뒷문 사이는 날렵해졌다. 차체가 더욱 역동적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예전 모델의 군살을 뺀 듯 더욱 단단한 인상을 풍긴다. 변화를 꾀했고, 결과물로 보여줬다.

예전 아우디를 볼 때 더 이상 덜어낼 곳이 있을까 싶었다. 아우디는 그 사이의 틈을 찾아낸 셈이다. 덜어내면서도 새로운 성격까지 부여했다. 면이 들고나는 차이로 전체 형상까지 고려해 매만졌다. 그 차이를 보는 재미가 크다. 단정한 아우디의 가치를 보존하면서 보다 젊고 날렵해졌으니까. 아우디가 생각하는 이상적 비율이 신형 A6에는 온전히 담겼다.

야간의 아우디 차량 내부 이미지

실내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예전보다 안팎이 연결되는 통일성 높은 실내를 구현했다. 특히 금속 재질 느낌으로 강조한 선들이 돋보인다. 외관에서 감상하던 다부진 선이 실내에도 이어지는 셈이다. 무광으로 처리한 굵은 선들은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맞물려 실내를 간결하게 정리한다. 센터페시아에 디스플레이가 두 개나 달리면서 버튼이 비약적으로 줄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내 변화는 자연스레 디스플레이로 시선을 이끈다. 공들인 아이콘과 정교한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다. 이런 연상 작용은 외관과 비슷한 감흥을 이끌어낸다. 보다 젊고 감각적인 형태. 버추얼 콕핏 계기반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말이다.

실내 역시 변화를 꾀하면서 예전 가치를 보존했다. 아우디 실내는 촉감 좋기로 유명하다. 소재 질감은 물론, 버튼을 눌렀을 때 감각까지 신경 써왔다. 신형 역시 촉각에 공들였다. 디스플레이를 터치할 때 느끼는 감각까지 조율했으니까. 디스플레이에 햅틱 터치 기능을 넣어 누르는 맛을 살렸다. 아우디답게 디스플레이를 눌렀을 때 감각이 꽤 맛깔스럽다. 디지털이지만 물리적 감각을 살린 고집이랄까. 미래로 나아가면서도 고유한 가치를 유지한 셈이다.

더 뉴 아우디 A6 45 TFSI 콰트로는 직렬 4기통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었다. 최고출력은 252마력, 최대토크는 37.7kg·m를 발휘한다. 이 출력을 7단 S 트로닉 변속기가 부드럽게 전달한다. 아우디에서 45 배지의 위치는 이렇다. 쾌적하다고 말하기에는 박하고, 솜털이 짜릿하다고 표현하기엔 과하다. 가속페달을 얼마나 밟느냐에 따라 성격이 변한다. 즉, 경우에 따라 쾌적함과 짜릿함 사이를 오간다는 뜻이다. 운전자가 원하면 변할 여지가 충분하다.

검은 배경 속 이트론의 희미한 실루엣

그럼에도 기본 주행 성격은 안팎 디자인처럼 단정하다. 네 바퀴 굴리는 구동 방식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가속페달을 밟으며 완만한 곡선도로를 빠져나올 때 감각에서 드러난다. 그 깔끔한 거동은 차분한 세단의 덕목으로 손색없다. 더 빨리 달리라고 자극하진 않지만, 움직임이 지루할 리도 없다. 보통 아우디 차량을 탈 때 주행 모드를 자동 모드로 놓는 이유이기도 하다. 굳이 스포츠 모드를 놓지 않아도 차량이 알아서 대응하니까. 자연스럽게 운전자의 기호를 충족시킨다. 하나의 성격을 드러내기보다 다양한 성향을 부드럽게 꺼내는 방식으로.

한 모델의 진면모가 드러날 시간대가 따로 있을까. 예전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신형 A6를 타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낮보다 밤에 신형 A6의 감흥이 증폭했다. 밤에 국도를 달렸다. 상향등을 켜고 달려야 할 상황이었다. 신형 A6는 알아서 빛의 밝기와 범위를 조절하며 시야를 밝혔다. 시시각각 상황에 따라 도로를 비추는 빛이 달라질 때의 기분이라니. 게다가 실내는 제다이 광선검처럼 또렷한 앰비언트 라이트가 빛을 발했다. 앰비언트 라이트야 이제는 대중 브랜드도 즐겨 쓴다. 하지만 명칭은 같아도 매만진 솜씨는 다르다. 아우디는 도로를 비추든, 안을 밝히든 빛에 관해선 수준급이다. 빛은 또렷했고, 색은 영롱했다.

각 자동차마다 매료되는 순간이란 게 있다. 신형 A6에는 그때 그 순간이 내내 남았다. 도로는 어두웠지만 가야 할 길은 영리하게 밝히는 기술. 깔끔한 네온사인으로 치장한 라운지 바 같은 실내를 음미하며 달릴 때 느껴지는 감각. 약간 달뜬 긴장이 떠다니는 그런 차분함. 그 순간만큼은 다른 경쟁 모델이 떠오르지 않았다. 신형 A6만이 선사하는 분위기이자 감흥이었다. 물론 이런 감흥의 저변에는 안팎에서 풍기는 단정함이 일조했다. 낮에 각인된 인상이 어둠 속에서 다른 방식으로 또렷해진 결과다. 이런 세련된 차분함이야말로 아우디를, 신형 A6를 돋보이게 한다. 브랜드의 대표 모델로서 고유한 가치를 드러냈다. 치열한 프리미엄 중형 세단 시장에서도 빛날 가치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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